BASEBALLPARK

다들 보셔서 아시겠지만...
1회말까지 보였던.. 우리나라 타자들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주 좋았죠.
점수 내고 못 내고 이야기가 아니라.. 다들 전반적으로 유인구에 말려들지 않고 자기 스윙을 가져갔거든요.

문제는 김태균 홈런으로 2점 따라붙고 뭔가 해볼 수 있다고 분위기 끓어오르는 찰나
그담회 5점 내주면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죠.

그 이후로야.. 머.. 다들 투지도 사라지고..
그나마 좀 잘맞았다 싶은 것도 죄다 야수 정면. 안되는 경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봤습니다. 에효..

갠적으로.. 2회 무라타에게 던졌던 몸쪽 꽉찬 슬라이더가 볼 판정 난게 너무 아쉽더군요.
아무리 몸쪽 볼에 인색한 심판이라고 하지만 그공을 안잡아주면 투수가 던질 수 있는게 없죠.
김광현이 구종이 다양한 선수도 아닌데..

옆동네 보니 박경완 리드 욕하면서 다신 보고 싶지 않다 뭐 이런 이야기들도 보이던데..
이거야말로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포수가 뭐 투수한테 없는 공 만들어서 던지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볼 던진 걸 스트라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슬라이더-직구 콤보 밖에 없는 광현인데..
슬라이더 죄다 때려내고, 직구는 커트 아니면 제구 미스.. 이런 상황에서 박경완이 아니라 메져 브래드 오스무스가 와도 감당 못하죠.

각설하고.
하여간 김광현 그공, 그공 하나가 스트라잌 들어가서 무라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면
오늘 우리 타자들 컨디션을 봤을때 충분히 해볼만한 경기가 될 수 있었을거란 아쉬움이 진하게 남네요.
공 하나 가지고 승부를 운운하는게 너무 뻔뻔스럽게 느껴질만큼 큰 점수차의 승패인건 분명하지만요.

진거야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이렇게 콜드로 맥없이 무너진건 아쉽다 못해 좀 화가 나기도 합니다.
투구수 제한 없었으면 과연 언제까지 던지게 했을까 의문스러울 정도로 장원삼 붙들고 있었을 때부터
이미 코칭스탶은 오늘 경기 포기했다는 이야기겠죠.
제목처럼 야구는 기세싸움인데.. 이렇게 캐발리고 결승전 리매치(중국에게 설마 지진 않겠죠..;;)에서 과연 자기 기량이라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제가 평소에 싫어하는게 야구에서의 정신력 담론인데..
오늘 경기만큼은 그 얘기를 안 꺼낼수가 없네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스코어가 날 정도의 실력차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휴.
뭐 어쩌겠습니까.
이왕 이리된거.. 심기일전해서 결승전 다시 제대로 달려들어봐야죠.
혹여라도.. 선수들 맘 속에 지난 연속된 승리로 인한 들뜸이 있었다면.. 오늘 참패를 계기로 싹 지워버리고
다시 도전자의 입장으로 승부에 임해주기를 바랍니다.

선발은 잔머리 굴리지 말고.. 지금 상황에서 낼 수 있는 최선의 패.
'류현진'으로 갔으면 좋겠구요. 포수 역시 경완 옹으로 가길 바랍니다.
추신수는... 참 아깝지만.. 오늘 이상으로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선수임에 분명하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한다고 보구요.
추신수의 가세로 타격이 업되는 이상으로 수비에서의 불안이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