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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군 경기란건 지나가다 한번씩 가는 정도라서 연례행사 수준이지 딱히 날잡고 가진 않죠
뭐 제입장에선 그렇습니다 사실 그동안은 2군이 워낙 막장이었던지라 갈 필요성도 별로 못느꼈지만

아무튼간에 2군 경기는 워낙 오랜만에 가는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가면서도 꽤나 설레는 맘이었어요
뭐랄까 승패랑 상관없이 야구만 열심히 보다 올수 있겠다는 즐거운 마음?
아아 축답질 할때도 이랬는데 야빠질도 이렇게 야답질로 승화되는 모습에 잠시 한숨을 쉬면서 말입니다


언제부턴지 모르겠는데, 어느 스포츠든 간에 2군 경기도 꽤나 오픈되고 사람들이 많이들 찾아가더라고요
오늘도 꽤 무더운 날씨였는데 중앙 테이블석이 절반 이상 찼다는~
뭐 얼빠라고 폄하하는것까진 아닌데 경기 끝나고 바글바글 선수랑 컨택하려는 사람들이 썩 좋아보이진 않긴 합니다만
어쩌겠어요 각자의 인생이고 그런데 휘둘릴거면 선수로 자질이 없는거죠
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경기를 보다보니까 딱 드는 생각이 이거에요
'스카우터들은 노는 직업이 아니다'
물론 김현수의 사례라든가 이런거 보면 재능있는 선수를 캐치못하는 아쉬운 장면도 종종 나오긴 합니다마는
2군 경기 좀 죽 보다보면 전문가도 아닌 저조차도 눈에 보이는 그런게 있더라고요
이건 뭐랄까, 스탯으로만 보면 안보이는, 스탯의 함정에 해당하는 케이스들이 특히 덜 다듬어진 2군 선수들에게 많이 보이덥니다
아마시절 명성이나 2군에서 뛰는거 보면 '아 쟤가 저래서 지명이 안됐구나, 저래서 1군에 못올라오는구나' 싶은게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잠깐의 쓸모에 따라서 1군에서 좀 굴렀어도 결국 한계가 있는 애들은 2군에서도 잘 안되요
전문가들이라고 해서 모든걸 다 꿰뚫어보는, 그런건 아니겠지만 전문가가 괜히 전문가는 아니구나 싶은게 많았습니다
말했듯이, 스탯이 다는 아니니까요

물론 타고난 하드웨어나 그런걸 딛고 잘하는 인생역경의 스토리도 종종 나오고 또 인구에 회자가 되지만,
사실 타고난 재능 만큼 하는게 그만큼 더 당연한거라서 그런것도 있거든요
잘난 놈이 잘하는건 당연하니까 이야깃거리가 안되는거고 못할 놈이 잘하는건 대단하고 신기하니까 언급이 되는
하지만 그 못할 놈이 잠깐 잘하는건 몰라도 꾸준히 잘하는데는 사실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걸 넘어서면 정말 큰 선수가 되는거지만요(물론 전 이정훈 북일고 감독처럼 자신의 한계를 근성으로 깨부수는 선수들을 매우 좋아합니다만)
뭐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나중에라도 해당 선수가 보고 앙심품을까봐 말은 못하겠고....


한화팬들도 그렇고 두산팬들도 그렇고 1군에서 쓰라고~ 쓰라고 하는 2군 선수들이 몇명 있죠?
2군 가서 직접 플레이하는거 보니까 왜 그선수들이 아직 모자라고 왜 2군에서 뛰고 있는지가 어느정도 보입니다
이건 오늘 경기한 한화-두산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다 마찬가지겠지만요
물론, 딱봐도 잘하는 놈을 2군에서 쓰는 경우도 있어요 오늘 본 나성용처럼요
근데 이런 케이스는 드뭅니다 아니면 좋은 원석을 경기 내보내고 갈구면서 다듬는 과정이거나요
2군 코칭스탭들, 그리고 스카우터들 그냥 놀고먹는거 아니더군요

뭐 다른팀은 모르겠고 한화 2군은 지금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고 전 코칭스탭들이 애들을 만들어나가려는 의지가 느껴져서 참 보기 좋아요
경기 전에도, 경기 중에도, 끝나고도 코칭스탭들이 가만 있질 않더라구요
굉장히 활기차고, 또 열심히 하는게 보입니다 끝나고도 애들 모아서 하나하나 경기 복기하고 있더라고요
사실 한화팬들은 올시즌에 2군에서 추천해서 올린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많이들 봤잖아요?
김혁민, 신주영 뭐 이런애들 말이죠
어떻게 애들을 조련한건지, 그냥 막연히 운좋게 터진건지 뭐 약간의 의구심은 들었는데 말끔히 가셨습니다
정말 우리 코치들, 물론 타팀에서 온 분도 있고 뭐 그럽니다만 다들 열심히 하시고 또 팀에 애정이 많은 분들이 한가득이라 참 좋더라고요
단지 2군 경기를 보고 온 것뿐이었지만, 참 흐뭇해졌습니다 잘할거에요 우리



이 좋은 분위기를 유화상이 내려오면 해칠거같아서 얜 2군 강등 반대합니다
걍 방출시키거나 군대가라그래요 애들 운동하는데 방해됨

아 방학되면 2군경기나 이것저것 챙겨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