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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05승을 기록한 대투수 톰 글래빈은 이렇게 말했다. “야구에 대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최단신인 김선빈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야구에 대한 나의 열정은 키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말이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단신이라는 거대한 핸디캡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김선빈은 그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야구선수의 자격은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노력에서 나온다. 이를 멋지게 증명하고 있는 김선빈은 프로야구판에서 아주 소중한 존재다. KIA 타이거즈 부동의 유격수 김선빈 (사진=스포츠온 표명중 기자) “휴… 안쓰러워 죽겠다니까.” 감독실에서 타자들의 배팅 훈련을 쳐다보고 있던 조범현 KIA 감독은 대뜸 한숨을 쉬었다. 조 감독의 시선이 향한 선수는 최고참 이종범도, 슬럼프에 빠진 김상현도 아니었다. 바로 자기 허리높이의 방망이를 휘두르는 김선빈이었다. 조 감독은 “피곤해 입술이 부르텄다. 하긴 저렇게 작은 체구로 버틴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그만큼 오기와 투지가 있다는 소리다. 그게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어투에는 대견함이 묻어나왔다. 취재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165cm의 키를 가진 선수가 험난한 프로생활을 버틴다는 것은 남모를 노력의 산물임을 잘 아는 까닭이다. 조 감독의 칭찬을 김선빈에게 전하자 내심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다. 이내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며 고개를 젓는다. 그는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경기를 치르다보니 체력이 떨어졌어요. 괜찮다 싶었는데 입술이 부르트니 의식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솔직히 저만 힘든 게 아닌데 그런 기색이 보이니까 선배님들한테 눈치도 보이고 죄송하기도 하고 그랬죠”라고 당시를 떠올린다. 그런데 잠시 뜸을 들이다 “그래도 경기에는 나가고 싶었는데, 당일 경기명단에 안 들어가 있더라고요”라며 말꼬리를 흐린다. 어떤 상황에서도 뛰고 싶었다며 입술을 깨문다. “전 경기 출장이 목표였는데 그게 10경기 만에 깨졌어요”라고 말하는 얼굴에는 다소간의 분함도 느껴졌다. 그 순간 조 감독의 말이 옳다 싶었다. 김선빈은 오기와 투지로 뭉친 사나이였다. (중략) 롤모델이 되고 싶다 김선빈에게도 고민은 있다. 체력이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남들이 한 발짝 뛰어 공을 잡을 때 김선빈은 두세 발짝을 뛰어야 한다. 같은 타구를 처리해도 체력소모가 더 크다. 김선빈은 “감독님께서 스프링캠프 때 하신 말씀이 있어요. 체력을 더 키우라는 말씀이셨죠. 사실 체력이 조금 약한 편이에요. 작년에도 한참 잘 하다가 체력이 떨어져서 타율을 많이 깎아 먹었어요. 슬럼프라는 게 실감나던데요”라고 돌이켜본다. 살이 잘 빠지는 스타일이라 이것저것 많이 먹는다고 덧붙인다. 이런 김선빈을 바라보는 KIA 벤치도 체력관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남들과는 다른 조건을 고려하는 것이다. 잘못하면 시즌 막판 반드시 필요할 때 탈이 날 수도 있다. 실제 김선빈의 몸은 상처투성이다. 부지런히 뛰고 몸을 날리다보니 자연스레 생긴 일종의 훈장이다. 본인 스스로도 “잔부상이 많은 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계속 뛰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김선빈은 “아직 제 자리가 확실히 잡히지 않았어요. 안주하거나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죠. 뛰어서 기회를 잡아야 해요”라고 스스로를 독려한다. 기회를 놓칠까봐 참고 뛴다는 말도 한다. 홧병도 많이 났지만 속으로 삭이고 있다. 자신의 스트레스보다 동료에 대한 미안함이 앞서기 때문이다. “제가 생각할 때 수비는 처음보다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여유도 조금 생긴 것 같고요. 그런데 한 발짝 차이로 공이 빠질 때나, 슬라이딩을 했는데 글러브에 맞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어요. 제 스스로에게도 화가 나지만 사실 투수들한테 진짜 미안해요. ‘아, 내가 아닌 다른 선수였으면 잡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죄책감이죠. 객관적으로 아직 수비에 안정감도 없는 것 같고, 송구 미스도 많이 나는 편이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이를 아는 김선빈은 더 뛰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욕심도 있다. 바로 3할에 30도루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3할 타자는 20명밖에 없었다. 30도루 이상은 더 적어 9명이었다.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정근우(SK)와 이종욱(두산)뿐이었다.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과제다. 김선빈도 이를 잘 안다. 그래도 “무조건 하겠다. 욕심을 부려보겠다”며 눈빛을 반짝거린다.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을 거예요. 그때 두산 손시헌 선배님의 플레이를 처음 봤어요. 지금 제 우상인데, 유격수 수비를 보고 너무 놀랐어요. 잡고 던지는 게 진짜 예술이더라고요. 멋있어 보였어요. 그때부터 손 선배님을 따라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죠. 아마 지금 아마추어에는 저같이 키가 작은 후배들이 있을 거예요. 희망을 주고 싶어요. 손 선배님이 저한테 ‘키가 작아도 야구는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셨듯, 저도 그 친구들에게 하나의 롤모델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꿈이에요.” 김선빈이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본인이 잘해야 한다. 만약 자신이 실패하면, 단신선수들이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책임감도 있다. 그렇기에 김선빈은 어떤 고난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자신이 롤모델이 되는 날까지 김선빈은 멈출 생각도, 포기할 생각도 없다. 키는 성장을 멈췄지만, 투지의 성장에는 끝이 없다. 그렇게 믿는 김선빈의 전진은 계속될 것이다. <스포츠온=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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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소중한 우리 선빈이..

키 얘기 정말 싫다고 하지만, 이슈가 되는 건 어쩔 수 없기도 합니다.

기사 중에 제일 맘을 찡하게 했던 건..

자기가 못 잡은 공을 다른 유격수는 잡았을 거에 대한 죄책감..

선빈이가 노력으로 못잡은 공은 다른 유격수들도 잡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더 배로 노력하고 땀 흘렸을 우리 선빈이.

시즌 끝날때까지 버텨보자. 힘내!

(글구 보면 우리 선빈이. 고1까지만 유격수 보고 내내 투수였다는..
 어떤의미로는 천재(?) 일지도.. ^^;;;;;;;;;;)

덧. 개인적으로 저는 기사가 참 괜찮더라구요. 링크 걸었으니까 찾아서 끝까지 읽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