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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국가대표 선발 거부를 제재한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의 의결에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권시형 선수협 사무총장은 11일 일간스포츠(IS)와 인터뷰에서 "KBO의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법률 자문을 받아 위법 사항이 있다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KBO의 일방적인 결정은 선수들의 인권침해 소지까지 있다는 게 선수협의 주장이다.

KBO는 지난 9일 이사회에서 '총재가 인정하지 않는 사유로 국가대표 감독·코치·선수 선발을 거부하면, 감독은 거부 회신일로부터 1년간 KBO 등록금지하고 코치와 선수는 페넌트레이스 30경기 출장을 정지한다'고 의결한 바 있다.

이에 권 총장은 "대표팀 구성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선수들과 대화 없이 철퇴부터 가하는 것은 받아 들일 수 없다"며 "이 문제에 대해 선수들과 계속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모두들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권 총장은 "세상에 어느 종목이, 어느 나라 야구가 이런 황당한 룰을 만드는가. 선수는 구단과 계약이 돼있는 관계인데 일방적으로 출장정지를 명령할 수는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심하게 표현하자면 말 안 듣는 노동자들을 30일간 감금하겠다는 꼴이다. 이번 결정이 불러올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KBO 이사회 구성원의 전문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권 총장은 "나도 하일성 KBO 사무총장과 함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운영위원으로 등록돼 있다. WBC는 각국 선수들에게 '자발 참여 동의서'를 받게 한다. 대회 출전에 대해 선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뜻이다. KBO의 결정에 대해 WBC 운영본부에 항의한다면 엄청난 반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협 회원들은 WBC 대표팀이 출국하는 15일 선수협의 자문단, 법률 지원단과 연속 회의를 열고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에 대해 KBO는 "선수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인권침해 운운하는 건 지나치다. 프로야구 선수는 대부분 선택 받은 삶을 살아온 이들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측면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일 KBO 총괄본부장은 "매번 국가대표 선발 때마다 고충이 있었다. 강제조항을 만든 건 서글프지만 선수층이 얇은 한국의 현실에선 어쩔 수 없다"면서도 "WBC 이후 대표팀 소집은 2010년 시즌 뒤(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가 될 것이다. 일단 시행해 본 뒤 문제점이 발견되면 고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