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편지]‘겨울편지’를 끝내며… (조금 지난기사)
- 작성일
- 09-02-04 11:49
| [겨울편지]‘겨울편지’를 끝내며… |
| 입력: 2008년 12월 30일 22:27:23 |
| 취재하다 보면, 일일이 기사로 실을 수 없지만 참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그중 하나가 선수들의 인간 관계다. ‘대단한’ 사연이 아닌 한 기사로 소개되기는 힘든 얘기들. 그래서 겨울편지를 만들었다. 한 시즌을 치열하게 경쟁한 선수들. 하지만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좋은 형·동생, 사제 지간인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다. 2007년 겨울 시작해 수많은 사연을 남기고 마감한 겨울편지. 다음 겨울을 기약하며 그 뒷얘기를 소개한다. #이렇게 쓰여졌다 많은 독자로부터 문의를 받았다. 선수가 직접 쓴 것인가. 선수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지는 않았다. 담당기자가 선수와 통화해 들은 얘기를 편지 형식으로 옮겼다. 기자가 정리만 했을 뿐, 선수가 쓴 편지다. 이용규나 윤석민은 머릿속 생각을 경어체로 또박또박 불러주기도 했다. 기자는 그대로 받아 적기만 하면 됐다. 보내는 사람은 담당 기자가 선정했다. 되도록 8개 구단 선수들을 고루 소개하려고 했다. 편지를 주고픈 상대는 전적으로 선수가 택했다. 먼저 나선 선수도 있었다. 2007년 삼성 박진만에게서 겨울편지를 받은 이택근은 구단 홍보팀을 통해 “편지를 쓰고 싶다”고 연락해왔다. 선배 박진만을 위해 준비했던 답장을 그렇게 1년 만에 보냈다. #대화의 장 편지가 참 쑥스러운 전달 방식이긴 하다. 하지만 겨울편지는 말로 표현하기에 더욱 쑥스럽고 애매했던 이야기를 할 기회가 됐다. 이번 겨울 롯데로 옮긴 홍성흔은 망설이지 않고 두산 김경문 감독을 택했다. 트레이드 요청 파문을 겪은 끝에 팀에 남아 포수 마스크를 벗은 뒤, FA가 된 이번 겨울 팀을 옮기니 불화설이 흘러나왔다. 홍성흔은 이 점을 바로잡고 싶어했다. 그동안 김 감독과 깊은 대화를 할 기회가 없던 홍성흔은 편지를 통해 감사와 사과의 마음을 전했고, 외부에는 불화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두 통의 주인공, 김경문 감독과 이대진 김 감독은 롯데 이대호에게도 편지를 받아 이례적으로 두차례 주인공이 됐다. 대표팀과 두산을 함께 지휘했던 터라 의미가 있었다. 가장 인기있는 인물은 KIA 이대진이었다. KIA 출신 젊은 투수들이 하나같이 이대진을 택했다. 하지만 다양한 인물과 사연을 소개해야 했다. 윤석민이 가장 먼저 이대진을 낚아챘고, 이후 이대진에게 쓰고 싶었던 선수들은 편지를 접어야 했다. KIA에서 SK로 옮긴 전병두도 이대진을 선택했다. “이미 윤석민이 썼다”고 하니 KIA 이강철 투수 코치를 얘기했다. 하지만 이 코치 역시 앞서 KIA 이범석의 편지를 받았다. 전병두는 “그럼 내년에 야구 잘 한 뒤 쓰겠다”고 했다. 강하게(?) 나오는 전병두 때문에 야구팀은 고민 끝에 이대진에게 두번째 편지를 보내기로 했다. 이대진이 친형 같은 자상함으로 후배들에게 얼마나 존경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김은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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