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이승엽, 끝나지 않은 메이저리그의 꿈
- 작성일
- 09-01-3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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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배출한 대표적인 야구 선수 한 사람도 작년에 계속된 도전 끝에 성공과 좌절의 극과 극을 달렸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해서는 9전전승의 금메달 야구 대표팀의 주포로 지옥과 천당을 오갔고, 또한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본인의 표현을 빌면 초등학교 때 야구에 입문한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는 겨울 내내 묵묵히 운동만 했습니다. 가급적 사람들도 만나지 않고, 입도 열지 않고 운동에만 몰두했습니다. 이제 일본으로 떠나는 그는 또 새로운, 그리고 아주 힘겨운 도전의 길로 들어섭니다. 그를 만나려고 대구에 갔었습니다. 한국이 나은 거포 이승엽(33)의 그간 못 다한 이야기들을 들어봤습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데 이렇게 만나니 정말 반가워요.
▶네, 반갑습니다. 참 오랜만인데 멀리까지 오셨네요.
-편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눠봅시다. 우선 겨울 훈련은 어떻게 진행했나요.
▶오전에 웨이트 트레이닝하고 오후에 학교 가서 배팅 훈련하고 베이스 러닝도 하고 캐치볼도 했습니다. 오전 10시 경에 나와 오후 3시 경에는 훈련을 마칩니다. 지난주부터 실전 배팅도 했습니다. 아주 좋더라고요. 체력 훈련은 스피드에 중점을 두고 합니다. 힘은 이제 어느 정도 완성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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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좋나보네요. 장갑도 안 끼고 타격을 하던데.
▶일단은 통증이 없으니까요. 일부러 (수술 받은)손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맨손으로 하는데 지금까지는 아주 좋아요. 실전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을 치면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괜찮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이 왼손 통증인데 어떤가요.
▶지금은 없어요, 다행히. 지금 1Kg 짜리 방망이를 돌리는데도 밀리지도 않고 원하는 스윙이 나오더라고요. 아직 시작이지만 좋습니다. 스프링 캠프 때와 연습 경기 때는 950그램 정도, 그리고 정규 시즌에는 920그램 정도를 사용합니다.
-캠코더로 자신의 스윙을 모두 녹화해 본다는데 이유가 뭔가요.
▶밸런스가 작년에 무너졌기 때문에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했고, 손 때문에 불안감에 제 스윙이 잘 안돼서 그것을 빨리 잊고 예전의 자세를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친한 후배가 스윙을 봐주기도 했습니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꿈의 대회 베이징 올림픽 "승리를 너무 기뻐하지 말라"
-작년이 물론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운 일도 있었죠. 베이징 올림픽 이야기 좀 해보죠. 일본전에서 승리하더라고 지나치게 기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어떤 생각에서 그랬는지요.
▶네 맞아요. 너무 좋아한다면 밖에서 우리가 못 넘을 상대를 이긴 것처럼 느껴질까 봐 그랬죠. '우리는 당연히 이긴 것이다, 우리가 더 강하다' 그런 이미지를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생각뿐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지면 망신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싶었거든요.
대만에서 올림픽 예선할 때도 그 이야기를 했어요. 대만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1점차로 이겼는데 그 때 이미 우린 진출이 결정됐었지만 그쪽 관중들의 지나친 야유와 태극기를 찢는 등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일이 많아 반드시 이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도 9회가 되자 '승리해도 너무 기뻐하지 말라, 우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했어요.
때로는 그런 것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방지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원래대로 하는데 '아, 쟤들이 참 강하다'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물론 전 선수가 뭉쳐서 금메달을 땄지만 상황이 금메달은 승엽씨가 없었더라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들을 했죠. 일본전에서 역전 홈런을 때렸을 때 공이 아주 높이 떴는데 본인은 금방 알았나요. 넘어갈 줄.
▶아니요, 잡히는 줄 알았어요. 몸쪽으로 들어와서 짧은 스윙을 했는데 제대로 안됐고, 원래는 그렇게 치면 다 내야플라이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맞았고, 아 잡히는구나 생각하면서 살살 뛰면서 공은 안보고 우익수를 봤는데 공을 따라가더니 손을 내리더라고요. 그 순간 '아, 살았다' 싶더라고요.(큰 웃음)
-그때까지 타석에서 정말 고전하고 있기는 했어요.
▶졌으면 사실 다 제 책임이거든요. 워낙 안 맞으니까 개인적으로 (8회)대기 타석에서 감독님을 계속 봤거든요. 말은 못하고 바꿔달라는 식으로, 왜냐하면 그 때 또 왼쪽 투수(일본 최고 왼손 마무리라는 이와세)였기 때문에 너무 자신이 없어서요.
홈런 치고 인터뷰 다 끝나고 돌아가는 버스에서 감독님께 그 때 좀 바꿔주었으면 했다고 말씀드렸더니, '4번 타자 바뀌면 팀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만큼 믿어주셨어요. 저도 욕을 먹지만 그건 감독님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하셔서 너무 감사하고 또 깜짝 놀랐어요.
-그 타석에 들어설 때는 심정은 정말 싫었겠어요.
▶그 때는 진짜 자신이 없었거든요. 병살타치고 삼진 두개 먹고 나서 세 번째 타석 끝나고 들어와 벤치 뒤에 라커룸으로 갔는데 정말 죽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후배들이 괜찮다고 형은 칠꺼라고, WBC 때나 올림픽 때도 8회에 쳤으니까 이번에도 찬스 오면 칠꺼라고 그러더라고요. 하도 정신이 없어서 누가 그랬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되더라고요.
-홈런을 친 순간 무슨 생각이 떠올랐어요, 아니면 아무 생각도?
▶아니 그냥 '아, 이제 살았다'하는 생각.(웃음) 근데 후배들에게는 정말 미안했죠.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빨리 쳤으면 그렇게 팽팽한 경기가 안됐을 것이고, 또 역적이 됐다가 그 한방으로 마치 저 없었으면 금메달 못 땄을 것이라는 말을 들어서 선배들이나 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하죠. 갑용이형도 다치고 고생은 선배들, 후배들이 다 했는데.
-승엽씨한테는 그런 극적인 장면들이 참 많았어요.
▶저는 운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시드니)올림픽 때도 3,4위전에서 삼진, 삼진, 삼진 가다가 마지막에 2루타 쳐서 이겼거든요. 그리고 WBC 예선에서도 만루 찬스도 있고 했는데 투수 땅볼, 내야 플라이 하다가 마지막에 홈런을 쳐서 이기고. 저는 참 운은 타고난 것 같습니다.(웃음)
-올림픽 가기 전에 9전 전승을 이야기했었는데 그만큼 자신이 있었나요.
▶저도 모르게 나왔지만 이왕 갈꺼면 예전에 동메달을 땄으니까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중국에 도착해서도 공항에서 9연승이 목표라고 했는데 어떤 기자분이 '말씀 세게 하시네요.'라며 약간 비웃으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 되게 자존심이 상했어요. 중국 도착하자마자. 그래서 민재형이랑 애들에게 이런 일이 있으니 우리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었어요. 생각지는 못했는데 그렇게 말이 나왔고, 다행히 현실로 이루어졌죠. 근데 후배들이 정말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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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김경문 감독을 만났는데 승엽씨 칭찬을 참 많이 하더군요. 너무 힘들었을텐데 후배들 챙기는 것이나 여러 면에서 정말 대스타답다고요.
▶사실 WBC 때까지는 제가 중간급이었거든요, 그래서 제 것 챙기기 바쁘고 내 플레이하는데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 위에는 세 명뿐이고 너무 후배들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후배들이 눈에 좀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야구 하는 것 보니까 엄청 잘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김현수라는 선수가 딱 지금을 놓고 봤을 때는 저보다 훨씬 나을지도 몰라요.
-같은 나이에서 볼 때 말이죠.
▶아니요, 2008년도에 이승엽, 김현수를 두고 봤을 때 말입니다. 치는 것을 보고 정말 잘 칠 것이라고 생각도 했지만 왼쪽 대타로 나와서 왼손 투수를 상대로 그 상황에서 친 공이 지금도 기억이 나거든요. 슬라이더가 완전히 떨어지는 볼이었는데 그걸 결승타를 쳤거든요.
-그 선수는 승엽씨의 홈런 파워를 많이 부러워할텐데요. 홈런도 기술이 필요하죠?
▶잠실이 워낙 크기도하고 또 기술도 필요하죠. 그렇지만 연습 때 같이 쳤는데 파워가 엄청 좋더라고요. 언젠가 조금만 느끼면 더 많이 날아갈 겁니다. 착하고 열심히 하더라고요. 앞으로 더욱 크게 돼야죠. 만족하지 말고 훨씬 더 크게 돼야죠.
그 외에도 어린 후배들 중에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아서 든든합니다.
사상 최악의 시즌 "타석에 들어가기가 두렵더라고요"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선수로서는 최고의 해라고 할 수도 있을텐데, 일본 시리즈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귀국해서 사상 최악의 시즌이라고 말했었지요. 지금 생각해도 그런 마음인가요?
▶네. 마지막 저팬시리즈에서 지고 저는 진짜 공황 상태라고 해야 하나, 정신적으로 되게 힘들었었거든요. 그렇게 못할 줄은 몰랐었거든요. 타석에 들어가려면 두려움이 생기고, 들어가기 싫고, 찬스 때 저한테 안 걸렸으면 좋겠고 그런 생각이 정말 오래간만에 들더라고요.
-그런 적이 전에도 있었어요?
▶2004년에 일본 첫 해 때 그랬죠. 그런 마음이 똑같이 들더라고요. 역시나 마음에서 상대편에게 졌기 때문에 이길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것이 내겐 다신 안 올 줄 알았는데 오더라고요. 그렇게 시즌이 끝나니 모든 것이 다 나 때문에 진 것 같았죠.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지난 가을 귀국해서는 바깥에 나가지도 않고 혼자 있고, 사람들에게 연락도 진짜 안 했어요.
- 그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나요.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나 다시는 이런 마음을 먹으면 안되겠다, 만약 2009년에도 이런 생각이 생기면, 타석에서 두려움이 생기면 야구를 그만 두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잊으려고 나름대로는 혼자서 많은 생각도 하고 다른 방법도 써보고 또 야구 생각도 해봤는데 결론은 아무래도 야구를 생각하며 노력을 하는 것이 빨리 잊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바꿔서 일단 야구를 잊고 다른 생각만 하자고 했을 때 그 순간만은 야구를 잊어버릴 수 있겠지만, 만약 푹 쉬고 난 후에 '아, 이제는 그건 다 잊었다'고 야구로 다시 돌아왔을 때 야구가 또 잘 안되면 또 그런 생각이 날 것 같거든요. 연습으로 좋은 성적을 냈을 때만 그런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이제 2월1일에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캠프에 들어가면 그때도 아마 생각이 나지 않을까, 좀 미안한 감정, 팀에 대한 그런 것은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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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여린 것은 인정하지만 착한지는 글쎄요.. 사회생활도 별로죠"
-올림픽 일본전에서 홈런 치고 인터뷰할 때 눈물을 흘렸고, 얼마 전에는 박찬호 선수가 기자 회견에서 눈물을 흘려서 또 화제가 됐지요. 물론 다른 종류의 눈물이겠지만 두 선수 모두 비슷한 점이 있다면 너무 여리고 착하지 않은가 하는 말들도 있어요. 동의합니까.
▶여린 것은 인정을 합니다. 근데 착한 것은 모르겠어요.(웃음)
그 때는 워낙 못했었기 때문에 이제 내 몫을 좀 했구나 하는 그런 안도감하고, 또 옆에서 누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울먹울먹 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가끔씩 슬픈 드라마 같은 것을 보면 울컥하거든요.(웃음) 그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거든요. 그래서 끝나고 도대체 누가 울었냐고 그랬었죠.(웃음) 정말 지옥과 천당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승엽씨의 성실함은 널리 알려져 있고, 또 여기 오창훈 관장님이나 혹은 방송인 김제동씨와의 관계 등 삶에서 의리를 아주 중시하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진짜로 따지면 사회생활을 잘 못하고 있거든요, 진짜로.
-왜 그렇게 생각해요.
▶어려서부터 야구를 잘 하고 하다보니 늘 대접을 받는 편이었고, 사람들을 만나고 대인 관계를 원만히 하는 것이 힘들어요. 사실 사람들이랑 만나서 떡볶이도 먹고 분식도 먹고 싶고, 진짜 어려서 그렇게 자랐고 서민처럼 하는 것이 좋은데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힘들더라고요.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최근 몇 년간 더 심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사람들에게 연락도 덜 드리고 잘 안되더라고요. 선배님들이나 스승님들에게 자주 연락도 드리고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서 정말 죄송하죠. 외국 생활을 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일본 야구는 다르지만 팀워크는 문제없어요, 그런데 뭔가 모르는 불편함이.."
-야구든 삶이든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돼가야 하는데 일본 야구는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야구하는 스타일이 너무 틀려서 그래요.
-또 어떻게 보면 요미우리를 제외하곤 전 일본의 구단들과 홀로 싸우면서 고군분투한다는 느낌도 받는데 본인도 그런가요.
▶그건 당연합니다. 저뿐 아니라 6개 구단 중에 나머지 5개 구단이 모두 요미우리 상대로 투수들을 맞춰요. 전국 중계도 많고 돈도 많이 받고 인기도 제일 많으니까 시기 질투도 많고 그렇죠. 요미우리가 멋있긴 멋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팀들은 아예 왼손 에이스 1,2,3번이 우리와의 3연전에 나올 때도 있어요.
올 해도 이혜천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웃음) 우리가 왼쪽 타자들이 많으니까 많이 붙을 것 같은데요.
-일본 야구가 외국인 선수들에게 배타적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요미우리에서 좋은 팀워크를 맞춰가고 하는데 문제는 없나요.
▶문제는 전혀 없죠. 결국 야구는 다 똑같고 일단은 팀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가 튀는 행동을 해버리면 팀에서 받아들일 수가 없죠. 워낙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맞춰가야 하고요.
예전에는 한국인이라서 비하하고 차별하는 일들이 있었고, 지금도 눈에 안보이게 있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제가 먼저 다가가고 선수들과 지내는데 문제가 없고, 미국에서 온 용병들보다는 말도 더 빨리 익힐 수 있고, 음식도 비슷해서 식사도 함께 하러 다니고 맥주 한잔 하면서 이야기도 하고 하면 전혀 팀워크에는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단 하나는 제가 태어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모르게 조금 불편한 것은 있어요. 플레이하는데 삼성에 있을 때처럼 제가 마음 놓고 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뭔가 모르게 조금,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요. 문화의 차이인지 그게 뭔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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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은 자기라면 이승엽을 요미우리처럼 쓰지 않겠다는 말씀도 했고, 저팬시리즈 끝나고는 하라 감독이 이승엽의 기용이 실책이었다는 말도 했지요. 제 개인적으로는 감독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는데, 사실 그런 것들이 자신감이나 야구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나요.
▶영향을 받죠, 당연히. 처음에는 막 짜증도 났죠. 그것은 그러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잖아요. 제가 성적이 좋았더라면, 예를 들어 2006년에 성적이 좋았을 때는 누구하나 제게 뭐라 그러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지금은 성적이 나쁘기 때문에 '기용이 실패였다, 용병 때문에 졌다' 이런 말도 나오잖아요.
프로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성적이 말해줍니다. 성적이 좋으면 그런 소리가 전혀 못 나오기 때문에 저는 지금 아무 말도 안합니다. 성적이 좋은 다음에 그때 큰소리를 쳐야죠. 그 때까지는 딱 가슴에 품고 있어야죠.
부상 - "손이 떨려 장갑을 혼자 못 벗었었지요. 그리고 실패의 상처가"
-그 정도의 톱 수준이면 자신감과 믿음이 너무 중요할텐데. 물론 부상이 가장 컸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지만 작년에 심적으로도 고통스럽고 흔들렸던 것은 아닌가요.
▶사실 올림픽 예선 때부터 손이 아팠거든요. 타구가 막히면 손이 너무 떨려서 장갑을 혼자 못 벗었어요. 왜냐하면 수술을 10월말에 해서 만 4개월 만에 올림픽 예선에 나갔으니 좀 준비 기간이 부족했죠.
-상당히 무리한 것인데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나요.
▶그때는 제가 예선전에 뛰고 싶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한 게임에 한번 정도 막히니까 참을만 하더라고요. 그리고 투수들의 수준이 좀 떨어지니까 막힐 일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막히니까 너무 아프고 겁나는 거예요. 막히고 나면 다음 타석에 가면 자세도 무너지고 몸도 빠지고.
-그러면서 무너지기 시작한 건가요.
▶결정적으로는 느낀 것은 메이저리그 팀과 연습 경기를 했는데 바깥쪽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로 와서 밀어서 쳤는데 홈런일줄 알았는데 펜스 근처도 안가서 잡히더라고요. 원래는 넘어가야할 타구가 잡혀버리니까 '아, 정상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계속 가더라고요. 그래서 시즌 초반에는 몸쪽 던지면 꼼짝을 못했죠.
-그러다가 자신감도 떨어지고 결국 2군을 간 것인가요.
▶계속 안 되니까 경기에서 빼더니 내려가라고 그러더라고요. 사실 그때도 감독이 물었거든요. 지금부터 괜찮아진다고 생각하면 내려갈 필요가 없다고. 그렇지만 제가 가겠다고 했습니다.
-톱 클래스 선수들은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지 않나요. 승엽씨도 그런가요.
▶전 실패 많이 했잖아요.(웃음) 마지막에 일어서긴 했지만 그 과정은 실패한 것이 많았죠, 특히 일본에서. 일본에서 5년간 했는데 2004년과 2008년에 야구에서 실패한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보다 훨씬 실패가 많았죠.
그래서 배운 것들도 많았고, 사실 야구에 대한 열정이라든지 그런 것을 조금 잃어버렸는지도 몰라요. 너무 힘들었었고, 작년에만 2군 생활을 100일 동안 하면서 자신감이 조금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예전에는 정말 야구를 오래 하고 싶었는데 그때와 지금이 생각이 같을까 아니면 달라졌나, 그런 생각도 하거든요. 잠도 잘 안오고 하니까.
-그런 것들을 어떻게 극복합니까.
▶결론은 연습을 통해 잘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만약 올 해 못하면 저도 힘들죠. 올 해 성적이 안 좋고 야구를 못하면 아, 언제까지 야구를 해야 하나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겠죠. 올 해가 아마 굉장히 중요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락도 안하고 사람들도 안 만나고 그랬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인기나 명성이나 이런 것들이 덧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겠어요.
▶아유, 많았죠. 어떤 때는 너무 부끄러워서 이게 한국에 중계가 안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야구가 안 되니까 너무나 부끄러우니까.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중계가 아니면 저를 볼 수가 없잖아요. 부모님이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이.
그렇게 상반된 생각들을 하면서 지냈죠.(웃음) 결론은 중계를 해야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잘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잘했다고 격려 전화라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이승엽'이라는 이름 석자의 무게
-'이승엽'이라는 이름 석자가 승엽씨를 짓누를 때도 있죠?
▶많죠. 어려서부터 야구를 하면서 제가 목표로 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버렸거든요. 제가 꿈이 삼성 라이온스의 주전 1루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것보다 몇 배나 올라섰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대인 관계도 못하고, 마음대로 행동을 못하고 하는 이유도 그런 점이 있죠.
사람들이 봤을 때는 배부른 소리를 하네, 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많이 커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물론 항상 알아주고 격려해주시고 너무 좋지만 어떤 때는 몰라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죠. 그렇지만 살면서 한 가지 좋은 것이 있으면 또 안 좋은 게 있고 그렇겠죠.
-그래도 '이승엽'이 싫은 적은 없었죠?
▶저요?(잠시 생각) 있죠. 있죠, 있어요, 야구 안 되고 힘들고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할 때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을 못할 때 그럴 때는 그저 평범한 선수였으면 하는 생각. 이것도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너털웃음) 그러나 어쩔 수 없는거죠, 뭐. 항상 만족을 하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니까.
-만족해지는 뭔가가 되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겠네요.
▶당장은 올 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죠. 우선은 좋은 성적을 내서 큰 소리를 치고 싶습니다, 진짜로.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았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와라,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런 얘기들. 프로 선수면 당연히 성적이 안 좋으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고 경쟁을 해야죠. 분명히 받아들이지만 성적을 좋게 한 다음에 말해야죠.
-인터넷 기사들도 다 봐요?
▶다 보죠, 안 볼 수가 없습니다.(웃음)
-댓글에 상처를 받기도 하겠네요.
▶그럼요. 사실 올 겨울에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것도 훈련에 몰두하고 싶은 심정이었기도 하지만 야구도 못하는데 자꾸 인터뷰를 하고 하면 그 시간에 운동이나 하라는 것 같은 글들이 올라오면 속이 상하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혼자 외롭고 할 때는 무엇을 합니까.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여가 생활이라곤 거의 하지 않았어요. 아, 가끔 당구를 치고 농구장에 가거나, 뮤지컬을 볼 때는 있어요. 농구를 좋아해서 대구 오리온스 경기를 종종 갔어요. 하루는 쉬는 날에 농구장 갔다고 뮤지컬 보고 당구 치면서 보낸 적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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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꿈 메이저리그 "2006년 말 최고의 오퍼도 왔었다"
-메이저리그 이야기 좀 해보죠. 우리 처음 미국에서 만난 것이 벌써 2003년 가을이에요. 그 때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였는데 왜 어그러졌어요?
▶만약 그때 스무 살이었으면 갔을 겁니다. 그 때 나이가 제가 스물여덟이었고 결혼도 했고. 돈보다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도 좋지만 한국에서 보다는 많이 받아야죠.(웃음) 몇 개 팀에서 관심이 있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금액과는 도대체 게임이 안되니까 많이 실망도 했었죠. 이런 대우를 받고 가면 힘들겠구나 해서 고민도 많이 하고 다시 계약 조건도 제시하고 했는데 결국 안됐죠.
-그런데 2006년 WBC는 이승엽 선수의 대회였죠, 홈런왕, 타점왕. 그리고 그 해말 요미우리와의 계약이 끝났고 미국 쪽에서도 상당히 기대가 컸어요.
▶사실 그 때 미국 쪽에서의 오퍼도 아주 좋았어요. 그런데 요미우리가 아주 좋은 팀이고, 하라 감독과 시즌 중에도 몇 차례나 식사를 하며 만났어요. 팀에서 정말 나를 필요로 한다고 했고,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도 너무 잘 해줬어요.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오퍼가 왔다고 하지 않았나요.
▶팀은 밝힐 수 없지만 요미우리에 뒤지지 않는 조건을 제시한 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시즌이 끝난 후였고, 이미 제 마음은 요미우리 쪽으로 기울었었습니다. 5월인가부터 요미우리에서는 계속 이야기를 했고, 남아 달라,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시즌 중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종종 나를 보러 왔었고, 조건도 아주 좋았는데 에이전트에겐 정말 미안했죠. 미국 쪽에서는 (그 오퍼를 뿌리친 것을)이해를 못하더라고요. 그 때 기회를 놓친 점도 있기는 하죠. 때를 좀 놓친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역시 정과 의리가 작용을 한건가요.
▶하하, 글쎄요. 그만큼 절실히 저를 원하는 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죠.
-내년 시즌 계약이 끝나도 만 34세인데 미국 도전은 가능하지 않은가요.
▶제 최종 목표는 거기입니다. 꿈은 미국입니다. 은퇴하기 전에 메이저리그가 됐든 마이너리그가 됐든 그곳에서 뛰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식구들에게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년이 끝나면 미국 야구에서 뛰고 싶다. 우선은 그게 꿈입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올 해나 내년이 중요하겠죠.
-내가 보기에는 미국 야구 스타일이 승엽씨에게 더 맞을 수도 있는데요.
▶그건 말을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미국이 아무래도 강공에다가 또 본인이 노림수에 강하다는 것이 맞나요?
▶근데 일본에서는 안 되더라고요,(웃음) 야, 안 맞더라고요. 변화구 노리고 있으면 직구 오고, 직구 노리면 변화구 오고, 저는 원래 그렇게 치는 타자는 아니거든요. 직구를 노리다가 변화구 오면 따라가는 스타일인데 일본은 워낙 컨트롤이 좋기 때문에 변화구도 볼로 많이 던지니까 노리고 치지 않으면 잘 못 칩니다.
근데 언젠가는 미국에 가지 않겠습니까?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도 잘 할 것 같은데요.
▶글쎄요, 안 가보면 모르니까요.
-미국 야구를 뚫어줘야 한다는, 이승엽이 가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 것도 있지 않은가요.
▶그런 것도 생각을 안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나 우선은 제 인생이고 제 미래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제가 판단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많은 분들이 지금 이렇게 대우를 못 받고 있는데 그냥 가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잘 하고 싶어요. 잘 해야지 뭐 또 다른 길이 열리기 때문에 현재에 충실하고 싶고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어요.
-올 해 우승을 해버린다면?
▶하하, 글쎄요. 그 때 가봐야 될 것 같습니다.
-WBC 출전은 포기한거죠?
▶저도 너무 가고 싶죠. 그러나 제 코가 석자라(멋 적은 웃음). 지금의 상황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 팀은 좋은 후배들도 너무 많고 강합니다. 잘 할 것으로 믿습니다. (3월초)요미우리와 평가전을 할 때 만나겠네요.
ⓒ 민기자닷컴
던지기 대회와 야구, 25번 그리고 가족
-초등학교 때 던지기를 하다가 야구를 하게 됐다는 것 맞아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가 동덕초에요, 중앙초에요?
▶동덕초에서 중앙초로 전학갔죠. 동덕초에 다닐 때 공던지기 대회에 나갔어요. 그런데 거기에 중앙초 야구팀 감독님이 오신 거예요. 사실 그 전부터 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동덕초에는 야구부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한 달 동안 학교 끝나면 중앙초에 가서 야구를 했어요. 아버지가 계속 반대하시다가 결국 제 고집을 꺾지 못하셨죠. 그 후 경상중과 경북고에서 뛰었습니다.
-배번이 많이 바뀌었어요. 요즘은 25번인데 배번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배리 본즈를 좋아해서 25번을 달았죠. 25번이 거포들이 많잖아요. 마크 맥과이어도 그렇고.(웃음)
-그 친구들은 모두 약물 때문에 골치 아픈 상황이에요.
▶하하, 저는 괜찮습니다. 내추럴하니까요.
-지난 가을에 애리조나의 세도나에 가족과 함께 갔었는데 그곳 참 좋았죠?
▶너무 좋았어요, 돌도 하나 주워서 모셔다 놨습니다.(웃음) 일본 야구장에 가져다 놓으려고요.
-선수는 가족과 함께 하기도 어렵고 한데 승엽씨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에요?
▶가족은 제 인생의 전부죠 뭐. 어떻게 보면 야구보다 더 중요한. 예전에는 야구 다음에 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어요. 아기도 태어나고 가족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족이 야구를 이해해주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훈련을 위해 떨어져 있고.
떳떳한 아빠, 떳떳한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고 싶습니다.
-은혁이는 조짐이 안 보입니까?
▶큰일 났습니다, 지금.(웃음) 야구에 미쳐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돌도 안 되서 야구장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원래 그렇게 어린애들은 야구장 가면 시끄럽고, 지루해하고 울고 한다는데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이제 만으로 세살 좀 넘었는데 야구공 하나만 있으면 맨날 던져달라고 해서 죽겠어요. 그래서 쉬는 날에는 집 앞의 공원에 가서 고무공을 던져주는데 왼손으로 아주 잘 칩니다.
-운동을 잘 하고, 본인이 원하면 야구 선수를 시킬 의향이 있어요?
▶안 시킬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 힘든 것을 제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다른 것을 한다면 언제든지.(웃음)
-홈런을 450개 정도 쳤고, 국제 대회에서도 또 많이 쳤는데 제일 기억나는 홈런은 어떤 건가요?
▶이번 올림픽 일본전이죠. 그건 온 국민들이 좋아했으니까. 삼성에서 56호를 쳤을 때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지만 삼성이라는 팀 소속이었으니 모든 국민들이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에요.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모든 국민들이 바라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지난 WBC에서 미국 팀의 배리텍 포수가 저를 고의 볼넷으로 거른 적이 있어요. 저는 그것도 엄청 기분이 좋았어요. 야, 내가 이만큼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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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의 이승엽은 어떨 것 같아요?
▶양복을 입고 있지 않을까요. 뭘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야구복을 입고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올 해의 목표라면 역시 다시 일어서겠다는 것이겠죠?
▶제 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팬들도 중요하고 야구를 지켜보는 분들도 아주 중요하지만 우선은 가족들에게, 집에 들어가면 '오늘 잘하고 오셨어요? 응 잘 하고 왔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작년에는 들어가면 힘도 없고 그랬거든요.
(홈런)몇 개를 치겠다, 그런 것은 둘째 문제고 은혁이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어요. 물론 몸과 마음이 완전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겠지만 지금 같아서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장시간 고맙습니다. 건강히 좋은 시즌 보내길 기원하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이야기 실컷 했습니다. 늘 성원해주시는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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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훈 관장이 본 이승엽>
오창훈 관장(39)과 이승엽의 누나들이 어려서부터 친구라서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4년 일본 첫 해에 고전 후 귀국해 훈련할 곳으로 찾다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이승엽은 다른 곳에서 운동을 하려는데 며칠 시간이 비어 잠시 운동을 하려고 오관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오관장이 일본에서 이승엽에게 준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들의 인연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오관장은 "일본에서 가져온 프로그램을 보니까 너무 아니더라고요. 재활 위주의 가벼운 운동으로 실제로 필요한 파워나 스피드, 지구력 운동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승엽이와 이야기를 했고, 함께 운동을 시작했습니다."라고 인연을 밝혔습니다. 오관장이 보는 이승엽은 성실함과 함께 연습 방법도 남다르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배팅볼을 쳐도 공이 가는 방향과 거리, 공이 방망이의 어디에 맞느냐 까지 하나하나 다 체크합니다. 그저 공을 때리면서 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부위에 공을 때려야겠다, 그래서 어떤 위치로 보내야겠다 까지 일일이 체크를 하는 스타일입니다. 오관장은 "타고나기도 대단한 선수지만 사실 그런 선수들은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제대로 찾는 선수는 많지 않은데 승엽이는 그런 점에서 특별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줄곧 함께 운동을 해왔는데 올 겨울은 파워보다는 스피드에 집중해서 훈련을 했습니다. 이미 충분한 힘을 유지하면서 체력을 다지고 유지하는데 집중했고, 부상도 있어서 조심스럽게 운동을 한 편입니다. 특히 왼쪽 엄지손가락 수술 부위가 근육도 거의 없고, 인대만 있는 부분이라 아주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훈련하는 것을 보면 절대 쉽게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여전히 지옥 훈련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오관장이 이승엽에 대해 가장 높이 사는 부분은 성실성과 함께 인간적인 면입니다. 세진헬스클럽에는 야구는 물론 골프가 다른 종목의 선수들도 많이 나와 운동을 합니다. 그런데 이승엽은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들에게는 종목에 상관없이 애정과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던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까지 후배들에게 들려주면서 그들을 독려한다고 했습니다. 매년 겨울 그의 훈련을 함께 했던 오관장은 이승엽의 2009 시즌에 대해 상당히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워낙 성실하고 영리한 선수인데다 손의 통증이 가셨으니 본래의 모습을 분명히 다시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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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우상이였던 이승엽선수 아직 메이져의 꿈을 접지 않았다고 하네요.
06년 시즌 마치고가 적기였지 않나 싶었는데 아쉽긴 하네요.
지금 4년에 30억엔 받고 있는데
이정도 오퍼가 메이져리그에서 왔다면
주전급으로 쓰려고 오퍼를 넣었던 거 같은데
인터뷰에서 밝힌 메이져의 꿈을 이때 좀 더 이루고자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가장크네요.
그래도 아직 메이져에 대한 꿈을 고수한다니깐 올시즌 내년시즌 대박터져서
꼭 죽이되든 밥이되든 메이져에 당당하게 입성해서
국내 최고의 전무후무한 국민타자로서 마지막 마무리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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