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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상- 수술의 진실

◇ 박명환이 지난해 6월 받았던 수술 당시를 설명하면서 오른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위해 구멍을 뚫었던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

　-팬들은 복귀 시점을 가장 궁금해 합니다.

　▶재활을 착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확하게 언제 복귀하겠다는 약속은 할 수 없지만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가 찾아올 겁니다. 그때 1군에서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4~5월 복귀도 중요하지만 무리하다가 또다시 중요한 시기인 8~9월에 자빠진다면 저도, 팀도 큰 손해라고 봅니다. 만약 팀이 4강에 진출한다면 한국시리즈까지 남아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재활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총 3단계로 나눠집니다. 마지막 3단계가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시뮬레이션 피칭이죠. 지금은 2단계까지 끝낸 상태구요. 지난 12월 사이판에서 하프 피칭까지 소화했습니다. 2월 중순 오키나와 캠프에서 실전 피칭을 할 계획입니다.

　-어깨 부상은 오래된 걸로 압니다.

　▶두산 소속이던 지난 98년 14승을 거둔 뒤에 99년 어깨를 다쳤습니다. 수술하지 않고 8년간 진통제를 달고 버틴거죠. 그때만 해도 투수가 어깨에 칼을 대면 선수 생명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엄청난 통증이 있었다고 하는데.

　▶가장 단적인 예를 들자면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난 뒤 뒤로 팔을 돌리지 못해 제 손으로 닦아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조금만 움직이면 극도의 통증을 느꼈습니다. 이렇다보니 다른 투수들과 달리 한번 던지고 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그래서 항상 다른 투수들보다 2시간 전부터 훈련을 해야 했고, 비시즌에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일주일을 쉬어야 공을 겨우 잡을 수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5일 로테이션을 지키다보니 더 악화됐죠. 그렇게 누적된 겁니다.

　박명환은 볼일을 본 뒤 팔을 돌려 뒤를 닦는 시늉을 직접 해보였다. 우스꽝스럽게 보였지만 일상적인 행동조차 하지 못할 때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그의 굳은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어떤 계기로 수술을 하게 됐습니까.

　▶참을만큼 참았는데 정말이지 더 이상은 못하겠더라구요. 이 팔로는 도저히 야구를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수술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200% 수술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파서 못 던지는데 '5이닝짜리 투수'라는 말이 가장 듣기 싫었습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수술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아프면 참고 하지말고, 수술받고 다시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라도 제가 예전 모습을 되찾아야겠죠.

　-심정수도 부상으로 고통받았는데 혹시 통화를 했나요.

　▶안그래도 사이판에 있을때 전화를 했습니다. 정수형이랑은 같은 세대죠. OB 시절 같은 팀에서 추억도 많구요. 얼마나 아팠으면 은퇴를 했을까 저는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정수형이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를 시작할 때 부모님이 유니폼을 사서 입혀주셨고, 프로에선 구단이 유니폼을 입혀주죠. 하지만 유니폼을 벗는다는 것은 자신이 결정해야 할 문제인데 과감하게 은퇴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게 멋있더라구요. 저도 또다시 부상 때문에 공을 던질 수 없게 된다면 정수형처럼 그라운드를 떠나겠다는 각오로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야구를 하면서 가치관이 있습니까.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족에게 행복을 안겨다줄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야구입니다. 프로 입단때부터 제가 집안의 가장이었습니다. 집안에 빚도 많았고, 저 혼자 벌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죠. 그래서 술, 여자, 유흥에 관심을 갖지 않고, 오로지 야구에만 전념했습니다.

#2. FA 최고 몸값 투수

　-FA 계약을 하면서 40억원이라는 큰 돈을 만졌는데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합니다.

　▶부모님이 편히 지내실 수 있는 집을 마련해 드렸구요. 나머지는 자산운영 관리사에게 맡겼습니다. 관리사가 주식에도 투자를 하고, 땅도 조금 사 놓았습니다. 주식은 요즘 다 그렇듯이 반토막 났죠. 장기 투자로 했으니까 언젠가는 좋아지겠죠.

　-일본 진출을 노렸던 선수로서 동료였던 이혜천이 부럽지 않은가요.

　▶부럽습니다. 저도 지난 2006년 겨울 FA를 선언하고 일본 진출을 알아봤는데 결국 성사되지는 못했죠. 야쿠르트에서 창용이형이 잘 하니까 혜천이에게 기회가 온 것처럼 혜천이도 잘해서 '제2의 이혜천'이 나오길 바랍니다. 저도 마지막 꿈은 해외 진출입니다.

　-일본 진출을 추진했던 당시 이야기를 해 주세요.

　▶창용이형과 혜천이 에이전트인 박유현씨가 저를 도와줬습니다. 그때 3~4개 팀이 관심을 보였는데 모두 1년 계약을 원했죠. 솔직히 1년 계약은 모험이 많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돈이 필요했구요. 그래서 좋은 조건을 제시한 LG와 계약을 하게 됐습니다.

　-FA 먹튀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을 거 같은데.

　▶지금까지는 안 들었습니다(웃음). 지난 시즌은 부상으로 접었지만 첫 해 그럭저럭 성적을 내서 그런 것 같습니다. 2009년에 잘 하면 먹튀 소리는 듣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LG맨으로서 자부심이 있습니까.

　▶LG는 정말 좋은 구단입니다. 당장 눈앞의 성적보다 선수들의 장래까지 고려하는 구단이죠. 해외진출을 하지 않는 한 LG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박명환은 재활 훈련에 늦었다며 서둘러 웨이트장으로 이동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며 체력 훈련을 하는 모습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 재활훈련 땀 '뻘뻘' LG 박명환이 잠실구장내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상체 보강 훈련을 위해 덤벨을 들어올리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 scblog.chosun.com/sports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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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초큼 부담스럽네요 +_+

그리고 시즌 초반에 복귀하기가 어렵나보군요.

배추형님 기대가 큽니다! 가볍게 15승만 어케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