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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빠탐구생활 100901
- 작성일
- 10-09-02 23:17
자이언츠스토리라고 최근에 생긴 롯데팬들의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서 퍼왔습니다
엠팍에서 자이언츠팬들의 수다를 쓰시는 예흐트님이 올리신 글인데 너무 웃겨서 퍼왔습니다 므핫
http://www.giantstory.co.kr/board/index.html?id=lotte&no=43
오늘은 오랜만에 사직구장에 갔어요.
평소와 달리 친구가 서울에서 내려와서 그놈이랑 같이 보기로 했어요.
친구는 직장이 목동 코앞인데 회사엔 엘빠밖에 없다며 같이 야구보러 갈 사람이 없대요.
그래도 소수의 기아빠들을 갈구는 재미로 회사생활한다는 기특돋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에요.
그런데 야구하는 당일날 아침에 문자가 왔어요.
곤파슨지 콤파슨지 하는 태풍이 몰려온다며 직관을 두려워하고 있어요.
부산은 저주받은 동네라 태풍도 드러워서 안들린다며 친구를 설득시켜요.
날씨꼬라지를 봐도 비는 커녕 우박도 안 떨어진 날씨에요.
습도만땅에 짜증을 느끼며 사직구장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요.
친구를 기다리다 정문 앞에서 홍성흔 패밀리를 봤어요.
이 양반은 쉬는동안 뭐하는지 몸이 더 좋아진 느낌이에요.
와이프께서는 엔젤리너스에서 따님과 놀다가 홍성흔을 불러낸 듯 해요.
화리는 못 본 사이 더 이뻐져서 여신티가 팍팍 나요.
알 수 없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으로 인증샷을 한 장 찍어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너무 멀리서 찍어서 화면이 흐릿해요.
올해가 가기전에 왠만하면 디카를 하나 질러야겠다고 다짐해요.
여섯시가 다 되어서야 친구가 느릿느릿 걸어와요.
약속시간은 5시 반인데 5시 10분에 버스를 탔대요.
시간관념이라곤 스페인의 토마토농장주인 둘째아들 페르난도만큼이나 없는 친구에요.
저녁은 니가 쏘라고 한번 투덜거려주고 입구쪽으로 올라가요.
선발을 확인 안하고 갔는데 오늘 선발이 사도스키에요.
문득 지난번 직관때의 사도스키가 생각나서 불길한 기운이 들어요.
설상가상으로 우리 옆쪽에는 이미 술이 반쯤 되신듯한 아재 둘이서 자리를 잡아요.
알콜 냄새에서 뭔가 오늘 하루의 범상치않음을 예감하기 시작해요.
경기야 어찌 되든 일단은 먹고 살아야겠기에 사온 치킨을 우적우적 뜯기 시작해요.
애국가가 시작되기 전 게눈 감추듯 먹어치워요.
이건 먹을때 마다 소스가 너무 적다며 친구와 함께 궁시렁거려요.
정작 소스는 찍어먹지도 않는 인간이 할 이야기는 아닌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1회부터 황재균이 가볍게 에러를 하면서 시작해요.
쟤는 왜 유격수 자리만 갖다놓으면 저 지랄이냐며 앞쪽의 아가씨들이 투덜거려요.
갑자기 3루 쪽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는 대호가 불쌍하게 느껴져요.
역시 엘 꼴라시코의 시작은 삽질과 함께 해야 분위기가 나는 거 같아요.
경기가 진행되면서 롯데가 미친듯이 잔루를 쌓기 시작해요.
쉬다 나오면 늘 그렇지 라며 옆의 아저씨들이 공감돋는 이야기를 해요.
근데 잔루쌓는건 엘지도 마찬가지에요.
스코어를 보면 그럴듯한 투수전 같은데 사실은 그냥 변비로 장트러블타가 된 양팀의 병신야구에요.
그나마 엘지는 볼넷으로 나가서 그런대로 홈까지는 들어오고 있어요.
사도스키는 4월보다 볼질은 줄었는데 카운트 싸움 못하는건 여전해요.
그리고 볼넷이든 에러든 뭐든 출루만 시키면 귀신같이 쳐맞는것도 여전해요.
날이 더워지니 다시 정신력이 바닥을 향해 질주를 하나봐요.
사도스키가 이대형을 볼넷으로 내보내요.
이제까지 다시 없었던 격렬한 분노가 관중석에서 느껴져요.
내 뒤에 있는 청년들은 어떻게 깝대에게 출루를 허용하냐며 사도스키를 미친듯이 욕하기 시작해요.
휘두르게 하면 자동 아웃인 넘을 왜 제구하다 볼넷을 주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두 칸 앞쪽의 아가씨들은 김주찬의 도루왕의 최대 걸림돌을 출루시킨다면 개아들과 소아들이 포함된 욕을 시작해요.
아마도 주처님 팬클럽에서 오셨나봐요.
도루라도 허용하면 사도스키를 잔디에 파묻어버릴 기세에요.
심판이 결정적인 오심을 해요.
감독이 빛보다 빠른 에브라처럼 튀어나와요.
에미넴이나 투팍을 연상시키는 속사포 f워드가 쏟아져요.
자세한 상황을 모르는 관중들은 그저 로 감독의 그루브에 맞춰서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해요.
옆의 아재들은 '점마 저거 오늘 집에 가기 싫은갑지?'라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치고 있어요.
새삼스럽게 심판들의 퇴근길이 걱정되는 순간이에요.
7회에도 사도스키가 올라와요.
근데 연속으로 2개의 에러가 터져나와요.
그것도 모자라서 허준혁이는 폭투까지 던졌어요.
관중석이 눈에 띄게 술렁이기 시작해요.
줄 점수 다 줬다고 생각하는 순간 김일엽이 조인성에게 시원한 스리런 포를 쳐맞아요.
역시 잉금님 걱정하는건 일엽킹 밖에 없나봐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포수가 100타점을 돌파하는 순간이에요.
역시 안좋은 기록 세워주는건 롯데가 1등이에요.
갑자기 이정민의 얼굴이 뇌리에 떠오르기 시작해요.
6점차이가 되자 관중들이 슬슬 짐을 싸기 시작해요.
날씨도 금방 폭우가 내릴듯이 심상찮아지고 있어요.
엘 꼴라시꼬의 위용을 아는 어떤 총각은 9회말까지 봐야한다며 버티지만
지루함을 참지 못한 여친의 손에 경기장을 개끌려나가듯이 나가버려요.
점수를 낼 수 있을거란 기대가 점점 희박해지고 있어요.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부산갈매기 한번 못 부르고 갈 순 없다며 계속 버팅기는 사람들도 눈에 띄어요.
옆의 아재들은 다 때려치우고 대호 홈런이나 함 보자며 제발 좀 출루만 해도고라는 주술적인 고함을 질러대고 있어요.
역시 아재들에게 중요한건 롯데 승리 아니면 대호 홈런밖에 없어요.
배장호는 미칠듯한 존재감을 보이며 완벽히 경기를 틀어막아요.
역시 큰 점수차로 질 때는 배장호만한 투수가 없다며 친구와 배장호 칭찬을 해요.
지금은 저렇게 잘 되는 제구가 어째서 박빙에만 올라오면 배팅볼이 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어요.
이럴 때만 잘하는게 오히려 더 얄밉게 느껴져요.
그래도 스겜에는 도움을 준다며 배장호의 존재가치에 대한 고찰을 둘이서 심각하게 하기 시작해요.
김주찬이 안타를 치고 출루를 해요.
그러고는 바로 황성용으로 주자가 교체가 되요.
저건 분명 7회의 뇌주루사의 영향일 것이라고 친구와 수근수근대요.
거기서 뛰는게 대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김주찬을 만나면 한번 꼭 물어보고 싶어요.
정말 개인기록을 의식한 짓이었다면 줄빠따를 맞아도 할 말이 없을거 같아요.
세상 어느 감독도 6점차에서 주자를 삭제시키는 그런 주루를 웃으면서 넘길 사람은 없어요.
집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본 김주찬의 고교시절 기사가 떠올라요.
저 넘은 일관성 하나는 정말 짱이구나 하면서 김주찬을 이해하는걸 다시 한 번 포기하기 시작해요.
갑자기 롯데가 미친듯이 치기 시작해요.
그제서야 남은 사람들이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해요.
가르시아까지 적시타를 치자 사람들 표정이 '이거 혹시?'라는 표정으로 바뀌어요.
강민호의 출루에 이은 전준우의 스리런이 터지자 갑자기 사직이 들끓어오르기 시작해요.
집으로 가다가 쩍번에 놀라 동행하던 여친의 목을 감아 다시 관중석으로 들어오는 총각도 보여요.
한 점차가 되자 마침내 참았던 부산갈매기가 터져나오기 시작해요.
세상에 요런 재미라도 없으면 여기를 왜 올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요.
전준우의 긴 턱이 오늘따라 유난히 탐스럽게 느껴져요.
박종윤의 폭풍삼진이 나오자 달궈졌던 분위기가 썰물처럼 식어버리기 시작해요.
그래도 9회말에 5점을 낸 흔치않은 일을 해낸 선수들에게 관중들은 박수를 쳐줘요.
졌지만 재밌었다는 교과서적인 직관평을 날리며 사람들은 쓰레기를 주워모아요.
9회초 끝나고 집에 간 사람들은 엑기스만 놓치고 가는 꼴이 됐어요.
단지 15분의 공격으로 사람들은 내일 기아전부턴 단디하겠지 라는 알수 없는 포지티브 씽킹을 돋구기 시작해요.
꿈 깨라는 듯이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요.
빨리 집으로 꺼지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봐요.
하루종일 잠잠하던 태풍의 영향이 경기가 끝나자 귀신같이 폭우로 찾아오기 시작해요.
누구 말마따나 역시 엘 꼴라시코는 하늘이 허락하는 경기인가봐요.
경기장을 나와서 친구와 담배 한 대를 물고 오늘 경기를 차분히 복기해요.
이걸 막판까지 포기안하고 쫒아가는 경기를 해서 고맙다고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왜 초반에 그 숱한찬스 다 날리고 다 끝나서 지랄이냐고 해야하는건지 헷갈리기 시작해요.
그냥 한동안 잊고 있었던 꼴데 특유의 병신야구와 마약야구가 동시패션으로 터져나온 경기였던거 같아요.
이런거에 낚이면 결국 욕하면서도 다음 경기때도 보러오게 된다는 해묵은 진단을 내려요.
역시 티비속의 수많은 막장드라마들은 롯데 앞에 다 무릎을 끓어야해요.
각본 없이 이정도로 막장일 수도 있다는건 어떤 의미에서 참 대단한 능력이에요.
내일은 광주로 이동해서 기아와 2연전을 가져요.
어어어 하는 사이에 어느새 귀신같은 3연패에요.
내일까지 지면 다 밟아놓았던 기아 4강의 담뱃불씨가 모닥불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송꼴빠는 빵집개업에 쏟았던 정력을 부디 경기에서 쏟아주길 바래요.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건 그냥 홍성흔 올때까지 닥치고 태풍이 롯데를 따라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오늘같이 해서는 송삼봉 모드가 아니고 송십봉 모드가 되도 연장 12회 무승부가 나올거 같아요.
갑자기 로감독의 폭풍 퍼킹모드가 생각나서 현기증이 도지기 시작해요.
지금까지 사직에서 롯빠탐구생활이었어요.
거기서 퍼왔습니다
엠팍에서 자이언츠팬들의 수다를 쓰시는 예흐트님이 올리신 글인데 너무 웃겨서 퍼왔습니다 므핫
http://www.giantstory.co.kr/board/index.html?id=lotte&no=43
오늘은 오랜만에 사직구장에 갔어요.
평소와 달리 친구가 서울에서 내려와서 그놈이랑 같이 보기로 했어요.
친구는 직장이 목동 코앞인데 회사엔 엘빠밖에 없다며 같이 야구보러 갈 사람이 없대요.
그래도 소수의 기아빠들을 갈구는 재미로 회사생활한다는 기특돋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에요.
그런데 야구하는 당일날 아침에 문자가 왔어요.
곤파슨지 콤파슨지 하는 태풍이 몰려온다며 직관을 두려워하고 있어요.
부산은 저주받은 동네라 태풍도 드러워서 안들린다며 친구를 설득시켜요.
날씨꼬라지를 봐도 비는 커녕 우박도 안 떨어진 날씨에요.
습도만땅에 짜증을 느끼며 사직구장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요.
친구를 기다리다 정문 앞에서 홍성흔 패밀리를 봤어요.
이 양반은 쉬는동안 뭐하는지 몸이 더 좋아진 느낌이에요.
와이프께서는 엔젤리너스에서 따님과 놀다가 홍성흔을 불러낸 듯 해요.
화리는 못 본 사이 더 이뻐져서 여신티가 팍팍 나요.
알 수 없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으로 인증샷을 한 장 찍어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너무 멀리서 찍어서 화면이 흐릿해요.
올해가 가기전에 왠만하면 디카를 하나 질러야겠다고 다짐해요.
여섯시가 다 되어서야 친구가 느릿느릿 걸어와요.
약속시간은 5시 반인데 5시 10분에 버스를 탔대요.
시간관념이라곤 스페인의 토마토농장주인 둘째아들 페르난도만큼이나 없는 친구에요.
저녁은 니가 쏘라고 한번 투덜거려주고 입구쪽으로 올라가요.
선발을 확인 안하고 갔는데 오늘 선발이 사도스키에요.
문득 지난번 직관때의 사도스키가 생각나서 불길한 기운이 들어요.
설상가상으로 우리 옆쪽에는 이미 술이 반쯤 되신듯한 아재 둘이서 자리를 잡아요.
알콜 냄새에서 뭔가 오늘 하루의 범상치않음을 예감하기 시작해요.
경기야 어찌 되든 일단은 먹고 살아야겠기에 사온 치킨을 우적우적 뜯기 시작해요.
애국가가 시작되기 전 게눈 감추듯 먹어치워요.
이건 먹을때 마다 소스가 너무 적다며 친구와 함께 궁시렁거려요.
정작 소스는 찍어먹지도 않는 인간이 할 이야기는 아닌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1회부터 황재균이 가볍게 에러를 하면서 시작해요.
쟤는 왜 유격수 자리만 갖다놓으면 저 지랄이냐며 앞쪽의 아가씨들이 투덜거려요.
갑자기 3루 쪽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는 대호가 불쌍하게 느껴져요.
역시 엘 꼴라시코의 시작은 삽질과 함께 해야 분위기가 나는 거 같아요.
경기가 진행되면서 롯데가 미친듯이 잔루를 쌓기 시작해요.
쉬다 나오면 늘 그렇지 라며 옆의 아저씨들이 공감돋는 이야기를 해요.
근데 잔루쌓는건 엘지도 마찬가지에요.
스코어를 보면 그럴듯한 투수전 같은데 사실은 그냥 변비로 장트러블타가 된 양팀의 병신야구에요.
그나마 엘지는 볼넷으로 나가서 그런대로 홈까지는 들어오고 있어요.
사도스키는 4월보다 볼질은 줄었는데 카운트 싸움 못하는건 여전해요.
그리고 볼넷이든 에러든 뭐든 출루만 시키면 귀신같이 쳐맞는것도 여전해요.
날이 더워지니 다시 정신력이 바닥을 향해 질주를 하나봐요.
사도스키가 이대형을 볼넷으로 내보내요.
이제까지 다시 없었던 격렬한 분노가 관중석에서 느껴져요.
내 뒤에 있는 청년들은 어떻게 깝대에게 출루를 허용하냐며 사도스키를 미친듯이 욕하기 시작해요.
휘두르게 하면 자동 아웃인 넘을 왜 제구하다 볼넷을 주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두 칸 앞쪽의 아가씨들은 김주찬의 도루왕의 최대 걸림돌을 출루시킨다면 개아들과 소아들이 포함된 욕을 시작해요.
아마도 주처님 팬클럽에서 오셨나봐요.
도루라도 허용하면 사도스키를 잔디에 파묻어버릴 기세에요.
심판이 결정적인 오심을 해요.
감독이 빛보다 빠른 에브라처럼 튀어나와요.
에미넴이나 투팍을 연상시키는 속사포 f워드가 쏟아져요.
자세한 상황을 모르는 관중들은 그저 로 감독의 그루브에 맞춰서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해요.
옆의 아재들은 '점마 저거 오늘 집에 가기 싫은갑지?'라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치고 있어요.
새삼스럽게 심판들의 퇴근길이 걱정되는 순간이에요.
7회에도 사도스키가 올라와요.
근데 연속으로 2개의 에러가 터져나와요.
그것도 모자라서 허준혁이는 폭투까지 던졌어요.
관중석이 눈에 띄게 술렁이기 시작해요.
줄 점수 다 줬다고 생각하는 순간 김일엽이 조인성에게 시원한 스리런 포를 쳐맞아요.
역시 잉금님 걱정하는건 일엽킹 밖에 없나봐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포수가 100타점을 돌파하는 순간이에요.
역시 안좋은 기록 세워주는건 롯데가 1등이에요.
갑자기 이정민의 얼굴이 뇌리에 떠오르기 시작해요.
6점차이가 되자 관중들이 슬슬 짐을 싸기 시작해요.
날씨도 금방 폭우가 내릴듯이 심상찮아지고 있어요.
엘 꼴라시꼬의 위용을 아는 어떤 총각은 9회말까지 봐야한다며 버티지만
지루함을 참지 못한 여친의 손에 경기장을 개끌려나가듯이 나가버려요.
점수를 낼 수 있을거란 기대가 점점 희박해지고 있어요.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부산갈매기 한번 못 부르고 갈 순 없다며 계속 버팅기는 사람들도 눈에 띄어요.
옆의 아재들은 다 때려치우고 대호 홈런이나 함 보자며 제발 좀 출루만 해도고라는 주술적인 고함을 질러대고 있어요.
역시 아재들에게 중요한건 롯데 승리 아니면 대호 홈런밖에 없어요.
배장호는 미칠듯한 존재감을 보이며 완벽히 경기를 틀어막아요.
역시 큰 점수차로 질 때는 배장호만한 투수가 없다며 친구와 배장호 칭찬을 해요.
지금은 저렇게 잘 되는 제구가 어째서 박빙에만 올라오면 배팅볼이 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어요.
이럴 때만 잘하는게 오히려 더 얄밉게 느껴져요.
그래도 스겜에는 도움을 준다며 배장호의 존재가치에 대한 고찰을 둘이서 심각하게 하기 시작해요.
김주찬이 안타를 치고 출루를 해요.
그러고는 바로 황성용으로 주자가 교체가 되요.
저건 분명 7회의 뇌주루사의 영향일 것이라고 친구와 수근수근대요.
거기서 뛰는게 대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김주찬을 만나면 한번 꼭 물어보고 싶어요.
정말 개인기록을 의식한 짓이었다면 줄빠따를 맞아도 할 말이 없을거 같아요.
세상 어느 감독도 6점차에서 주자를 삭제시키는 그런 주루를 웃으면서 넘길 사람은 없어요.
집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본 김주찬의 고교시절 기사가 떠올라요.
저 넘은 일관성 하나는 정말 짱이구나 하면서 김주찬을 이해하는걸 다시 한 번 포기하기 시작해요.
갑자기 롯데가 미친듯이 치기 시작해요.
그제서야 남은 사람들이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해요.
가르시아까지 적시타를 치자 사람들 표정이 '이거 혹시?'라는 표정으로 바뀌어요.
강민호의 출루에 이은 전준우의 스리런이 터지자 갑자기 사직이 들끓어오르기 시작해요.
집으로 가다가 쩍번에 놀라 동행하던 여친의 목을 감아 다시 관중석으로 들어오는 총각도 보여요.
한 점차가 되자 마침내 참았던 부산갈매기가 터져나오기 시작해요.
세상에 요런 재미라도 없으면 여기를 왜 올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요.
전준우의 긴 턱이 오늘따라 유난히 탐스럽게 느껴져요.
박종윤의 폭풍삼진이 나오자 달궈졌던 분위기가 썰물처럼 식어버리기 시작해요.
그래도 9회말에 5점을 낸 흔치않은 일을 해낸 선수들에게 관중들은 박수를 쳐줘요.
졌지만 재밌었다는 교과서적인 직관평을 날리며 사람들은 쓰레기를 주워모아요.
9회초 끝나고 집에 간 사람들은 엑기스만 놓치고 가는 꼴이 됐어요.
단지 15분의 공격으로 사람들은 내일 기아전부턴 단디하겠지 라는 알수 없는 포지티브 씽킹을 돋구기 시작해요.
꿈 깨라는 듯이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요.
빨리 집으로 꺼지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봐요.
하루종일 잠잠하던 태풍의 영향이 경기가 끝나자 귀신같이 폭우로 찾아오기 시작해요.
누구 말마따나 역시 엘 꼴라시코는 하늘이 허락하는 경기인가봐요.
경기장을 나와서 친구와 담배 한 대를 물고 오늘 경기를 차분히 복기해요.
이걸 막판까지 포기안하고 쫒아가는 경기를 해서 고맙다고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왜 초반에 그 숱한찬스 다 날리고 다 끝나서 지랄이냐고 해야하는건지 헷갈리기 시작해요.
그냥 한동안 잊고 있었던 꼴데 특유의 병신야구와 마약야구가 동시패션으로 터져나온 경기였던거 같아요.
이런거에 낚이면 결국 욕하면서도 다음 경기때도 보러오게 된다는 해묵은 진단을 내려요.
역시 티비속의 수많은 막장드라마들은 롯데 앞에 다 무릎을 끓어야해요.
각본 없이 이정도로 막장일 수도 있다는건 어떤 의미에서 참 대단한 능력이에요.
내일은 광주로 이동해서 기아와 2연전을 가져요.
어어어 하는 사이에 어느새 귀신같은 3연패에요.
내일까지 지면 다 밟아놓았던 기아 4강의 담뱃불씨가 모닥불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송꼴빠는 빵집개업에 쏟았던 정력을 부디 경기에서 쏟아주길 바래요.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건 그냥 홍성흔 올때까지 닥치고 태풍이 롯데를 따라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오늘같이 해서는 송삼봉 모드가 아니고 송십봉 모드가 되도 연장 12회 무승부가 나올거 같아요.
갑자기 로감독의 폭풍 퍼킹모드가 생각나서 현기증이 도지기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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