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과 MLB 진출
- 작성일
- 10-07-22 02:35
오늘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고 나서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닌 이런 저런 주관적인 느낌을 적어봅니다.
일단 일본 진출은 배재하고 MLB 진출을 전제하고 이야기해봅니다.
오늘 투구 멋있었죠. 하지만 MLB 진출을 전제한다면 일정부분 부정적인 느낌도 마음 한 구석에 들더군요.
올 시즌 류현진의 기록 정말 대단하죠.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이 녀석 KBO에 최적화되는 과정이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듭니다.
일본 진출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김태균을 보자면
김태균은 오래전부터 상위리그 진출을 전제로 타격 매커니즘을 짜나간 것을 한화팬들이라면 다들 아실겁니다.
단순히 KBO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겠다는걸 목표로 했다기보다는
상위 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속셈으로 단기간의 손해를 일정부분 감수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것이 일본 진출 첫 해에 성공적인 성적을 거둘 수 있게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보거든요.
하지만 반면에 류현진의 현재 모습은 한 단계 상위 리그의 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그 무엇을 가다듬기보다는
현재 KBO에서 어떻게 하면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에 최적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당장 본인의 개인 성적과 팀 성적 측면에서 보면 큰 도움이 되고 있죠.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신의 잠재력을 일정부분 희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김광현의 투구를 보면 미숙한 점도 눈에 띄지만
머라고 해야할까... 기본적으로 한 단계 위의 타자들까지도 전제한다는 느낌이 있거든요.
예전에 MLB 스카우터들이 MLB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김광현을 더 위로 본다는 식의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MLB 스카우터들은 리그 수준 차이를 감안하면 지금 KBO에서 보여주는 실력에 그 선수의 잠재력을 함께 볼 수 밖에 없으니까요.
류현진이 해외진출 했을때 어느 정도의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에 대해서 팬들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다들 류현진이 지금 모습보다 성장할 것이다 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모습 그대로 MLB에 대입한다는 것 자체가 리그의 수준 차이를 감안할때 무리라는 것을 아니까요.
결국 류현진이 MLB에 진출한다고 했을때
류현진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진출을 해야 성공적인 MLB 진출이 가능할텐데요.
물론 한화팬의 입장에서 년수 다 채우고 때 되서 나가는 거 좋죠.
하지만 한국 야구 최고의 에이스팬으로서 MLB 진출해서 반드시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올시즌 이렇게 계속 던져준다면 딱 올해 KBO에서 할 수 있는 것 다 하고
나가는 것이 최적의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 이대로 1년 1년 더 지나서 팀 상황에 자신을 맞추고 리그 수준에 자신을 맞추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깎아나간다면 정작 때되서 진출한다면
리그의 수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흔히 이야기하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사이의 점오 식의 투수 밖에 되는게 아닌가 싶은 우려도 되네요.
NPB도 상위리그긴 하지만 일본 진출은 이런 식으로 주욱 나가다가 해도 됩니다.
하지만 MLB는 류현진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시기에 나가야합니다.
실패를 겪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 그리고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는 힘이 있을때 나가야 그나마 성공을 바라볼 수 있는게
무시무시한 MLB 니까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보면서
솔직히 전반기 만으로도 류현진은 KBO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이뤘다고 봅니다.
KBO에서 더 이상의 성장은 없을 겁니다.
냉정하게 팀 사정도 류현진이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무언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못 만들어줄테구요.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다면 실패해도 일어설 수 있는 지금이 최적의 상황이 아닌가 싶은데
또 팀 사정 생각하면 가슴이 아픈게 현재네요.
류현진 선수도 팀도 무언가 선택을 해야할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KBO에 계속 남아서 전설을 만드는 것도 좋죠. 저는 이것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상황에 쫓기면서 이것저것 다 챙기면서 어설프게 상위리그 진출하는 나쁜 사례는 없었으면 합니다.
선수의 자존심도 팬의 자존심도 큰 상처를 남길테니까요.
결국 류현진 선수의 무시무시한 능력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결단이 때가 오네요...
너무 대단해서... 아깝고 또 그래서 안쓰럽고 그럽니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님이 있는 김광현이 부럽구요...
에효... 열대야로 잠도 안오고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나서 잡설 좀 적어봅니다.
횡설수설하느라 동어반복도 많고 그러네요;;; 다들 좋은 꿈 꾸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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