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감독님팬으로써의 이런저런 생각.
- 작성일
- 11-08-19 00:33
사실 저는 SK팬이라기보다는 항상 김성근 감독님 팬입니다.
어렸을적 꼴지만 하던 쌍방울에 부임하셔서 작전 야구니 뭐니 좋지 않은 소리를 많이 들으시면서도
2위로 첫 플레이오프, 3위로 준플레이오프 까지 가게 해주셨거든요.
그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만년 꼴지 쌍방울 팬이 지는 날보다 이기는 날이 더 많아졌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았겠어요.
그렇게 기분 좋아지게 만들어주셨던 감독님 팬이 되었던거는 당연한 수순이었지요.
사실 꼴찌팀 성적은 좋게 만들게 해줘도 우승은 못시키는 감독이라는 달갑지 않은 평이 계속 따라다니셨지만
저는 그런게 별 신경 안쓰였어요. 왜냐면 꼴지만 하다보니 2등 3등 하는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리고 그 2등,3등을 할수있게 된 원동력은 절대적으로 감독님 덕이였으니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imf때문에 여러 선수들을 팔고 결국에는 해체되는 과정에서도 최선을 다하면서, 끝까지 선수들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기도 했지요.
02년 엘지에서의 가을야구 역시 저에게는 또다른 감동이였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좋지 않은 모습으로 구단에서 쭃겨났지요.
좀 슬펐습니다. 이렇게 잘해주신 분이 왜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왜 그 많은 안티들에게 시달려야 하는지.
하지만 다시 07년에 SK감독으로 오셔서 결국 그분의 야구를 꽃피우셨고 인정받게 됐지요.
기뻤습니다. 정말로 기뻤습니다.
하지만 이번 역시 끝은 좋지 않네요. 사실 감독님이 많이 힘드시기도 하겠지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대나무처럼 곧게 살아오신분이고 숱한 고비들을 넘겨오신분이기에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주실지 더 기대가 될뿐이죠.
사실 걱정이 되는건 SK팬이되버린 어린 야구팬들이랄까요?
제 경우도 그렇지만 어린 야구팬들에게는 야구의 재미도 재미지만 응원하는 팀의 성적이 팬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거든요.
우리팀 이겼다. 또 이겼다. 하면서 친구들한테 자랑하면서 팬이 되가는거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면서 팬들을 늘려가고 있는 시기에 이런 막장행보라니요;;;;
SK팬이 되버린 어린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 또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팬들은 어떻게 될지..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뭐 저같은 철새팬이야 감독님 따라서 다시 응원하면 되겠지만은....
여튼 SK구단의 행태는 국내야구를 10년 이상은 후퇴시킨거 같아 씁습하네요.
p.s 앞으로 SK구단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의 성적은 안나올거라고 거의 확신합니다.
그냥 갑갑하고, 오늘 문학구장에서 난리친 분들 마음도 이해가 되고...
밤새면서 쓰는 글이라 그런지 두서도 없고 망한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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