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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포인트 칼럼에 정우영 아나운서가 쓴 글이네요~

글은 길지만 재밌습니다. 한번 읽어보시죠!

(중략..)

김광현이 이병규와의 대결을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그를 오랜시간 기다리도록 만들었다.
- 그를 자극할만한 기억을 다시 한 번 눈앞에서 보여주었다.
- 그가 가장 좋아하는 위치로 강한 공을 던졌다.
즉, 경기개시이후 꾸준하게 이병규를 흔든 것이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통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날의 김광현과 정상호 배터리는 어떻게 이런 심리적인 전술이 가능했던 것일까?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광현에게 질문했다. 왜 그렇게 투수판에서 발을 자주 풀고 잦은 견제동작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타이밍을 뺏기 위해서는 아니었구요. 오늘 경기 전에 사인을 바꿨거든요. 그래서 포수와의 사인이 잘맞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이날 경기에서 김광현의 모든 행동은 마치 미야모토 무사시가 사사키 코지로와의 결투를 승리로 이끌었을 때처럼 결정적인 상황에서 이병규를 잡아내기 위한 준비동작처럼 느껴졌지만 그 모든 것은 사실 사인을 바꿨기 때문에 일어난 우연이었던 것이다.

야구에서는 기록이 존재한다. 또 그 기록을 절대적인 가치처럼 받아들이는 부류도 있다.
그러나 야구라는 스포츠는 투수와 타자로 대표되는 사람과 사람간의 맞대결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분을 떼어놓고 생각하기란 어렵다. 그리고 그 심리적인 면도 우연에 의해 좌우될 때가 있다.

바로 6월 28일, 김광현과 이병규가 만들어낸 이 경기의 결정적 순간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