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4팀4색 그들이 꿈꾸는 가을의 추억
- 작성일
- 11-10-26 00:09
빅이슈 코리아 22호에서 발췌(많이들 사서 보셔요 +_+)
누구에게나 추억은 있다. 그리고 가을은 매년 돌아온다. 201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하는 팀의 팬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할 가을의 전설 같은 이야기들.
그들의 기억하는 가을은 네 가지 색이다.
SK 와이번스(한국시리즈 우승 3회) : 2007 한국시리즈 4차전
2007년에 최초로 '스포테인먼트'라는 화두를 들고 나온 SK는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던 공약대로 김성근 호 출범 첫 해에
정규시즌 1위가 되었다. 목표했던 흥행에도 성공했다. 파죽지세의 SK에게 남은 것은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일뿐이었다.
그러나 경기 감각이 떨어진 SK는 홈에서 벌어진 1,2차전을 모두 내줬다. 잠실로 원정을 가서야 간신히 첫 승을 했지만 시리즈 전적은 1승 2패.
SK로서는 4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절실했다.
하지만 선발 예고된 양 팀의 투수의 무게는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두산 선발은 22승 5패, 평균 자책점 2.07의 다니엘 리오스. 그 해 정규시즌
최고 투수였다. 반면 SK 선발 김광현은 류현진을 뛰어넘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 정규시즌 성적은 3승 7패에 그친 풋내기였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고전할 듯 보였던 김광현은 전혀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결과는 7과 1/3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내주면 탈삼진 9개를 잡아낸 김광현의 완승. 시리즈를 2:2로 만든 SK는 여세를 몰아 5,6차전까지 승리했다. 그간 우승이 없어
저평가를 받던 김성근 감독은 SK 부임 첫 시즌에 우승하며 SK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KIA 타이거즈(한국시리즈 우승 10회) : 2009 한국시리즈 7차전
2009년, 타이거즈는 97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올라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상대는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 3년 연속 두산을
상대로 시리즈 판세를 뒤집은 SK의 저력은 강했다. 김광현, 박경완, 전병두가 빠졌음에도 좀처럼 빈틈이 없었다. 전, 현직 SK 감독의 대결이자
사제지간인 김성근, 조범현 감독의 대결, 역전과 재역전, 수차례의 벤치 클리어링과 항의로 말미암은 경기 중단사태등 명승부의 조건을 두루
갖춘 양 팀의 맞대결은 결국 3번의 승리와 패배를 나눠 가지면 7차전으로 흘러갔다.
광주에서의 1,2차전을 승리했으나 뜻밖에 쉽게 승부를 몰고 가지 못한 KIA는 7차전에서도 고전하고 있었다. 경기 중반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며
6회까지 1:5로 끌려갔다. 하지만 모두가 SK의 한국시리즈 3연패를 예감한 순간 타이거즈의 반격은 시작됐다. 김원섭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나지완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날려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7회에는 신인이던 안치홍의 솔로 홈런, 김원섭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정신력의 싸움이었다. SK 채병용은 또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몸 상태로 보자면 채병용은 던질 수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상황과 분위기는
채병용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선수로 바꾸어놓았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 그는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9회 말 1사에 다시 등장한 나지완은
채병용이 던진 높은 코스의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끝내기 홈런이었다. 채병용도, 나지완도, 12년만에 우승을 맛본 이종범도 모두 울었다.
한편, 나지완은 이 경기에서 대주자로 교체될 뻔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조볌현 감독은 나지완을 빼지 않았고, 그는 멋진 끝내기 홈런으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국시리즈 최초의 7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KIA는 숙원이었던 V10의 금자탑을 쌓았다.
롯데 자이언츠(한국시리즈 우승 2회) : 84년 한국시리즈 최동원이 등판한 모든 경기
82년에 출범한 프로야구는 88년까지 전기, 후기로 나뉘어 진행됐다. 한국시리즈는 전기, 후기 우승팀의 대결이었다. 84년 전기리그에서 우승을
거둔 삼성은 OB가 두려웠다. 82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OB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결국 삼성은 후기리그 후반 롯데와의 두
경기에 일부러 패하는 '져주기 게임'까지 감행하며 롯데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자존심이 상한 롯데 선수들은 한국시리즈에서 제대로 설욕할 것을
다짐했다.
롯데 강병철 감독은 객관적 전력의 열세를 최동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극복하고자 했다. 강 감독은 "1,3,5,7차전에 최동원을 선발로 투입하여 4승
3패로 우승하자."고 선언했다. 당시 기준으로도 분명한 혹사였다. 이 계획에 대해 강 감독이 최동원에게 양해를 구하며 "동원아, 우야겠노.
여기까지 왔는데..."라고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에 최동원도 망설이지 않고 "알겠심더. 함 해보입시더."라고 화답하며 '최동원 시리즈'의 막이
올랐다.
최동원이 나선 1,3차전은 롯데, 2,4차전은 삼성이 승리를 거두며 5차전을 맞았다. 그러나 최동원이 나서고도 5차전에서 3실점으로 패한 롯데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그러자 롯데는 6차전에도 최동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5회부터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최동원은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3승 3패, 마지막 7차전, 선발은 예정대로 최동원. 이미 4경기에서 31이닝을 던진 뒤였다. 지칠대로 지친 최동원은 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동료들이 그를 도와주었다. 8회초 유두열이 3점 홈런으로 6:4를 만들며 경기를 뒤집었다. 다시 힘을 낸 최동원은 또 한번의 완투를
했다. 혼신의 힘으로 던진 9회 말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5경기 40이닝, 네 번의 완투, 홀로 따낸 네 번의 승리. 선수가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기 위해서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최동원에게는 단 한 번의 가을이면 충분했다.
삼성 라이온즈(한국시리즈 우승 3회, 전후기 통합우승 1회) :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은 유난히도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다. 2002년 이전까지 한국시리즈에 7회나 올랐지만 우승은 단 한번도 없었다. 2001 시즌을 앞두고는
해태에서 아홉 차례 우승을 일궈낸 우승청부사 김응룡 감독을 영입하여 정규시즌 1위를 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의 공격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오프시즌 동안 양준혁을 FA로 재영입하며 다시 우승의 의지를 불태운 삼성은 막강전력답게 다시 정규시즌 1위가 됐다. 이번에는 김성근 감독이
LG를 이끌고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왔다. 대구에서 1승씩 나눠 가진 양 팀의 대결은 잠실에서 삼성이 3, 4차전을 가져가며 우위를 점했다. LG가
5차전에서 반격한 뒤 다시 시리즈는 대구로 옮겨 치뤄졌다.
6차전에서 분위기가 오른 LG의 타선은 초반부터 삼성의 마운드를 공략하며 8회까지 9득점했다. 고관절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기 어려웠던 김재현은
투혼을 발휘했다. 펜스를 맞히는 장타를 날리고도 절뚝거리며 힘겹게 1루까지밖에 가지 못했던 모습은 아직도 LG팬들이 기억하는 2002년 가을
최고의 순간이다.
8회 말 김한수의 희생플라이로 6:9까지 따라붙은 삼성은 9회에 역전드라마를 만들었다. 김재걸의 2루타와 브리또의 볼넷으로 1사 1,2루. 이승엽은
이상훈을 상대로 우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으로 인한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해영이 바뀐 투수 최원호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은 여덟 번의 도전만에 비로소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이승엽은 이 동점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시리즈 타율 1할 대의 부진에 빠져
있었지만 김응룡 감독은 이승엽을 끝까지 믿었다. 이승엽은 정신적 압박감을 스스로 극복하며 이듬해에는 56홈런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한편, 김응룡 감독의 시리즈가 끝난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야구의 신과 경기를 펼친 것 같았다."고 밝히며 적장인 김성근 감독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이 '야신'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 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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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불만이 있는 부분도 살짝 있는데 뭐 그냥 추억을 되새겨보자는 생각에서 타이핑해봤쓰혀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