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어제 옆집 한게에서 포수논쟁이 있었고...

저도 열심히 참여해서 이런저런 댓글 꽤 많이 썼었는데...



거기에 글을 써보려다가 거기서는 하고 싶은 얘기 댓글로 다 해 버려서,

베팍유저님들 생각도 궁금하기에 여기에 글을 써 봅니다.



제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다음의 두 가지 입니다.


Q1. 포수의 수비능력은 중요한가?

-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아마 대부분이 '그렇다'고 답하실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9개의 수비포지션중 수비중요도가 가장 높은 포지션이 바로 '포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부분은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Q2. 포수의 수비가 중요하다면 수비능력의 차이가 공격능력의 차이를 극복해 낼 수 있겠는가?

- 사실은 이 부분이 논쟁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이 부분은 생각의 차이가 제 각각이라... 극단적으로..
  > '포수도 무조건 공격력이 장땡'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 '포수는 수비가 중요하기에 공격력을 아주 많이 손해보더라도 수비 좋은 포수를 주전으로 써야 함'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요 사이에 펼쳐지는 스팩트럼 위에 다양한 곳의 의견들이 존재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실제 Data를 한 번 들고 왔습니다.

어느 팀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던' 선수들의 한 시즌 성적입니다. (126경기 시절입니다)

A 0.290 95경기 283타수 82안타 14홈런 48타점 136루타 20사사구
B 0.216 93경기 194타수 42안타 1홈런 19타점 57루타 10사사구
C 0.141 54경기 92타수 13안타 0홈런 12타점 17루타 7사사구


여기서 A포수는 포수를 못볼 정도는 아니지만.. 포수수비능력으로는 8개구단 포수들중 최하위급에 속해 있는 선수였습니다.

B포수는 국대주전포수 출신으로 8개구단 TOP급 포수수비능력을 가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상위급'이라고 평가받는 선수였습니다.

C포수는 포수수비는 걍 그럭저럭인 선수였습니다. 원래 공격력은 좀 있는 선수였는데.. 그래서 포수마스크 자주 썼던 선순데 이 해는 망했습니다.



공격스탯만 놓고 본다면 이 팀에서 주전포수는 무조건 'A'포수여야 했습니다. 공격력의 차이가 B, C에 비해 압도적이었거든요. 공격력이 좋아 출전경기나 타수 또한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해 이 팀의 주전포수는 'B' 선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세 선수중 '포수수비이닝'이 제일 많았던 선수는 'A'선수로 기억합니다. (스탯티즈가 없어서 정확한 확인이 어렵네요. 단 바로 저해는 제가 야구장에서 살았던 시즌이어서... 걍 기억에 의존.. ^^;)

'A'선수의 출장경기와 타석수가 많았던건 공격력이 훌륭하다보니 지명타자로 출전한 경기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이 팀에는 'A'와 비슷한 공격력의 좌타 지명타자가 있었고... 그래서 A는 지명타자로 나오기도 하고 포수로도 나오기도 했지만,
그 어느쪽도 확실한 주전자리를 꽤차지 못했기에 결국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습니다.

'B'선수는 빈약한 공격력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 팀에서 '포수수비능력'에 있어서 상대적인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었기에 93경기나 포수마스크를 쓰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A가 선발로 뛰다 후반에 B로 교체된 경기도 많았지만요.

덕분에 '포수 선발출장 횟수'도 이 해에는 B>A>C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 해.. A가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이고, B의 공격력은 예년 그대로여서... 원래 주전 포수였던 B의 밥그릇을 A에게 많이 빼앗기기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딱 이 정도가 '포수수비가 포수공격력을 상쇄하는 이븐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A의 공격능력 7성급 수비능력 2성급
B의 공격능력 4성급 수비능력 6성급

이 정도면 아.. A를 써야하나.. B를 써야하나...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수준이 아닐까 한다는 것입니다.




'포수의 투수리드 무용론'에 대해서는 저는 중립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바꿔말해서.. 포수가 투수리드 암만 잘해봤자 투수가 포수 의도대로 공을 던져주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 없...
(세상에는 만화 '크게 휘두르며'의 주인공 투수와 같은 선수는 존재하지 않죠)

거기에다가 포수가 원하는데로 공을 못던지는데... 구위가 쩔... 몸쪽 낮은 코스 꽉찬 스트라이크 요구했는데 공은 바깥쪽 높은쪽 스트라이크 코스로... 근데 구위가 쩔어서 타자는 걍 헛스윙...


이게 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면 타석에서의 타자와 투수의 승부에서 '수싸움'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에...

'수싸움 능한 포수'가 홈플레이트 뒤에 앉아있다면 마운드위의 투수의 능력도 배가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하지만 포수의 수비능력에는 '투수의 볼배합' 리드만 있는 것이 아니죠.

1경기를 치루면 9개 포지션중에서 공 받을 기회가 가장 많은 포지션은 포수죠.


뚝 떨어지는 변화구.. 특히 포크볼 같은 구종이 주무기인 투수가 마운드에 서 있는데 블로킹 능력이 Hell인 포수가 타자뒤에 앉아 있다면...

또는 구위는 작살인데 제구가 안좋아서 가끔 패대기 치는 공을 던지는 투수의 공을 블로킹 능력 잼병인 포수가 받아야 한다면...



상대팀에 발빠른 주자들이 많은데.. 포수의 도루저지 능력이 Hell이라면...



미트질에 대한 얘기는 아래에도 있었느니 생략하고...



여튼 종합적인 것을 고려해볼때...

포수의 수비는 공격력을 어느정도 희생하더라도 중요시 여길 필요가 있는 포지션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다고 물론 무조건 공격력 희생을 할 순 없죠. 그것도 정도껏이긴 하죠.

예를 들어 위의 예시에 나온 공격스탯을 가진 A와 C선수가 있다고 할 때... A의 수비능력은 최악, C의 수비능력은 역대급 최상 이라한다면.. 암만 수비능력이 차이가 나도 C의 공격능력이 LA시절 타석에 섰던 박찬호 수준이라면... 이 경우 주전은 무조건 A가 되겠죠.

이 해에는 그나마 B정도라도 있었기에 B가 좀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던 것일뿐...




과거 프로야구 역사를 보면 이런 사례가 무수히 많죠.

대표적으로 1993 삼성의 김성현선수...

공격스탯은 괜찮았죠.

0.270 296타수 80안타 11홈런...

하지만 포수수비능력이... OTL


결국 플옵을 준비해야 했던 삼성은 포수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고...

이상목이라는.. 후에 크게 성장하는 유망주 투수를 내어주고, 빙그레의 후보 포수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할 수 밖에 없었죠.



물론 1992년까지 무려 4년간 빙그레에서 단 26타수 5안타를 기록했던 박선일 선수가 삼성에서 주전 마스크를 쓰며 공격 포텐도 터뜨리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빙그레에 선사하며 삼성 KS 진출의 일등공신이라는 얘기까지 듣기도 했죠.

그러다가 플옵에서인가? 부상당해 KS 경기를 못뛰게 되었는데... 결국 이종범선수에게 삼성 배터리가 농락당하며, '삼성 KS 패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박선일의 부재' 이런 소리도 나왔었고...




최기문-진갑용이 같이 국대에 뽑혔던 옛 아마국대에서도...

당시 진갑용은 '역대급 공격형 포수', 최기문은 '역대급 수비형 포수' 이런 과장 조금 섞인 평가를 많이 받곤 했었는데...

결국 국대에서 주전마스크를 더 많이 썼던 건 최기문선수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진갑용의 공격력을 썩힐 순 없어서 진갑용선수는 포수미트 대신 1루수 미트를 쓰고 국대 경기에 많이 나오곤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얘기들은 물론 옛날 옛적.. 1990년대의 이야기들입니다.

그때와 지금의 야구환경은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포수수비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네요.

이쯤에서 여러분은 어느 정도 견해이신지 궁금하네요.



저는.. 대충 7점 척도로 평가한다고 할 때...


A : 공격 A급 - 수비 D급 포수(우타)
B : 공격 D급 - 수비 S급 포수
(그리고 팀에 A급 공격력을 가진 좌타 지명타자감이 있음)


1. 무조건 우리팀 주전은 A다
2. A가 주전이지만 B도 출전기회를 꽤 부여한다
3. A 80경기, B 53경기 정도로 선발출전 시킨다. (A 쉬는 날은 지명으로도 내보낸다)
4. A, B 반반씩 내보낸다.
5. B 80경기, A 53경기 정도로 선발출전 시킨다. (A 쉬는 날은 지명으로도 내보낸다)
6. B가 주전이지만 A도 포수로 출전기회를 꽤 부여하지만, A는 주로 플래툰 지명 또는 대타로 쓴다.
7. 무조건 우리팀 주전은 B다. A는 포지션 전향시키거나 지명으로만 내보낸다.


저는.. 5번 6번 사이쯤 되지 않을까 싶네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