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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프로에 와서 겪은 감독님 네분(김인식, 김경문, 김진욱, 송일수) 중에 가장 좋았던 분이 누구야.

김 : 김인식 감독님이지. 김경문 감독님도 그렇고. 김경문 감독님은 나 때문에 너무 힘드셨어. 내가 스타일이 너무 강하잖아. 그런데 그분도 마찬가지로 아주 강한 분이셔서 트러블이 많았어. 그런데 딱 2년 지나니까 감독님을 이해하게 되더라. 왜 저렇게 하시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확’하고 캐치하게 됐어. 그 순간에 든 생각이 '아, 저 분과 우승 한번 하고 싶다'였는데, 1년 후 그만두시더라. 너무 아쉬웠어. 지금도 아쉽고. 김인식 감독님은 내 은인이시지. 믿음의 야구를 하시는 분이니까. 선수가 경기에 나가면, 그 선수가 성공할 때까지 믿어주고, 도와주는 분이시잖아. 김 감독님이 얼마전에도 전화오셨어. 나보고 하시는 말씀이 '이대로 끝내지 마라. 잘 하는 모습을 보여준 다음에 끝내라'고 하시더라. 너무 감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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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형 홈런수가 많이 줄었어. 나는 형 같은 괴물은 죽기 직전까지 1년에 30개씩 펑펑 칠 수 있을 것 같았어.

김 : (웃음) 그런데 그건 내가 선택한 것이기도 해. 홈런에 대한 욕심을 어느 정도 버린 거야. 잠실이라는 큰 운동장을 쓰고 있기도 하고. 살아남는 방법이지. 잠실은 너도 알다시피 정말 홈런치기 어려운 야구장이잖아. (김)현수 같은 선수도 20개 치기 어려운 곳이야. 난 아직도 가끔 ‘내가 어떻게 이 야구장에서 홈런을 30개나 쳤지’라고 생각하곤 해.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될 정도야. (타이론) 우즈 사십 몇개 치고. 진짜 그건 대단한 거야. 어휴. 그래서 난 잠실에서 홈런 30개 친 타자는 무조건 인정해. (이)승엽이, (김)태균이. 정말 대단한 타자들이고 실력을 인정하는 선수들이지만, 잠실 오면 30개 치기 쉽지 않을거야.

정 : 난 선수시절에 형 홈런 펑펑 치는거 보면서, 대전이나 대구였으면 50개 치겠다라고 생각했어. 잠실 펜스앞에서 잡히는 걸 너무 많이 봤으니까. 다른 구장 가면 그냥 쉽게 홈런인 타구인데.

김 : 50개 치지. 충분히 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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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나는 눈 어땠어.

김 : 넌 별로 였어.

정 : 뭔소리야 형.

김 : 네가 야구를 잘 했던 건 눈이 좋아서가 아니라 얍삽했기 때문이야.(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