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심리학 용어 중 '낙인효과(Stigma Effect)'가 있다. 여러 번 부정적 평가를 받은 사람은 점점 그렇게 변해간다는 뜻이다. 프로야구는 최근 들어 오심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판 A씨는 "심판들이 '멘붕(멘탈 붕괴의 줄인 말)'에 시달리는 것 같다. 부담감이 크다 보니 실수가 더 나오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갖고 집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마음 속에 상처가 두껍게 쌓여간다"고 털어놨다.

여러 차례 오심으로 도마에 오른 심판은 그라운드에서도 위축되기 십상이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야 하는데, 두려움을 안고 시작하면서 실수를 연발한다. 도상훈 KBO 심판위원장은 "심판들이 잦은 오심 시비로 구설에 오르면서 경직되고 위축된 측면이 있다. 그로 인해 하지 말아야 할 실수들이 더 자주 나오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처가 낫지 않고 곪는다. 심판 B씨는 "경기를 마친 후 숙소에 들어가면 TV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등에서 동료들의 오심 시비나 논란 장면이 계속 나온다. 괴로워하는 동료를 보면 정말 슬프다. 실수할 사람이 아닌데, 확실한 오심을 한 심판을 보면 나도 언제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심 시비가 잦다고 해서, 기존 심판들을 배제하고 새로운 이들로 심판진을 개편할 수 없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꾸준하게 젊은 심판들을 영입하고 양성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에 바로 투입할 수 없다. 심판 한 명을 키워내기 위해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재의 심판들이 정신적 내상에서 빨리 벗어나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심판 A씨는 "지금 심판들은 오심 논란으로 비난을 받으면 스스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심리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 빨리 상처에서 벗아나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도상훈 위원장은 "지금 당장 구체화하기는 어렵지만, 심판들이 더 나은 판정을 하도록 돕기 위해 강사를 초빙하거나 심리 상담 등을 받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실은 선수, 팬들도 상처받고 멘붕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