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장난 아니게 더웠습니다.

하루 고생 좀 하겠구나 하는 걱정이 생길 정도로 더웠답니다.

어제보다 10분 늦은 9시 40분 운동장으로 출발했습니다.

호사방지기는 조금 일찍 나와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김상훈 선수가 내려 오더군요.

평상시 예절을 무지 강조하는 김상훈 선수라 장난반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인사를 받은 김상훈 선수는 양손을 크게 벌리며 "베리 타이어드!" 라고 외쳤습니다.

발음이 어찌나 좋던지...아메리카 본토 발음인줄 알았습니다...인디언....ㅋㅋ

차를 타고 운동장으로 이동, 훈련준비를 마치자 선수들이 모두 도착했습니다.

오전 일정은 어제와 큰 차이 없이 워밍업을 하고 조별훈련에 들어갔습니다.

어제와 같이 스트레칭이 끝나고 토스로 이어졌는데 로페즈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빨랫줄 토스

를 선보였습니다.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관중석에서 구경하던 현지인들이 토스훈련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

어오는 로페즈에게 이름을 물어볼 정도니 어느정도 예상이 가시겠죠...암튼 대단하답니다.

오늘은 불펜피칭을 하는 곳으로 먼저 갔습니다.

강철민, 유동훈, 서재응, 김영수, 고우석 선수가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열심히 불펜 피칭을 하고 있는데 유독 고우석 선수만이 포수도 알아먹지 못하는 사인을

자꾸 보내고 있었습니다.

포수가 "도대체 어느나라 사인이냐"고 물어보더군요...순간 웃음이 피식 나왔습니다.

어제 야간훈련때는 상무 반바지를 입고 나온 조태수 선수한테 "그걸 후배들 주고 나오지 여기

괌까지 가져 왔다"며 핀잔을 준 고우석 선수입니다.

요 며칠 겪어 보는데 참 잼있고 정감이 가는 선수입니다. 가끔씩 짓는 표정도 매우 코믹하구

요...ㅎㅎ

고우석 선수에서 시선을 떼 오른쪽에서 피칭하는 서재응 선수를 지켜봤습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봐도 새로운 투구폼에 많이 적응이 된 듯 합니다. 볼을 받는 차일목 포수는

계속 "재응이형 좋습니다"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서재응 선수가 일구 일구 피칭을 한 후 차일목 포수한테 뭔가를 확인하였습니다.

궁금하지만 지금은 훈련중이라 꾹~ 참고 있다 서재응 선수의 피칭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피칭이 끝난 후 확인해보니 볼의 회전과 볼끝의 힘을 계속 체크했다고 합니다.

차일목 포수 말로는 작년 이맘때 보다 훨씬 좋아졌고 볼에 힘이 붙었다고 했습니다.

올 시즌 서재응 선수가 흘린 땀방울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겠죠~ ^^

차일목 포수의 말한마디에 오전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불펜피칭이 모두 끝나고 투수 수비훈련조로 이동했는데 거기서 참 보기드문 광경을 목격하였습

니다.

이강철 코치가 투수들의 수비훈련을 위해 펑고를 치고 계시는데 이강철 코치 바로 옆에 로페즈

가 볼박스위에 앉아서 이강철 코치에게 볼을 하나씩 건네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2004년 입사 이후 외국인 선수가 훈련 도우미로 나선 광경은 처음 봤습니다.

훈련 도우미를 자청한 착한 로페즈입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조금 거만하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착한 선수가

있었다니...

옆에 있는 이성우 포수에게 이런 광경 본적 있냐고 물었는데 이성우 포수 또한 운동한 이래 처

음이랍니다.

아무튼 로페즈에 대한 느낌이 매우 좋습니다.

투수들과 워밍업을 끝낸 후 김상훈 선수를 제외한 포수들은 장재중 코치의 지도를, 홍세완.장

성호.김상훈 선수는 감독님이 직접 쳐주시는 펑고를 받았습니다.

배팅훈련에서 홍세완 선수는 꾸준히 펜스를 넘겼구요 김상훈 선수도 3연속 담장을 넘기는 파워

를 자랑했습니다.

아직 1월임을 감안하면 몸상태가 상당히 좋아 보였습니다.

장성호 선수는 홍세완, 김상훈 선수의 타구가 의식됐는지 갑자기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

습니다.

담장을 넘기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습니다. ㅋㅋ

그 순간 장성호 선수가 "오~ 갔어!" 라고 오른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저도 그말을 듣고 바로 고개를 돌려 타구를 계속 주시했죠...

근데 왠걸... 담장 앞에서 뚝! 떨어지는 겁니다.

순간 머슥한 장성호 선수....올렸던 팔을 조용히 내리고 묵묵히 티배팅을 하러 가더군요...ㅋ

ㅋㅋ

거기 서있는 저도 조금 머슥했답니다.

장거리 러닝까지 모든 훈련을 마친 투수들은 먼저 숙소로 이동했구요 1시간후 타자들도 모든

마무리를 한 후 숙소로 가는 차에 올랐습니다.

차일목, 이성우, 백용환 선수는 자청해서 숙소까지 뛰어갔답니다.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이렇게 모든 선수가 숙소로 향하고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지었습니다.

내일은 쉬는 날이라 야간훈련이 없습니다...선수들의 표정이 밝은 이유죠~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구요 내일 또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