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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고 있는 19세 루키 김상수(삼성)과 안치홍(KIA)을 만났다. 인터뷰는 대구로 원정 온 안치홍을 김상수가 KIA 숙소 그랜드호텔로 찾아가는 형식으로 지난 24일 진행됐다.

김상수와 안치홍은 영호남 라이벌팀 소속으로, 또 신인왕 경쟁자로 갈려있다. 그러나 둘은 지난해 7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함께 맛 본, 평생 잊을 수 없는 동료이기도 하다.

만나자마자 수다가 시작됐다. 안치홍은 "어제 연장전에서 수빈이(두산 정수빈도 청소년대표 동기다)한테 결승 3루타 맞고 졌어"라며 하소연했다. 정수빈 얘기가 끝나자 김상수는 "(LG) 심수창 선배 투심패스트볼 봤어?"라고 물었다. 착 달라 붙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그들의 프로 적응기를 들어봤다.

-어떻게 지내나. 원정 다니는 일이 피곤할 텐데.

안치홍(이하 안)="아직 적응이 안됐다. 오늘도 광주에서 대구로 새벽 이동을 했는데, 호텔에 오니 새벽 2시더라. 선배님들은 버스에서 잘 주무시지만 난 잠이 안 온다. 또 아침 8시면 눈이 떠진다."

김상수(이하 김)="마찬가지다. 잠실에서 대구로 내려왔는데 나 역시 버스에서 잠을 못 자겠다. 버스에서 자본 적이 없어서…. 내년이면 익숙해질까?"

-그래도 19세 타자가 선발로 뛰는 게 용하다.

안="지난해 가을캠프부터 3루수 훈련만 죽어라 했다. 1군에서 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선발로 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직 정신이 없다."

김="미디어데이 때 선동열 감독님이 나를 개막전 1번타자로 쓰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대수비, 대주자를 하면서 천천히 배울 알았다. 영광일 뿐이다."

-나이가 두 배는 많은 양준혁, 이종범과 '동료'가 된 느낌은.

안="스무 살 많은 이종범 선배님이 미숙한 플레이를 지적해주실 때마다 어렵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팀에서 이종범 선배님이 바람, (이)용규 형이 바람의 아들, (김)선빈 형이 바람의 손자다. 나는 바람의 증손자로 불러 주신다."

김="7세 차이 이상은 형이 아니라 선배님으로 부르는 게 내규다. 당연히 '양준혁 선배님'이다. 그런데 가끔 날 보고 '형은 말이야~'라고 말 하신다. 형이라니, 많이 부담스럽다. 내가 슬라이딩을 자주 하니까 양준혁 선배님이 '나이 들면 고생한다'고 말리신다."




-프로 투수들을 상대해 보니 어떤가.

안="100% 직구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도 날카로운 변화구가 날아온다. 변화구를 노릴 때 직구가 오면 커트라도 해야 하지만 그것도 힘들다. 고교 때는 삼진을 거의 당하지 않았는데 프로에서는 정신이 없다. 그래도 자신 있다.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으니까."

김="지난해 전국대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한 번도 삼진을 당한 적이 없다. 맞히는 건 자신 있었는데 프로는 역시 다르더라. LG 봉중근 선배님의 원바운드 너클커브에 두 번이나 헛스윙을 했더니 '변화구에 약하다'는 말이 따라다닌다."

-둘 다 원래 유격수인데 다른 포지션을 하고 있다.

안="4월 중순까지 3루수로 뛰다가 지금은 2루수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2루수를 봤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선빈 형이 유격수로 나오면 선배들이 '꼬꼬마 키스톤'이라고 놀린다. 현곤 선배님과는 룸메이트이기도 해서 편하게 호흡을 맞춘다."

김="박진만 선배님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것이 큰 영광이다. 워낙 수준 높은 수비를 하셔서 내가 맞출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편하게 이끌어주신다. 대표팀에서 2루수도 해봐서 적응에는 별 문제가 없다. 특히 송구부담이 많이 줄었다."

-안치홍은 표정이 너무 무뚝뚝하다.

안="사실 어느 정도 의도적인 것이다. 프로에서는 관중의 환호만큼 야유도 크더라. '쟤, 빼라' 소리도 몇 번 들었다. 내가 잘 하든, 못 하든 흔들려서는 안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안타 쳐서 기분 좋을 때도, 삼진 당해서 아쉬울 때도, 실책 해서 괴로울 때도 표정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인터넷 보니까 '안치홍이 시범경기에서 너무 못 하더니 정신이 나갔다'는 말도 있더라.(웃음)"

-반면 김상수는 늘 웃는 표정이다.

김="난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하고, 또 그런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슬라이딩을 자주 하는 것도 그런 의미다. 이런 것들이 모두 즐겁다. 야구를 즐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끔 오해를 살 때도 있다. 언젠가 포구 실책을 한 뒤 웃는 얼굴로 투수 정현욱 선배님께 공을 드렸는데 '넌 에러 하고도 웃냐'고 하시더라. 그때는 웃고 싶어서 웃은 건 아니지만 난 웃음으로 내 감정을 다스린다."

-야구인생의 역할 모델이 있다면.

안="이종범 선배님처럼 팀을 이끌고 상징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최근 KIA 야구가 예전만큼 힘이 넘치지 않는다고 한다. 막내인 나부터 열심히 뛰어 그런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그런데 표정은 그대로일 것이다."

김="삼성에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솔직히 이종범 선배님이 가장 닮고 싶은 분이다. 나도 빠르고 멋진 야구를 하고 싶다. 나도 삼성에서 열심히 뛴 후에 훗날 일본 무대에 진출하는 게 꿈이다."

대구=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어이구,

어느새 바람의 손자였던 용규가 바람의 아들로 승격되고,
하나하나 올라가더니

종범신은 그냥 바람이 되버리셨군여;;;;;;


상수도, 치홍이도,
보기만 해도 기분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