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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도 전에 닥쳐온 불펜 위기, 새 마무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KIA는 벌써 투수 3명을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곽정철(28)과 박지훈(25)·차명진(19)이다.

곽정철은 왼 무릎 연골이 파열돼 괌 전지훈련 도중 귀국해 결국 지난 3일 수술받았다. 박지훈은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귀국해 재활조에 합류했고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차명진도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KIA 하이로 아센시오

곽정철과 박지훈의 부상은 치명적이다. 올해 KIA 불펜을 책임져야 할 핵심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군에서 제대해 3년 만에 합류하는 곽정철은 선동열 감독이 “정말 기대가 크다”고 희망을 건 투수다. 그러나 같은 부위에 세번째 수술을 받은 곽정철은 재활 기간 석달을 거쳐 5월 중순에야 합류할 수 있게 됐다.

박지훈이 재활에 들어간 데다 지난해 10월 팔꿈치 수술 뒤 재활중인 김태영도 상태가 완전치 않다. 일단 우완 박성호와 한승혁이 ‘허리’를 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이 비상이다.

결국 새 외국인투수 하이로 어센시오(29)가 ‘응답’해 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아센시오의 활약 여부가 KIA 마운드 전체에 미칠 파급력이 중간투수들의 부상과 함께 더욱 주목받게 됐다.

KIA는 지난 2년 동안 불펜 난조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 불펜 방어율은 5.32로 전체 최하위였다.

불펜의 핵심인 마무리조차 딱히 없었던 2012년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에는 외국인선발 앤서니 르루에게 마무리를 맡겼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KIA는 올해 또 한 번 외국인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모험’을 한다.

어센시오는 마이너리그에서 불펜 전문으로 뛰었던 투수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거의 없는 터라 워낙 화려한 용병이 많은 올시즌, 경력 면에서는 돋보이지 않지만 마무리라는 보직을 정해놓고 KIA가 찾아온 용병으로는 최적화된 투수다.

시속 140㎞대 후반 직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는 어센시오는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낼만큼 변화구가 좋은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투수들이 무너진다면 마무리 어센시오는 등판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든든한 마무리가 버티고만 있어도 최소한 지난 2년처럼 중간과 끝이 모두 무너지는 ‘집단 붕괴’ 현상은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다행히 KIA는 선발 송은범·김진우·양현종의 페이스가 매우 좋고 일본 다승왕 출신 용병 D.J 홀튼도 가세해있다. 선발진과 마무리만 탄탄하면 중간투수들의 공백을 메워볼 수 있다.

결국 변수는 어센시오다. 시즌 초중반 이후 부상 투수들이 복귀할 때까지는 어센시오의 역할이 더욱 절실해졌다.

그래서 더욱 그 모습이 궁금한 어센시오는 5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합류한다. 어센시오의 첫 모습에 따라 KIA 캠프의 표정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