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깊고푸른밤 님께서 퍼오신 박동희 기자 수필 보고 쓰는 뻘글인데요 ㅎ




#1

꼬꼬마 유딩 시절에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참 싫었습니다.

왜 재밌는 만화영화 하는 시간에

아부지께서는 평소에 안보던 이상한 공놀이를 보시면서

절대로 채널을 넘겨 주시지 않으셨던 걸까요.

왜 야속하게도 평소에는 제 편 들어주셨던 어머니마저

못본 척 하시고 심지어 아부지랑 같이 응원하면서 보시느냔 말입니다.

울고 불고 난리를 쳐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완전 본체만체 하시는 부모님에게 배신감마저 들었더랬지요.

(지금 생각하믄;;; 사랑하는 아들이 아니라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못 넘겨줄 채널이지만;;;;

두 분 모두 광주 출신이어서 해태라는 팀은 뭐 특별할 수 밖에 없었지요.)




#2

오리궁둥이 김성한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이름을 알게 된 선수는 말이죠.

야구 하면 지루한 공놀이라고 알고 있던 소년은

어느 날 티비에서 중계해주는 화면을 보고

야구란 스포츠에 눈을 뜨게 됩니당.

한일 슈퍼 게임으로 기억하는데요.

아마 홈런도 쳤었죠?

암튼 너무 인상적이었고, 또 우리 나라가 "일본"이랑 하는 경기에서

자연히 우리 편을 응원하다보니, 지루했던 그 공놀이에서 재미란 것이 생기더군요. ㅎ

요즘 어린이들은 아마 올림픽이나 WBC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겠죠? ㅎ

제가 김성한을 처음 알게 되었듯,

그 아이들은 김태균을 첫 야구 선수로 기억하려나요? ㅎㅎㅎ



#3

외할아버지께서 야구팬이십니다. ㅎ

어릴 적 방학 때 외갓집 가면

항상 그 해의 해태 팬북을 볼 수 있었죠~

저녁이믄 테이프로 큼지막한 배터리 칭칭 감아놓은 고물 라디오에서

항상 야구 중계가 흘러 나왔구요~

처음 할아버지 손 잡고 갔던 그 웅장했던 무등 경기장,,,,, (지금은;;;;;; 물방개 나오는 낙후 구장이지만;;;)

첫 티켓,,,,,,,,,,

생생히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경기는 빙그레와의 시즌 막판 경기였구요.

그 때도 막강했던 이글스의 화력 앞에

속절 없이 무너졌던 경기로 기억합니다. ㅎ

(-ㅅ- 이글스 팬분들은 타이거즈 치가 떨리시겠지만, 저는 이글스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구혀)

할아버지는 쏘주 한 팩 마시고 거나하게 취하셨고 ㅎ

1루 응원석 쪽에서 이글스 응원하시던 아저씨랑 말다툼도 하셨던 거 같아요.

그 때 저는 촌 구석에서 살았기 때문에

버스 어떻게 타는 지도 몰랐던 거 같은데

만취하신 할아버지 어케어케 모시고 외갓집 도착은 했었다능;;;

그 시절이 생각나서 박동희 기자 글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부지 모시고도 무등 야구장 다시 가보고 싶지만,

사실은 외할아버지 더 연세 드시기 전에

꼭 한 번 모시고 갔음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타이거즈 잘 쫌 하자 ㅠ_ㅠ 가을 잔치 쩜 ㅠ_ㅠ_ㅠ_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