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철저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기억에 의존해 복기한 시즌 첫 8경기입니다.

전 경기를 본 것도 아니고 왜곡된 기억과 선입견에 개입한 점도 많을 테니

그런 부분은 과감히 지적 or 스킵해 주시는 센스~!!




1. 마음에 드는 점


-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신진급 2루-유격 콤비를 밀어붙이는 점.

아직까지 분명히 불안한 요소가 많은 용전동 빅뱅과 光 듀오지만

점점 발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光은 포구 후에 투스텝이 기본적으로 들어간 다음에 송구한다는 문제가;

오드래곤은 병살 플레이시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문제가 있습니다만;

그걸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격만은 진퉁이라던 光은 그렇다쳐도, 과연 장코치님이 지목한 새싹은 다르긴 다르네요.

지금 페이스면 신인왕은 물론 이글스 프랜차이즈의 마지막 퍼즐인 2루 골글 경쟁에도

가세할 수 있을 거라는 팬심 300% 넘치는 기대를 해봅니다.

(참고로 이글스 프랜차이즈에서 가져가지 못한 골글은 2루, 획득하지 못한 개인타이틀은 도루왕...)



-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영건 로테이션을 돌리는 점.

아직 두바퀴가 채 돌지 못했지만 그 동안 노인정 소리를 듣던 선발 로테이션이 확 어려졌습니다.

23-23-24-38-26. 민철 청년을 제외하면 평균 연령이 25 아래인 선발진입니다.

1선발을 제외하곤 전혀 이닝을 못먹어주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점점 더 나아지겠죠;;

일단 마의 클리닝타임을 버텨서 6이닝만 먹어주면 좋겠네요.

올해보다는 내년, 내년보다는 내후년이 더 기대되는 선발진입니다.



- 보다 강력해진 7-8-9-1-2

작년에는 3-4-5-6 네명으로 공격하다시피 했었죠.

올해에는 특히 유격수와 2루수, 중견수+우익수의 공격력이 좋아졌네요.

강옹이 높은 출루율로 나가면 농민옹이 어떻게든 진루시키고

중심타선의 5명중 누군가가 불러들이고,

군산천재와 오드래곤도 지뢰밭을 만들었습니다.

좌타가 부족하긴 하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짜임새가 좋아졌네요.



2. 아쉬운 점

- 100경기 등판을 목표로 하는 불펜(?)

젊어진 선발진과 짜임새 좋아진 타선의 역효과(?)라고 할 수 있죠.

1) 잘 던지던 영건들이 큰 점수차에서도 어느 순간 갑작스레 무너져서 조기 강판

결국 승리조 등판

2) 조기에 선발은 무너졌으되 타선이 감질맛나게 추격전 시작

버리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 결국 승리조 등판(2)

3) 조기에 선발은 무너졌으되 타선이 침묵, 그러나 패전조도 무너짐

결국 승리조 등판(3)

불펜을 구원하는(!) 류현진의 등판일이 아니면 반복되는 공식입니다.

류현진-마정길-마정길-마정길-마정길이던 작년 후반기가 생각나네요;;

양春이 드디어 4계절용 투수로 거듭나려 해서 그나마 버티고는 있지만

신인급으로 구성된 패전조가 잘 막아줘야죠-

불펜 때려잡기라는 말이 많지만 위의 상황이 무한루프가 된 데에는

불펜진 본인들의 책임 또한 큰 게 사실입니다.

재국옹이 내려간 자리에 아마도 불펜 투수가 올라올 것 같은데

필사마나 쿠옹이 확실히 롱릴리프를 수행해준다면 훨씬 원활한

불펜 가동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작년의 마연아는 솔리드했고

회장님도 1/3~2/3 이닝은 충분히 안정적으로 막아줄 수 있으니까요.

夏규진만 좀더 밸런스를 찾으면 보다 튼실해질 테구요.

(그렇다고 담들린 쿠옹을 땡겨 쓰는건 절대 반대입니다-ㅅ-)


- 203과 민재옹에게 기회가 가지 않는 점.

시즌 개막 전에 한화팬 대다수가 예상했던 주전 키스톤이 아마도 민재옹과 203이었을텐데

지금은 光-오드래곤으로 굳어진 상황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 두 선수가 추승우가 빠진 현 시점에서는

그나마 가장 발이 빠른 선수라는 점입니다. 농민옹과 강옹이 모두 과거의 기동력을 상실해서

저 두 명이 빠진지금의 베스트9에서 단독도루가 가능한 선수는 사실상 꽃밖에 없다는 약점이 있지요.

또 거의 타석에 설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수비도 1~2이닝 내외 (그나마 민재옹은 1루수로) 기용되는 상황이라

경기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해서 주전 두 명의 체력이 떨어지거나 슬럼프가 올 경우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확실히 주전 두 명을 밀어주는 건 찬성합니다만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제3의 내야수에게도 적절한

플레이타임을 배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외야 수비의 불안함.

아무래도 작년에 비해서 외야수들의 기동력이 떨어진 탓에 좀 불안불안한게 사실입니다.

많은 팬들이 클락과의 재계약을 원했던 것은 부상 전의 폭발적인 공격력보다는 오히려

좌중간과 우중간 모두를 커버하던 그 경악할만한 수비력(+주루)에 반했기 때문입니다.

그 클락과 고동진, 추승우까지 모두 빠져 외야의 준족은 사실상 사라진 엔트리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형사고는 없어서 다행이지만 가장 걱정되는건 역시

육상부와의 잠실 경기겠죠. 차츰 나아지는 부분이고 이 라인업을 사용해서 얻는 단점보다

장점이 크다고 생각하기에 백업 선수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기용해서 보충해주면 될 것 같네요.



꽤 많은 한화팬들이 절박한 사항이 많더라도 올해는 정말 쉬어가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을텐데

의외로 무너지는 경기 없이 잘 버텨주고 있네요.

올 시즌 최약체로 이글스를 지목한 분들도 많았는데

마지막까지 그 분들께 끈질긴 이글스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