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밴댄헐크가 6차전 선발로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보다는 장원삼이 3일 휴식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류중일 감독의 말을 들었을 때 든 생각은 '뭔 헛소리냐...'라는 느낌이었다. 막말로 장원삼이 3일 쉬고 나오면 20구 던지고 어깨 부상 당하는 투수도 아니고, 5차전에서 28구를 던지고 하루 쉬고 나오는 밴댄헐크가 4, 5이닝을 막아주길 바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불펜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는 밴댄헐크를 불펜으로 돌리고, 장원삼을 내서 3, 4이닝이라도 막기를 기원하는게 맞다고 봤는데 삼성 벤치의 생각은 달랐던 듯 하다.

선발로 나온 밴댄헐크는 1회 정수빈에게 뜬금포를 맞은 후 머리에 홈런 생각이 떠나지 않는 듯 했고, 투 아웃을 잘 잡았음에도 볼넷을 연발하며 1회에만 31구를 던진 후 팔뚝 근육 부상으로 물러났다. 그 뒤에 나온 배영수도 4차전의 부진을 이어가며 1.1 이닝으로 물러나고, 100구를 던지고 2일 후에 올라온 차우찬도 구위 저하가 눈에 띄게 보인 상황에서 2.1 이닝 만에 물러났다. 이렇게 막장으로 흘러가는 듯한 삼성 투수진을 구해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두산 타선이었다.

두산 타선은 거의 매 이닝 찬스를 잡았음에도 1회 정수빈의 뜬금포를 제외하면 5회 최준석의 홈런으로 한 점을 냈을 뿐, 무수한 찬스를 허공에 날렸다. 9안타 8볼넷으로 두 점 내는 공격력으로는 이길 수 없다. 왜냐 하면, 이런 식으로 무수한 찬스를 날리다 보면 결국 상대방에게 알아서 흐름을 넘겨주게 되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에이스이자 삼성 킬러 답게 잘 던졌고, 두번째까지는 삼성 중심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지만, 오히려 삼성 하위 타선이 니퍼트를 물고 늘어지며 투구수를 늘리고 찬스를 만들어 갔다. 그리고 니퍼트의 구위가 떨어진 6회말, 분위기 상 2번부터 시작하는 이 이닝이 두산 최대의 위기라고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박한이 안타 이후 채태인에게 역전 투런을 맞았다. 니퍼트의 바깥족 체인지업은 상당히 좋았지만, 채태인의 노림수는 그걸 뛰어 넘었다.

두산은 7회에도 선두 타자가 살아 나갔지만, 다음 타자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그리고 7회 말, 구위가 떨어진 니퍼트는 변화구 위주로 패턴을 바꾸며 버텨보려고 했지만,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박한이에게 던진 패스트볼이 너무 높았다. 공은 담장을 넘어갔고, 경기도 거기서 끝났다. 두산은 손시헌이 이전 타석들에서 보여줬어야 하는 타격을 9회에야 보여줬지만, 삼성은 오승환으로 간단히 응수해줬다.

2. 7차전 예상

사실상 삼성은 우승 9부 능성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 야수진은 지칠 대로 지쳤고, 구위가 떨어진 삼성 불펜조차 제대로 이겨내지 못했다. 내일 선발진은 장원삼 - 유희관일텐데, 유희관이 좌타자를 상대로 몸쪽 승부를 하는 타입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삼성 타선이 5 이닝까지 3점 이상은 무리 없이 뽑아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장원삼이 내일 어떻게든 5 이닝 정도를 3점 이하로만 버텨준다면 삼성은 오늘 같이 불펜을 짧게 끊어가면서 버틴 후 오승환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가능하다. 두산은 1회에 승부를 보지 못하는한 남은 이닝은 자신들의 패배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예상: 삼성 7 - 2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