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곰탕 끓여먹고, 쓰레기 불지르고, 술 취해 화장실서 잠들고… ‘야구장 추태’ 여전하네
- 작성일
- 14-05-09 21:46
지난달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는 술취한 남성 관객이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뛰어들어 심판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음 날에는 휴대용 가스 버너에 오징어를 굽다가 응원단상에 불이 옮겨붙었다. 문학구장 부근에서는 롯데 선수단을 향한 행패도 이뤄졌다.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33시즌째. 응원문화는 과거에 비할 수 없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눈꼴사납고 때로는 위험한 일이 벌어진다.
잠실구장 안전요원들은 “예전과 비교했을 때 응원문화가 상당히 성숙했지만 여전히 이기적인 행동들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고 말했다. 야구장에서 불을 피우는 것은 화재 위험 때문에 금물. 한 안전요원은 “얼마 전에는 등산복을 입으신 분이 배낭을 메고 입장하셨다. 나중에 보니 배낭에서 휴대용 버너에 프라이팬까지 챙겨오셨더라. 거기에 햄통조림을 구워 드시는 걸 보고 부랴부랴 퇴장 조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햄통조림은 그나마 ‘양반’이다. 또다른 안전요원은 “지난해에는 한 무리의 팬들이 뭔가를 나눠 드시고 있더라. 주변이 소란스러워 가 봤더니 휴대용 버너에 찜통을 얹어 놓고 뭔가를 끓이고 있었다. 가서 보니 곰탕 국물을 끓여서 소주와 함께 드시고 계셨다. 일단 버너와 곰탕을 보관처리했다. 그런데, 물건 가져갔다고 경찰에 신고하셨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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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 폭행 취객 KIA 타이거즈 제공 |
야구장 통로에 돗자리를 펴고 술판을 벌이는 일도 다반사다. 한 안전요원은 “장애우들을 위한 휠체어 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술판을 벌이는 걸 보면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병에 담긴 음료는 위험하기 때문에 반입금지가 원칙이다. 안전요원들은 “요즘에는 와인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골치”라고 말했다.
얌체족들도 있다. 외야석 표를 산 뒤 경기 전에 입장해 타격훈련 때 넘어온 공들을 주워 챙기고는 경기 직전 ‘갑자기 일이 생겨 야구를 못 보게 됐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다. 매표담당 직원은 “예전 일이지만 줄 서서 기다렸는데 표 매진됐다고 매표소에 컵라면을 집어 던진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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