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2월 11일 오후 1시에 시작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박동희

안녕하세요. 야구팬 여러분. 잠시 후 두산 김진욱 감독님과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하겠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박동희

안녕하세요. 야구팬 여러분. 여기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입니다. 1월 말부터 시작한 각 팀의 스프링캠프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앞으로 25일간 미국과 일본에 마련된 8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현장을 직접 찾아갈 예정입니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은 기자가 스프링캠프 현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독자들의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풀어 드릴 것이며, 야구팬들이 직접 각 팀 감독들에게 실시간으로 질의하고 답변을 받는 새로운 형식을 취할 것입니다. 야구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합니다.

오늘은 <감독과의 대화> 세번째 시간으로 두산 베어스 김진욱 감독님을 모시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올 시즌 새롭게 출발하는 두산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지금 바로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지금부터의 질문은 사회자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하며 전적으로 야구팬들의 질문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안녕하세요. 김진욱 감독님.

김진욱

네 안녕하세요. 늦은 시간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영미

역대 두산 감독님들을 뵈면 늘 미남이시란 생각이 듭니다.

김진욱

인터뷰 시작 때부터 너무 세게 나오시는데요(웃음).

이영미

구장에서 뵙었지만, 가까이서 뵈니까 다르신데요.

김진욱

좀 푸근하지요. 제가(웃음).

이영미

평소에도 푸근하신 편이신가요.

김진욱

아, 네 그런 편입니다. 하지만, 또 냉정할 땐 한없이 냉정합니다. 저 같은 사람들의 특징 같아요.

이영미

혹시 혈액형이?

김진욱

A형입니다.

이영미

A형이 좀 소심하다고 해서요.

김진욱

아, 전 그렇지 않습니다(웃음)

박동희

자, 이제 본격적으로 감독과의 대화를 시작해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영미

스프링캠프에 오시기 전에 계획했던 두산의 훈련상황,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나요.

김진욱

제가 예상했던 것에서 90%정도, 어느 부분은 100%까지 달성한 게 있어요. 사실 투수 부문을 좀 걱정했는데, 조금 속도가 느린 선수가 몇몇이 있어요. 그게 걱정이고, 공수는 100% 생각대로 흘러가고 있어요. 착오없이 잘 하고 있고, 선수들도 잘 움직여 주고 있습니다.

박동희

marl님께선 두산 부상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묻고 계십니다.

김진욱

지난해 우리는 우승을 목표로 했던 팀입니다. 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했고,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감독이 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한 게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은 바로 성적과 직결되거든요.

김진욱

우승한다는 건 부상선수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요. 지금은 부상선수들이 거의 완쾌되고 있어요. 두 선수 정도 속도가 느리지만, 전혀 문제될 게 없어요. 특히나 이번 캠프에 재활선수 7명을 데려와서 6명의 트레이너를 붙였는데, 효과가 200% 이상 나고 있어요. 그 전엔 재활선수들은 국내에 남아있는 게 관례였어요. 하지만, 그건 날씨 때문에 굉장히 효율이 떨어졌어요. 지금 보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단에 감사해요. 트레이너들에게도 정말 고맙습니다.

이영미

oakn님께서 이용찬의 팔꿈치 회복 상태를 묻고 있습니다. 올 시즌 풀타임으로 뛸 몸상태인가요.

김진욱

이용찬은 지난해 선발경험을 했던 선수이에요. 100이닝 이상 던졌어요. 다른 1.5군 선수들에 비해 그리고 많이 던지지 않은 선수들에 비해 컨디션 조절이 다소 늦을 수 밖에 없어요. 늦춰주는 게 맞고요.

김진욱

풀타임으로 뛰느냐는 선발로 뛸 수 있느냐의 질문 같은데요. 우리팀에선 아직 더스틴 니퍼트, 김선우를 제외하곤 선발로 내정된 선수가 없습니다. 그걸 확정할 기간도 아니고요. 이용찬, 임태훈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능성은 이 선수들이 더 많지만, 서동환 같은 선수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김진욱

경쟁에서 살아남아 선발이 됐을 때 그때 기회를 주고 키울 거예요.

박동희

dkdj님께선 두산의 고질적인 문제인 좌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인지 물으십니다. 캠프에서 보니까 진야곱, 김창훈 등 상태가 좋더군요.

김진욱

제가 감독 선임되고, 저도 아쉬운 부분이 좌완이었어요. 고민도 많이했고. 하지만, 다른 구단도 이 문제가 큰 문제에요. 그래서 sk에서 나온 이승호를 잡을까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 젊은 선수들 고민이 많았어요. 이승호를 잡게 되면 보상선수를 줘야 했거든요.

이영미

이승호를 영입하리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워 한 팬들도 많았어요.

김진욱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보상선수가 관건이었어요.

김진욱

진야곱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크게 기대하기엔 선수가 부담을 느낄 수 잇어요. 분명 좋아진 건 맞습니다. 이혜천 선수도 좋아지고 있어요. 저는 우리 팀의 젊은 좌완을 육성하는 게 답이라고 봐요.

김진욱

저는 그렇습니다. 투수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오른손 타자가 나왔다고 왼손 투수가 다 불리하다고 보지 않아요. 오른손 투수가 오른손 타자를 제압할 수 잇는 방법을 모색하면 됩니다. 저는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다고 봐요. 젊은 좌완 3인방과 이혜천 선수의 재활속도가 빨라서 매우 고무적이에요. 아마 이혜천은 일본 캠프에 참여할 수 있을 거예요.

이영미

_mg1님은 더스틴 니퍼트의 컨디션에 대해서 묻고 계십니다. 어깨가 안 좋다는 소리도 잇던데요.

김진욱

그건 잘못 전달된 정보같아요. 니퍼트 선수는 매년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있어요. 어깨 등쪽에 석회질이 생겨서 그걸 긁어내는 수술을 하고 윤활제를 주입받는 처치를 받고 있어요. 미국 선수들은 매디컬 체크에 매우 예민해요. 원래 불펜투구를 어제 하려고 햇는데 매디컬 체크 결과가 나온 다음에 던지겠다고 했ㅇ요.

김진욱

저는 니퍼트 선수를 매우 신뢰하고 있어요. 올 시즌 18승할 것이라고 제가 말하기도 했는데요. 결코 올 시즌 구위가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지난해 많이 던졌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전혀 구속이나 구위가 떨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올해도 충분히 해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이영미

wtees님은 "감독님께서 노경은을 향후 마무리감으로 생각한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여기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는 글을 남기셨습니다.

김진욱

마무리는 구위가 기술적 우위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상황을 책임지는 만큼 정신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그런 경험이 있어야 해요. 노경은은 기술적으로 좋고, 지난해 풀타임 경험도 있어요. 팔이 다소 안좋긴 했지만, 지금은 무척 좋아요.

김진욱

올 시즌 프록터 선수가 마무리를 맡지만, 노경은 선수를 마무리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선 우리 팀 선발진을 제대로 구축하는 게 제일 목표이고, 노경은 선수같은 좋은 선수가 마무리가 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게 다음 목표입니다.

김진욱

프록터 앞에 노경은을 둘 수 있을 거예요.

박동희

rlar님은 프록터 선수의 현재 상태와 기대치를 묻고 게십니다.

김진욱

기대치 이상으로 해준다면 정말 바랄 게 없습니다(웃음)

김진욱

기대하고 있어요. 처음 우리가 도착한 날 합류했는데, 태도가 참 좋았어요. 사실 외국인 투수를 영입할 때 가장 고려한 사항이 팀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팀 워크를 함께 할 수 있느냐에요. 기존 선수들과 융화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첫날 봤을 때 '아, 잘 뽑았구나' 싶었어요.

김진욱

역시 메이저리그 출신 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외국인 선수들을 보면 마이너 출신과 메이저 출신의 차이가 커요. 프록터는 느낌이 좋았어요. 구위를 떠나 우리 팀의 소속감을 처음부터 갖고 접근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어요.

박동희

프록터는 불펜투구를 이미 했지요?

김진욱

두번 했어요. 첫번째는 60%, 두번째는 70% 정도 컨디션을 보여줬어요.

김진욱

구속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없어요. 어제 투구에선 변화구도 서너가지 던졌어요. 한국 타자와의 첫번째 대결에서 본인이 어떤 기분을 느끼느냐가 중요하다고 봐요. 시속 150 이상이나 변화구 제구는 정말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마무리로서 충분히 결과를 낼 거예요.

이영미

meri님은 두산 주전 3루수가 누가 될지 궁금해하십니다. 김동주, 윤석민, 이원석 가운데 어느 선수가 올 시즌 주전 3루수가 될까요.

김진욱

아직 결정된 바 없습니다. 지금 그걸 말할 시기가 아니지요. 다소 일러요. 다만 우리 팀 3루수 가운데 김동주가 주전 3루수가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에요.

김진욱

물론 지난해 김동주 선수가 부상이었을 때 그 후유증을 안고 수비했을 때의 기억이 올해도 반복된다면 이원석, 윤석민에게 뒤져요. 하지만, 지금 움직임만 보면 단연 김동주가 좋습니다.

김진욱

제가 동주한테도 그랬어요. "아직 3루는 결정된 게 없다"고요. 경쟁을 통해 확정지어야 할거에요. 전 포지션이 아직 그래요. 투수쪽에서나 김선우, 니퍼트가 확정이지 아직 다른 포지션은 미정에요.

김진욱

2루도 사실 고영민, 최주환, 오재원도 치열해요. 경쟁이. 아까 코치들이랑 식사할 때 김민호 코치가 "감독님 큰일 났어요. 지금 내야가 다 컨디션이 좋고,, 훈련을 잘해서 어떻게 할지 모르겟습니다"라고요(웃음)>

김진욱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그건 행복한 고민 아니야"라고요(웃음). 고영민 선수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잘할 겁니다.

김진욱

어차피 2루도 경쟁이라고 표방했지만, 마지막까지 모두 경쟁이에요.

이영미

감독님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이지만, 선수들 입장에선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어요(웃음)

김진욱

그렇죠. 건전한 경쟁이 선수들의 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잇다고 생각해요.

박동희

kkkk, hsyj님께선 두산 외야라인의 경쟁도 무척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십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감독님.

김진욱

맞습니다. 굉장히 치열해요. 김현수, 이종욱 쪽은 경쟁자가 약한 편이에요.

박동희

역시 우익수 쪽이 치열하겠군요.

김진욱

임재철, 정수빈 등 좋은 선수들이 많아요. 이 선수들이 경쟁을 펼쳐야 합니다. 잘 할 것이라 믿어요.

이영미

jahe님은 최준석 선수의 무릎 상태를 걱정하십니다.

김진욱

최준석 선수가 1루죠. 1루수도 경쟁이에요.

이영미

역시 1루수도 무한경쟁인가요.

김진욱

무한경쟁이지만, 그게 끝나면 백업이 자기 자릴 다 잡아가야 해요. 주전에 대한 무한경쟁이지만, 그 경쟁에 지더라도 차선책으로 그 자릴 준비하는 게 중요해요. 야수쪽에선, 전 백업선수란 말을 잘 쓰지 않아요.

김진욱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백업은 언제든 주전이 부상이 있을 대 나가는 선수인데 그건 의미 없다고 봐요. 백업이 늘 벤치에 있다가 변수가 없으면 못 나가고, 2, 3경기 나가고 또 자리에 앉아있고, 그런 선수가 막상 경기에 나갔을 때 실력을 낼 수 있는가 의문이에요.

김진욱

그보단 정말 백업은 주전선수가 체력안배 차원에서 벤치에 있을 때 나가서 기회를 잡고 잘 하는 선수라고 봐요.

김진욱

저는 기회를 줄 겁니다. 백업선수들에게도. 그리고 새로운 백업의 정의를 내릴 겁니다.

김진욱

게임을 통해서 선수는 성장하는 거예요. 연습을 통해서 성장하는 게 아니에요.

박동희

tak5님은 최준석 선수의 입대 이후 1루수 요원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가 지적하십니다. 현 상황에서 최준석 이후 1루수 요원, 누구를 생각하고 준비하고 계십니까..

김진욱

김재환 선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코치들이 다 그래요. 김재환이 정말 좋아졌다고요.

김진욱

김재환은 1루와 외야 두개 다를 준비하기로 했어요. 글러브도 두개를 준비했어요. 1루를 정말 재밌어하고 열심히 해요. 그래서 외야수비는 뒤로 미뤄두고 있어요. 최준석 선수가 입대한다는 가정 아래 김재환 선수가 가장 유력한 1루수 후보에요.

박동희

지난해 야구월드컵 때 중계해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김재환 선수가 금지약물로 문제가 됏습니다. 이후 kbo에서 출장정지 징계가 내려졌고요. kkkg님은 이 문제와 관련해 감독님에 대한 생각을 묻고 계십니다.

김진욱

본인과 그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굉장히 본인이 반성하고 있어요.

김진욱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느낀 것 같아요. 제가 아마추어 감독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는 장점은 있어요. 이 선수가 내게 진심을 이야기하나 잘 알 수 있어요. 제가 김재환 선수를 3번까지 살펴봤어요. 그 3번 모두 진심을 다해 이야기하고 반성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캠프 합류를 결정했어요.

김진욱

김재환 선수는 의식도 많이 변했어요. 흔히 건방지게 보일 수 있는 부분들도 많이 성숙해졌어요. 저는 2군에서 김재환을 많이 봣으니까 알잖아요. 확실히 변했어요. 이제는 자기 혼자 해결하고, 전부라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김진욱

음, 저는 그래요. 저와 전임감독님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이영미

sos1님께선 감독님께서 어떤 야구를 펼치실지 궁금해하십니다. 지향하고자 하는 감독님만의 색깔은 무엇입니까.

김진욱

김인식 감독님은 믿음의 야구, 김경문 감독님은 뚝심의 야구, 선동열 감독님은 지키는 야구라고 흔히 말하잖아요.

김진욱

저한테 어떤 야구를 할 거냐고 물으면 저는 항상 그래요. "전 없다"고요. 김진욱 야구는 없습니다. 김진욱 야구보단 두산 야구만 있을 뿐이에요. 김인식, 김경문 감독님이 좋은 팀을 만들어놓으셨기 때문에 그 야구를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김진욱

다만 주창하는 게 잇다면 '정정당당한 야구'에요. 제가 오재원 선수한테 그랬어요. 오재원 선수가 좀 오버액션을 취하는 게 있잖아요.

김진욱

"표현은 좋다. 그런 말 말고 다른 표현을 하는 게 좋겠다" 저는 그리고 그랫어요. 감독이 가장 신경써야할 일은 관중동원이에요.

김진욱

야구는 선수가 하기 때문이에요. 감독은 관중동원이 몇명, 제가 구단에 그렇게 말했어요. "롯데를 제치고 홈 관중 1위를 하고 싶다"고요.

박동희

관중몰이가 성공하려면 좋은 성적이 뒤따라야 합니다.

김진욱

맞아요. 그게 현실입니다. 성적이 좋아야 관중이 늘어요. 그걸 잘 해야죠. 저는 결과도 결과지만, 팬이 납득하고 즐거워하는 야구를 하고 싶어요. 그것도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봅니다. 승부만큼이나요. 저는 그걸 위해 모든 걸 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어요.

김진욱

그전에 우리가 OB 있을 때 맥주 상품 팔면서 홍보하는 야구단이 아니라 지금은 두산의 이미지가 더 커졌어요. 그래서 선수들한테 이미지를 많이 강조해요. 선수들에게 "화장을 하라"고 했어요.

김진욱

물론 얼굴에 분칠을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팬들이 원하면 머리 칼라를 칠하고, 이종욱의 경우 도루를 잘하잖아요. 도루와 더 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시도하라고 했어요. 팬들이 있으니까 좀더 세련된 기술적 추구를 해야 한다고 봐요.

김진욱

지금이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느슨해질 때에요. 딱 이때 선수 한명을 본보기로 삼아서 선수들 앞에서 혼을 내고 조기귀국시키는 게 관례에요. 그건 제가 현역일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시대가 변했어요. 전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 팀의 조기귀국 원칙은 3일 이상 부상, 팀 이미지를 해치고 팀 융화에 반하는 행동을 할 때에요. 실력이 부족하다고 조기귀국? 그건 아니에요. 훈련을 통해 실력을 키우면 되요.

김진욱

제가 서두에서 말씀드렸지만, 부상은 미연에 방지해야 해요. 늘 코치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선수들은 주전경쟁 때문에 몸이 아픈데도 그걸 숨기고 과욕을 부릴 때가 있어요.

김진욱

욕심과 과욕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해요. 언제든지 선수들한테 자신이 100% 하다가도 스톱해야할 때는 코치한테 이야기하라고 해요. 그럼 코치는 OK하면서 "네가 열심히 최선을 다했으니 다른 훈련을 하라"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전 그런 소통의 팀을 만들고 싶어요

김진욱

그게 과욕을 막을 수 있어요. 선수는 선수 자신이 컨트럴하는 게 맞아요. 우리 코치님들이 저한테 "감독님 저 선수가 좋지 않은데 좀 쉬었으면 합니다"하고 하면 제가 그럽니다. "나한테 이야기하지 마라. 코치가 먼저 답을 내려서 선수에게 전달해라."라고요.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는데, 코치의 권한이 필요하다고 봐요.

김진욱

앞으로 구단 이미지를 실추하는 행동은 KBO 제재를 떠나 감독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책임을 지우겠다고 했어요.

박동희

LKJH님은 "투수 출신 감독님이십니다. 투수들에게 어떤 부분을 주로 강조하시나요"라고 물으십니다. 감독님의 현역 시절을 떠올리면 정말 제구가 뛰어나셨던 분이었습니다.

김진욱

기술적인 건 제가 2군에 잇을 때 투수코치, 1군에 잇을 때 불펜코치를 하면서 느낀 건데 기술은 단시간 내 늘지 않아요. 윤석민, 류현진 같은 선수는 예외에요. 그 선수들을 다른 선수들이 따라가려고 하면 무리가 생겨요. 하지만 선수나 코치는 그걸 못 기다릴 때가 많아요. 조급해 할 때가 많죠. 그걸 못 기다려서 하차한 경우를 많이 봤어요

김진욱

저는 코치일 때 신인투수라도 폼을 만지지 않았어요. 최대한 기다렸습니다. 선수 자신이 결국 찾아올 때 상의를 했어요. 그외엔 그냥 뒀어요. 저는 선수를 볼 때 단점보단 장점에 주목해요. 홍상삼 선수도 그래요. 남들관 다르지만, 홍상삼은 정말 특이하나 좋은 폼을 갖고 있어요.

김진욱

테이트백에서 탑에 올랐을 때 팔꿈치가 귀 옆에 있어요. 대부분 사람들은 그걸 보고 "저거 뭐야"해요. 하지만, 회전할 때의 동작이 너무 좋아요. 공 회전이 좋은 거죠. 홍상삼이 프로에 왔을 때 "네 폼은 너무 좋다. 누가 뭐래도 바꾸지 마라"라고 했어요. 이용찬은 팔이 뒤통수 뒤에 있어요. 마쓰자카 다이스케도 그래요. 정말 좋다고 봐요. 선수들의 장점을 파악하고 이야기를 해줘요. 대부분 실패하는 선수들을 보면 자기가 좋았던 것들을 잊어버려요. 단점을 보강하려고 하다가 장점을 잊는 거예요.

김진욱

타자도 그래요. 발이 빠른 타자가 있으면 그래요. "발이 빠르면 그 발을 더 빠르게 해라". 그러면 대주자로 1군에 남을 수 있고, 대주자를 하다가 타석에도 설 수 있다. 타격까지 신경쓰려다가 발까지 느려져선 안 된다고 그래요. 사실이에요. 1군에 남아 있는 게 중요해요.2군에 있으면 계속 2군 선수로 남을 수 밖에 없어요

이영미

HAPP님은 올 시즌 두산의 키플레이어를 누구로 생각하시는지 묻고 계십니다.

김진욱

투수 쪽은 니퍼트에요. 중요한 키플레이어에요. 야수는 최준석이에요.

박동희

fgds님은 "한동안 두산의 젊은 투수들이 불펜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감독님께선 젊은 투수들의 선발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 묻고 싶습니다"라고 물으십니다.

김진욱

팀 상황이 참 많이 좌우합니다. 선수 기용은 팀 상황이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을 때가 많아요. 당장의 성적이냐, 미래냐가 참 중요해요.

김진욱

전 미래를 선택할 겁니다. 그래서 10년 후를 생각하며 토종 선발투수를 많이 키우겠다고 했어요. 신인선수가 중간에서 하는 것도 참 힘든 부분이고, 선발도 그래요. 우리는 2군 시스템에서 준비하는 것들이, 입단하자마자 12월엔 6주짜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해요. 그땐 코치들이 못 들어와요. 트레이너분들만 참여해 몸을 만들도록 해요.

김진욱

그리고 나서 그 기간이 지나고나서 기술훈련 들어가고. 그 다음에 경기도 이천에서 정신적인 교육을 받아요. 이때도 코치는 못 들어가요. 교육리그도 다녀오고. 이 6주 프로그램을 다시 정상화해서 발전시킬 필요가 있어요.

김진욱

우리가 급하면 막 써야하고, 급하지 않으면 여유를 둘 수 있을 거예요.

김진욱

이용찬 임태훈이든 재활 중인 이원재 등 굉장히 좋은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에요. 고졸 신인이 바로 프로에 와서 1군에 뛸 수 잇는 건 한국 미국 일본 모두 어려운 일이에요. 우린 선수층이 얇다보니까 악순환이 생길 확률이 높아요. 제가 보는 임태훈 이용찬은 롱런할 선수들이라고 봐요. 젊은 투수들의 선발화는 꼭 실현할 겁니다.

김진욱

제가 처음 감독됏을 때 했던 일이 우리 선수들 명단 밤새 보는 거였어요. 그걸 보면서 느낀 건 자신감이었어요. 우리 선수들 명단보면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우리 팀 칼라는 최고 좋아요. 타선도 지금이 제일 좋아요. 3번 이종욱, 4번 김현수는 아니라고 봐요. 농담으로나 할 수 있는 이야기죠.

김진욱

저는 코치때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이에요. 저는 기조를 변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가진 성격이나 성향과 맞는 것 같아요. 어떤 경우든 늘 같은 모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설 거예요. 권위보단 선수들과 함께 할 겁니다. 우리 이토 수석코치나 코치들 너무 잘해요. 제가 요즘 하는 건 선수들과 눈이나 맞추는 겁니다.

이영미

oop9님은 "감독님이 두산 사령탑이 됐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감독이 되시고서 정말 감독이 되니까 이점이 어렵다 하는 게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김진욱

전 그래요.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시행착오가 많을 거에요.코치들에게 권한을 많이 줬습니다. 트레이너분들께도 권한을 줬어요. 제 권한은 3% 정도에요. 그 3%가 뭐냐하면.

김진욱

트레이너가 "이 선수 쉬어야 한다"고 하면 100% 들을 겁니다. 3%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능력을 어떻게 끌어내느냐라고 봐요. 어느 선수를 어떤 순간에 어떻게 쓰느냐가 감독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훈련하는 과정에서도 그래요. 코치들이 "이렇게 이렇게 훈련했으면 합니다"라고 하면 "알겠다"고 해요. 물론 천천히 프로그램을 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하고 물어요. 코치님들이 그걸 받아들이면 더 발전한 구상을 실현시킬 수 있어요.

김진욱

모 코치를 보면서 많이 놀랐어요. '아. 이 코치가 이렇게 능력이 뛰어났나' 싶었어요. 이유가 뭘까 고민하면, 그 코치는 원래 능력있는 지도자였던 겁니다. 그전엔 권한을 충분히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코치의 능력을 충분히 발현시키지 못했던 것뿐이에요. 코치들에게 권한을 주고, 그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게 맞다고 봐요. 전 그런 야구를 할 겁니다. 감독은 제왕도, 신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의 책임을 대신 하는 사람입니다.

김진욱

우리 코치님들한테 그래요. "내가 어떤 일에도 책임지겠다. 대신 선수들 부상은 막아라. 난 선수를 위하는 코치가 최고다"라고 본다고 합니다.

박동희

두산은 뛰어난 현장과 경험 많고 신뢰감 넘치는 프런트가 있습니다. 사장과 단장 운영팀장 모두 경험이 풍부하고, 야구단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지향점을 정확히 꿰뚫는 분들입니다. 그런 구단에서 어째서 감독님을 차기 감독으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진욱

저도 처음엔 놀랐어요.

김진욱

감독으로 선임되고 나서 구단 사장님 단장님 그리고 그룹 회장님과 명예회장님께 인사할 때 저한테 개인적으로 '당신이 능력을 발휘해 어떤 성적을 내줄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은 없어요. 대신 '우리 두산 베어스의 야구를 보여주십시오'라는 말만 들었어요. 이분들이 왜 저를 선택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분들이 야구단에 어떤 가치를 두고 계신지 알 수 잇었어요.

김진욱

저는 우승을 꼭 하고 싶습니다. 왜냐?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우승의 기쁨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선수들, 프런트, 그룹분들 제가 정말 사랑하는 분들께 우승을 안기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장점을 잘 살려 10년 동안 많은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들 겁니다. 우승하면 얼마나 많은 팬들이 기뻐하시겠어요.

이영미

많은 팬의 관심사는 nc와 두산의 연습경기입니다. nc에 전임 김경문 감독이 계신데요. 그래서 더 관심이 높은 듯합니다.

김진욱

의식하지 않아요. 상대를 의식하기 전에 우리팀의 준비, 내실을 다지는 중요해요. 그외엔 생각할 게 없어요. 어떤 상대와 연습경기하든 똑같아요.

김진욱

설령 nc가 올시즌 2군에서 뛰어도 우리가 질 수 있어요. 지면 지는데로 교훈과 배울 점을 찾으면 되고, 이기면 이기는 데로 교훈을 찾으면 됩니다.

박동희

마지막으로 두산을 사랑하는 많은 야구팬들께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진욱

항상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우리 두산 베어스 열심히 캠프에서 잘 준비해서 시즌 들어갔을 때 허슬 두의 야구, 정정당한 야구 보여드리겠습니다.

박동희

마지막 질문입니다. oooj님께선 "감독님께서 바라시는 목표가 몇 등인지 말씀이십시오"라고 물으십니다. 자, 숫자로 표현하신다면 어떠실까 싶습니다.

김진욱

자. 손가락 하나 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입니다. 몇승 몇패를 하겠다는 것보단 우리의 목표는 바로 '1'입니다.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십오. 우리에겐 팬 여러분의 기대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박동희

장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주신 두산 김진욱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독과의 대화>를 장시간 동안 지켜봐주신 야구팬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모 구단 사장님이 그러시더군요. "두산처럼 멋진 팬문화를 가지려면 두산같은멋진 야구를 펼쳐야 한다"고요. 두산은 이제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 됐습니다. 올 시즌 이 멋진 구단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를 바라며 오늘 감독과의 대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