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NC 찰리, 14년만에 외인 투수로 노히트노런 역사 썼다
- 작성일
- 14-06-25 00:02
NC 찰리 쉬렉(29)은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타석에는 마지막 LG 타자 박용택이 들어섰다.
처음 던진 공은 볼로 빠졌다. 두번째 공은 스트라이크. 3구째 공은 다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고 4구째 박용택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5구째 볼은 박용택의 배트에 맞았다. 그리고 멀리 뻗어가지 못한 채 좌익수 김종호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고 경기는 끝났다.
NC 찰리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첫번째 외국인 투수가 됐다.
찰리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9이닝동안 단 하나의 안타를 내주지 않고 LG타선을 묶으며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총 110개의 공으로 대기록을 작성한 찰리는 볼넷도 단 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날 찰리는 팀의 6-0 승리를 이끄며 시즌 6승(3패)째를 따냈다.
14년만에 나온 노히트노런 기록이다. 국내프로야구에서 노히트노런은 한화 송진우(현 2군 투수코치)가 2000년 5월 18일 광주 해태전에서 달성한 이후 14년 동안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았다. 찰리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11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외인 투수로는 처음 세우는 기록이다.
지난해 NC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 무대에 데뷔한 찰리는 2년차에 국내투수들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을 세웠다. NC는 1군 진입 2번째 해에 노히트노런 투수를 배출해냈다.
아담 윌크와 에릭 해커와 함께 NC의 창단 첫 외국인 투수가 된 찰리는 첫 해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2013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1승 7패 방어율 2.48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또한 방어율 부문에서는 리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시즌에는 개막 후 첫 한 달 동안 승수를 쌓지 못했고 부상까지 입는 불운을 맞이했다. 그러나 5월부터 제 컨디션을 찾으며 5경기 동안 3승을 쓸어담았고 6월에도 상승세는 계속됐다. 직전 등판인 18일 마산 롯데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도 위기없이 경기를 풀어갔다.
찰리는 4회 선두타자 박용택을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울 때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후속타자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퍼펙트게임 달성은 무산됐지만 이후에는 노히트노런 피칭을 이어갔다.
찰리는 7회와 8회 볼넷을 하나씩 내줬지만 안타는 빼앗기지 않았다. 9회에도 안타 없이 경기를 마무리지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찰리는 “나만 잘 던져서 만들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팀 동료 모두의 성과다. 많은 동료가 도와 줬기 때문에 나온 기록이라 함께 기뻐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배터리를 이룬 김태군과 함게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흡을 맞춘 김태군은 “8회부터 기록이 신경쓰였다. 찰리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 하던대로 공격적으로 하라고 했다. 8회 병살타가 나오면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나고 나도 모르게 찰리를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팀한테 중요한 고비였는데 연패를 잘 끊었고 찰리가 큰 기록을 남겼다. 안타를 맞으면 교체를 준비했었다. 찰리의 노히트노런을 축하한다”고 했다. LG 양상문 감독도 “찰리의 노히트노런을 축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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