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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준혁. KIA 제공

KIA 임준혁(31)은 두번째 선발 등판인 지난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2.1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가 4이닝 1실점으로 이날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홍건희도 한 때 선발진에 있었고 본인도 선발 투수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게다가 호투했으므로 선발 투수진에 변화를 줄 법도 했다.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은 “임준혁에게 기회를 더 줄 것”이라며 임준혁의 손을 들었다. 그동안 팀에 해준 게 있으니 기회를 더 줘야한다는 것이다.

2003년 동산고를 졸업하고 2차 2번으로 지명돼 KIA 유니폼을 입은 임준혁은 포수로 입단했다가 투수로 전향했다. 잠재력은 가지고 있었지만 좀처럼 크게 꽃피우지 못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이를 악문 임준혁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경쟁을 이겨내며 선발 투수로서의 기회를 얻었다. 개막 직후 허리 통증으로 선발 등판이 미뤄지기도 했으나 두 차례 구원 등판으로 컨디션을 올렸고 지난 14일 광주 KT전에서 2512일만의 선발승을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두번째 선발 등판에서 주춤했지만 임준혁은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또 한번의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임준혁은 이날 6이닝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5안타 1홈런 3볼넷 6삼진 2실점으로 시즌 두번째 선발승을 거뒀다.

2회 1사 2·3루의 위기에서 주현상의 유격수 땅볼로 첫 실점한 임준혁은 4회에는 만루의 위기까지 넘기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이어 6회에 김회성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아 두번째 실점을 내줬지만 6회 세번째 아웃카운트까지 스스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102개의 투구수를 소화한 임준혁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5㎞까지 나왔으며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섞어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임준혁의 호투 덕분에 KIA는 10-3으로 승리하며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임준혁은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과 지난 경기의 부진으로 부담감이 컸다”고 했다.

게다가 최근 양현종, 조쉬 스틴슨 등 KIA 선발들이 호투를 했기에 임준혁의 부담감은 더 커졌다. 그는 “최근 선발들이 연이어 호투하고 있어서 책임감도 막중했다”고 털어놨다.

임준혁은 “주중 첫 게임이라 이닝만 많이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던지자고 생각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전 경기에서 직구를 많이 못 던지고 내려와 직구 승부를 많이 해보라는 이대진 투수 코치의 조언을 따라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특히 4회 만루의 상황을 넘기며 자신감이 커졌다. 임준혁은 “만루 상황에서는 답답했는데 첫 타자 승부를 잘해서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결국 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신감을 얻은 임준혁은 김기태 감독의 믿음에 응답하며 든든한 선발 투수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