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불도저’ 두산, ‘만약에’ 5개를 현실로 만들다
- 작성일
- 14-05-22 15:53
프로야구 각 구단은 ‘만약에’로 시즌을 시작한다.
‘만약에 이렇게만 해준다면…’, 하는 식으로 큰 희망을 안고 시즌에 들어간다. 과거 어떤 구단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후보들의 기대 승수를 뽑고 보니 총승수가 시즌 경기수를 넘어섰다는 웃지못할 일화도 남겼다.
2014시즌 두산은 ‘만약에’가 참 많았다. 지난해 말 간판선수들의 줄이탈 뒤 맞은 시즌. 감독도 바뀌었다. 달라진 두산은 이렇게 보면 ‘수박’ 같아보이고, 저렇게 보이면 ‘호박’ 같아보였다.
민병헌의 톱타자 안착 여부, 중고신인이지만 2년생 같은 느낌이던 유희관의 활약 내용, 4년만에 마무리로 복귀한 이용찬의 적응력, 새 외국인투수 볼스테드의 실체와 더불어 송일수 감독의 지도 스타일까지 베일에 가려져있었다.
두산 지난 18일 잠실 NC전에서 쉼표를 찍을 때까지 7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그에 대답을 찾아갔다. 두산의 ‘만약에’는 ‘현실’이 돼가고 있다.
 |
| 두산 민병헌. 두산 베어스 제공 |
민병헌은 톱타자 요건을 갖췄다. 두산 공격 첨병으로 오랜 세월을 보낸 이종욱이 NC로 떠난 뒤 새 1번타자로 무난히 제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 적응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미지수였다. 붙박이라면 ‘부담감’이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풀어야하기 때문이다. 시즌의 30% 넘어가는 시점에서 민병헌은 120% 활약을 하고 있다. 타율 3할8푼5리에 출루율 4할3푼4리. 정확성에 장타력, 기동력까지 갖춘 ‘우타 추신수’란 표현이 꼭 맞다. 민병헌은 특히 1회 타율로 4할4푼8리를 기록하고 있다. 1회 출루율은 5할. 출발부터 상대 선발을 괴롭혔다.
■유희관과 2년생 징크스
유희관은 지난 겨울 ‘2년생 징크스’라는 기사가 내키지 않았다. 주변 시선을 훌훌 털어내는 스타일이지만 기사에 대한 어머니 반응은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서 그런 기사를 보시면서 올해를 걱정을 하셨다”고 말했다. 5월의 끝으로 달려가는 지금. 유희관의 집은 지금 평온하다.
유희관은 2009년 중앙대를 졸업하고 두산 유니폼 입어 6년차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첫 풀타임을 뛰며 2년차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유희관은 지난해 10승(7패)을 거둔 데 이어 올해는 5승1패 방어율 2.91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빠른 페이스다.
■새 용병투수 볼스테드
두산 선발진은 얼핏 보면 튼튼한 듯하지만 달리 보면 허술하다. 예비 자원이 많지 않다. 잘 해야하는 선수가 진짜 잘 해야하는 구조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듀오를 이룬 크리스 볼스테드의 역할이 너무도 중요했다. 니퍼트는 키가 2m3㎝, 볼스테드는 2m7㎝이다. 주변에서는 “둘이 키 만큼만 해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볼스테드는 서서히 키값을 하고 있다. 시즌 3승2패 방어율 3.88로 만족스런 성적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최근 3경기에서 20.1이닝을 던져 2승에 방어율 1.33으로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용찬의 마무리 복귀
두산은 지난해 마무리투수가 없었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동안에도 어제의 마무리와 오늘의 마무리가 바뀌었다. 경기 전 마무리와 경기 뒤 마무리가 달라지기도 했다. 두산이 2014시즌 꺼낸 마무리 카드는 이용찬. 이용찬은 2009년부터 2년간 마무리로 뛰었지만 2011년 선발 전향 이후에 팔꿈치 수술 여파로 2013시즌을 공백기로 보냈다. 이용찬은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로 안정감을 보일지는 불확실했다. 그러나 이제는 확실해지고 있다. 이용찬은 1승1패 7세이브에 방어율 3.21을 기록하고 있다. 실전 감각이 올라오면서 시즌 중반 이후 전망은 더 밝다.
■베일 벗는 송일수 감독
‘만약에’의 중심에는 송일수 감독이 있었다. 1984년부터 3년간 삼성에서 뛴 뒤 지난해에는 두산 2군 감독을 맡았지만, 어떤 지도 스타일을 보일지 내다보기 어려웠다. 아직 반환점을 돌기 전이지만 송 감독은 팀 안팎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상당히 편안하게 해주면서도 투수교체를 비롯한 선수 기용은 칼 같이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장 홍성흔은 “감독님이 어떤 지도관을 갖고 계신지 선수들이 상당히 빠르게 적응했다”고 말했고, 김현수 “코칭스태프의 배려에 초반 부진을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 게시물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