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의 변명. (사견입니다.)
- 작성일
- 09-12-20 15:23
LBO를 이용한 사기꾼이라는 견해에 대해서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첫째, 120억이라는 가입비를 납부했다는 점.
둘째, 히어로즈 구단의 가진 자산 대비 적자의 규모 크다는 점.
셋째, 히어로즈 구단의 자산을 무제한적으로 처분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
세가지를 들고 싶네요.
일단 히어로즈 창단을 하면서 납부하기로 했던 120억의 가입비.
그 중에서 엘지, 두산에 퉁치기로 의혹을 받는 30억을 제외한 90억은 적어도 센테니얼 측에서 나온 것이죠.
그게 이장석 개인의 돈인지 그가 끌어온 투자금인지 아니면 사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의 이름으로 들어온 것은 사실입니다.
히어로즈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아서 충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가봐도 뻔한 히어로즈의 재무상황과 소유구조를 봤을 때
선뜻 대출을 내주는 것은 힘들다고 볼 수 있겠죠.
형식이 어떻든, 출처가 어떻든 일단 이장석과 센테니얼에서 나온 돈이 90억 이상은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삼성같은 구단은 연간 적자폭이 250억 가량에 달한다는 야구단 운영.
지난해와 올해 허리띠를 졸라맨, 그것도 올해는 그나마 살짝 푼 운영을 한 히어로즈의 상황이라고 한다면 대충 1/4 가량만 잡아도 2년동안
120억 이상이 쓰여진 것입니다. 메인스폰서와 어긋나고, 자잘한 스폰서들 구하고, 보증보험을 통해 처리했다고 하더라도 센테니얼과 이장석의
차입금 없이 온전히 히어로즈의 매출과 부채로만 이뤄졌다고 생각하기는 조금 어려운 수준이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인데 히어로즈 운영에 대한 의지라고 봅니다.
논란이 있지만 가입금을 다 지불한 지금 이장석이 진짜 먹고 튈 생각한다면 이택근 뿐 아니라 이현승도 선수 끼울 필요없이 현금으로 트레이드
(두산이 돈 없으면 파트너만 바꾸면 됩니다.), 롯데가 필요로 한다는 황재균도 트레이드, 몇몇 구단이 원하는 강정호도 트레이드,
이런 식으로 현금 마련해서 먹고 튀면 됩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그런 것이 아니라 당장 급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몇몇을 파는 수준에 그치고 있죠. 일단 당장 먹고 튀자는 사기꾼은 아닌 것입니다.
팬들이 요구하는 스타를 지키고 경쟁 가능한 팀을 만드는 것.
물론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는 이장석이 손해봤고, 앞으로는 또다른 손해봐줄 기업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알아서 손해보겠다는 기업이 나서주면 좋겠지만 그도 쉽지 않고, 또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장석에게 지금까지 손해본 것은 네 책임이다 라고만
할 수도 없는 것이기도 하구요.
요즘 유행하는 유럽축구를 보면 스몰마켓, 아니 빅마켓의 팀들도 재정 상의 어려움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스타들을 팔아서 연명합니다.
그런 운영방식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팀이 파산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죠.
물론 유망주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 야구 실정 상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당장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미봉책이라도 써야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시간을 벌어야하는 것이죠.
암환자에게 몰핀 맞아봤자 병이 낫는 것은 아니니 고통을 감내해라 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요.
현재의 사태 많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특히 히어로즈 팬들에겐 더 가슴 아픈 일이겠죠.
하지만 해결할 대안도 능력도 없는 상황에서 히어로즈 구단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몰린다면 해결은 커녕 사태의 악화만 불러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네요..
아무쪼록 잘 해결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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