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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정말 완벽했습니다.

타자들은 수많은 찬스를 놓쳤지만,
결국 집중력을 발휘해서 승리를 거뒀고.

꼬맹이 선발 투수는
'완투' '완봉'과 같은 부상이 없는,
그저 평범한 '9이닝 무실점 승리'로 끝나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운 호투를 보여줬죠.

상대팀의 다소 무리한,
좋게 말해 공격적인 베이스런닝을
수비들이 깔끔하게 막아줘서
위기를 넘기기도 했지만,
10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스스로 경기를 잘 마무리 했습니다.

특히 9회는 백미였죠.
김현수를 거르고 김동주를 상대할 것 같긴 했지만,
걸어나가도 좋다는 마음으로 어렵게 승부하고
뒷타자 고영민에게 병살을 노릴 줄 알았건만,
멋지게 상대팀의 기둥을 삼진으로 잡아줬네요.

타자들도 한 끗씩 아쉽긴 했지만,
타격감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보였어요.

박용택은
고작 그 좌익수 수비를 하려고
여태 그 타격 재능을 썩히고 있었던 것입니까??!!

투수 기용도 나쁘지 않았죠.
9회에는 아예 몸을 푸는 투수도 없는 것 같더군요.
'오늘 경기는 죽으나 사나 박현준이 책임져라'라는 모습은
정말 너무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상열의 등판은 옥에 티였어요.
뭐, 이해는 갑니다.
일요일 경기 막장 승부 끝에 져버린 상황에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오늘 경기를 깔끔하게 끝내고 싶었겠죠.
정수빈, 오재원, 김현수 연달아 좌타자기도 하고.
또, 수고한 박현준한테 승리도 안겨주고 싶었을테고.

그래도 광수는 우리 팀 마무리 아닙니까.
전 마무리는 결국 팬과 감독, 동료 선수의 믿음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투 아웃을 잡은 상황,
한 점도 아니고 두 점차.
거기에 홈런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대 타자.

9회에 박현준을 믿었듯이,
10회에는 광수를 믿었어야 했다고 봅니다.
실제 경기장에서도 이상열이 나오자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가 '뭥미?'하는 분위기였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매우매우매우 멋진 경기였어요.

전 지난 번에 캡틴이 끝내기 홈런친 삼성하고 경기도 갔었는데,
오늘도 현장에서 멋진 경기를 봤네요.
올시즌 3전 3승입니다. ㄲ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