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연구실 컴퓨터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서, 한동안 폰으로만 글을 적었습니다.

지금 도서관인데, 원래는 컴퓨터 앞에 앉으면 류현진 지난 경기 분석글(두개의 체인지업과 업그레이드 슬라이더)을 쓰려고 했는데 늦은 감이 있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_-


저도 열흘 정도 전에 한게에 오승환, 윤석민 글을 적은 적이 있는데, 역시나 류현진이 한두경기 쫌 하는 거 같으니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한 한국인 선수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죠.


그런데, 작년에 류현진의 포스팅 이전에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이 했던 실수를 반복하는 거 같아 좀 안타깝습니다. 

물론 말도 안되게 긍정적인 예상을 한다고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의 실력에 대한 반박을 하려면 좀더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지, 어그로꾼들과 똑같이 행동해서야 되겠습니까.


뭐 부정적인 이야기는 이미 (옆동네에) 많이 논의가 된 거 같아서 전, 긍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아래에 어떤 내용을 적든, 이대호의 실패가능성을 더 크게 생각하는게 현실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전제 미리 깔아두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대호의 메이저 진출 굉장히 기대하고 있어요. 물론 올시즌 끝나고 그냥 일본에 남을 가능성이 더 크기야하죠. 이승엽도 그랬어요. 이미 타 상위리그에 도전해서 적응하느라 고생하고 그 끝에 성공한 선수에게 또 다른 도전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제 이대호도 서른이 넘었고, 딸도 있죠. (자식이 둘이나 있던 구대성이나 마흔 다되어 도전하는 임창용이 대단한 거임.)


그러나 이승엽과 이대호가 다른 건, 이대호는 첫해만에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는거죠. 리그 적응이라는 건 야구 내적으로도 그리고 야구 외적으로도 쉬운게 아닙니다. 트리플에이에서 검증된 실력을 가진 용병들도 kbo에 와서 완전 적응에 실패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나 이대호는 팀의 에이스 타자로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가면서도 적응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고생했다지만, 다른 선수들(선동열, 이종범, 이상훈, 김태균, 이승엽같은 기라성같은 선수들)에 비하면, 여전히 여유가 있다라는 느낌마저 들게했죠. 특히나 야수는 에브리데이 플레이어로 늘어난 경기에 따른 체력까지 신경을 써야하는데 이 문제에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더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건 이대호의 커다란 체격 때문이죠.



위에서 말한 이대호의 체격을 비롯한 리그 적응력은 일본에서 다시 메이저리그로 도전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중요 인자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 그리고 메이저리그 현지 전문가들이 놓치는 부분인데, 야구의 능력은 툴만 있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류현진도 공 자체의 위력만으로 평가한다면 진출하지 않는게 옳은 선택이었겠죠. 그러나 다른 기술적인 능력에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진입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했던 것인데, 이런 요소들은 국내 분석자료의 부족으로 인하여 고려되지 못했죠. (물론 전에도 말했지만, wbc 자료나 최근 리그 자료가 있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 평가에서 그리 대단한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메이저리그에서 엘리트 타자로 성공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푸홀스와 보토.

그리고 그런 그 둘이 갖는 타 선수들과의 가장 뚜렷한 기술적 차이는 바로 선구안입니다. 물론 컨택, 파워 이런 능력도 좋지만, 그런 능력들이 선구안을 바탕으로 나타나는지라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는 돋보이지 않았어요. 닥치고 넘기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파워툴이 과소평가되고 다른 수비툴이나 주루가 특줄나지 않으니 평가에서 뒤쳐진 겁니다.


또한 선구안이 좋은 타자는 상위 리그로 진입할 때 스탯의 요동이 적다는 것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이대호는 kbo시절부터 안정적인 선구안과 유연한 신체를 바탕으로 한 좋은 hand coordination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미 한국시절부터 일본에서 온 코치들에게 일본에서도 당장 크게 성공할 타자라는 극찬을 들었던 것이죠.



일본에서 야수로 미국으로 진출해서 실패한 사례를 보세요. 일단 야구 외적인 적응의 문제는 무시하겠습니다.

일단 수비에서 오는 격차가 가장 컸습니다. 1루수로 진출한 선수는 없었고, 내야수들은 수비에서 격차를 실감해야했죠.

그리고 툴플레이어가 많았습니다. 이치로의 성공 이후 미국에서 일본의 잘치고 잘달리는 툴플레이어에 관심을 가졌는데 선구안이 바탕이 되지 않은 경우는 치는 것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아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본에서 선구안도 나쁘지 않았던 후쿠도메는 심각한 체력의 문제를 드러내며 실패했죠. 조루 체력만 아니었다면 준수한 성적을 냈을 겁니다.




진출 선수 중 가장 체격이 좋은 야수였고, 장타, 선구능력이 고루 좋던 마쓰이는 나름 준수한 성적을 냈고, 수비부담이 적은 포지션들을 주로 맡았죠.

이치로의 경우는 예외적인 케이스로 봐야한다고 보구요. 물론 컨택능력이 다른 일본 선수와 큰 격차를 보일 정도로 좋았고, 체격은 작아도 좋은 체력을 타고난 선수일 가능성이 높죠.







하여간 이대호가 최희섭의 메이저리그 전성기 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류현진이 메이저에서 좋은 시즌을 보낸다면, 류현진 공 돈내고 치라고 말하고 싶었던 이대호 역시 자신감을 가지지 않을까 하고,
 
절친 추신수와 후배 류현진이 있는 내셔널리그 쪽(컵스?) 진출에 욕심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위에도 언급했지만, 도전을 멈추기엔 이대호는 일본에서 고생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는 것이 특히 크다고 생각해요. 이대호가 있기엔 일본도 좁습니다. 그럼 도전을 하고 싶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