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비 한화 선언’ 김성근 “김태균, 3루에서 반 죽을 각오”
- 작성일
- 14-10-28 17:33
김성근 한화 신임 감독은 선수단을 대표해 단상에 올라온 김태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생각보다 꽤 크네”라며 온화한 웃음을 보였다. 이에 김태균이 얼굴에 홍조를 띠자 이 자리에 함께 한 70여명의 팬들 속에서 누군가가 “김태균, 왜 긴장하고 그랴”라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흥을 돋웠다.
28일 오후 대전구장 그라운드에서 김성근 감독이 한화 제10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김 감독은 취임식 이후 기자회견 이어질 때까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한화 선수들도 미소로 답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말 한마디를 내놓을 때마다 대전구장은 폭풍전야처럼 긴장감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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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한화 신임감독이 28일 대전구장에서 취임식을 한 뒤 김태균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 야구의 변화를 두고는 우선 수비부터 강조했다.
김 감독은 “바깥에서 본 한화 문제는 역시 수비 아닌가 싶다. 앞으로 캠프에서 어떻게 그 부분을 제대로 하느냐에 따라 사활이 걸려있지 않나 싶다”며 “우리 훈련의 반은 수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화 29일부터 일본 오키나와로 마무리훈련을 떠난다. 김 감독은 이에 “닷새 훈련 중에 이틀은 수비만 할 것이다. 우리 훈련 계획에 대해 힌트 하나만 얘기한다면 김태균은 서드(3루)에서 반 죽은 것이다”고 했다. 1루수인 김태균에게도 펑고를 많이 쳐 줘 수비 강화를 유도하겠다는 뜻이었다.
마무리훈련을 앞두고 선수들 자세부터 바로 잡는 의미로 헤어스타일도 다듬고 오기를 바라는 뜻도 전달했다. 김 감독은 “조금 전 나오기 전에 선수들을 보니 한화 선수들은 이발값이 없나 싶더라. 머리 깎고 나오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화가 3년 연속 최하위를 한 주요 이유였던 투수력 열세를 놓고도 우선 수비에서 답을 찾을 방침이다. “수비는 결국 투수 중심의 수비다. 투수 파트를 볼때 패가 많던데 투수 자체가 약한 것보다 수비 때문에 투수가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투수 자책점을 낮춰야하는데 그것을 수비에서 어떻게 해주느냐, 그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의 팀컬러를 두고도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고 하는데 타이너마이트는 불발할 때가 많다. 그보다 한점을 지킬 수 있는 야구, 끝까지 승리를 지키는야구. 그걸 가지고 가겠다”며 “타선에 의존하는 야구는 약하다. 과거 한화를 보니 마음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점수를 너무 많이 주더라. 안주는 쪽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화의 우선 숙제가 성적인 것을 너무도 잘 안다고 했다. 더구나 성적에 목마른 팬의 응원을 업고 한화 지휘봉을 쥐게 된 것도 잘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렇게 많이 성원해줬는데 감독을 맡으면서 이 정도로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결과라는 것을 의식 해본적이 없었는데 지금 그렇다”며 “성원해주시는 만큼 반드시 해야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982년 OB베어스 코치로 프로 원년을 맞았다. 그때 홈구장이 바로 대전이었다. “일단 김응용 감독이 2년 동안 팀을 정비해놓은 것을 내가 인수해야할텐데 반드시 마무리를 잘 해야하지 않나 싶다”며 “한화라는 팀은 또 대전구장은, 김영덕,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등 소위 이름 있는 감독이 지난 곳이고 내가 그 마지막을 맡게 됐는데 그 업적을 이어가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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