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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산과 기아의 승부는 7:5로 두산이 승리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윤석민의 실투를 두산 타자들이 잘 공략하여 승기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제구가 잡히지 않은 두산의 불펜 임태훈, 이재우의 투구를 참을성 있게 대처했던 기아타자들이 두산의 턱밑까지 따라와 흥미진진한 경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오늘 흥미있게 본 장면은 윤석민을 상대로 대량득점을 한 5회말이나, 임태훈 이재우가 난조를 보였던 8회초보다는 두산이 달아나는 1점을 챙겼던 8회말/9회초입니다. 8회말/ 9회초는 국가대표 1~4번 라인업을 가지고 있었던 작년 라인업보다 한 층 강화된 두산 타선의 강점을 잘 보여줍니다. 당시의 상황을 복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8회말 6:5 상황에서 기아는 유동훈에 이어 핵심 불펜인 손영민을 내보냅니다. 손영민의 구위는 매우 뛰어났으나, 바깥쪽 들어오는 직구를 손시헌이 잘 밀어쳐 1루에 주자가 나갔습니다. 이 때 두산은 대주자로 민병헌, 대타로 유재웅, 기아는 좌타 유재웅을 상대하기 위해 김영수를 투입합니다. 유재웅은 어정쩡한 번트를 대다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하고 삼진당했습니다. 김영수의 노련한 피칭이 돋보였지요. 다음 타자 임재철 타석에 최준석이 대타로 들어오고, 칸베 토시오 코치는 마운드에 올라 이범석을 등판시킵니다. 최준석은 유격수 앞 느린 땅볼을 쳐 민병헌을 2루까지 진루시키며 책임을 다합니다. 그리고 다음 타자 이종욱은 전진수비하던 이종범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날려 경기를 결정지었습니다.


다음 회 9회가 되자, 임재철의 자리에는 민병헌이, 대주자로 교체되었던 손시헌의 자리엔 이대수가, 대타로 교체되었던 포수자리에 김진수가 투입됩니다. 그리고 2점차로 여유있는 상황임을 감안하여 3루를 이원석으로 교체하여 김동주를 쉬게 합니다. 8회말 한 점을 뽑기 위해 많은 선수들을 교체 투입했지만 9회 수비 들어선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주전들과 큰 차이가 없는 선수들이었습니다.

8회말/9회초의 선수 변화가 올해 두산의 강점을 잘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좌/우 대타 요원으로 한방있는 유재웅/최준석이 준비되어 있으며. 발빠른 대주자로 민병헌/오재원이 준비되어 있습다. 대타와 대주자로 교체되어 포지션 공백이 생긴다 하여도 이대수/이원석/ 김재호/ 김진수 등이 투입되어 후반 수비를 든든히 할 것입니다. 물론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많은 선수들이 시즌 내내 벤치를 지키지는 못할 것입니다. 곧 엔트리 변동이 생겨 정수빈/ 이성열/ 이원석 등 몇 명의 야수가 2군으로 내려갈 것입니다. 하지만 엔트리 변동 이후에도 멀티포지션이 가능한 준주전급 선수들이 벤치를 지키며 경기 후반 한 점 싸움에 큰 힘을 실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한 두명의 선수가 부상 등의 뜻하지 않은 이유로 잠시 경기를 못뛴다 하여도 꾸준한 경기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것이 두산의 8회말/9회초 선수 변동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