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이거 참 생각하기 싫은 기억인데,  시프트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퍼왔습니다.

아 이거에 걸려 한국시리즈때 얼마나 고생했는지 생각조차 하기 싫어요. ㅠ ㅠ



http://issue.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1/03/20081103009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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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시리즈에서 SK가 보여준 힘은 '압박 야구'라는 문구로 규정지을 수 있다. 농구로 치면 '올코트 프레싱', 축구로 비유하면 '토털 사커'다.　특히 내외야 수비 위치를 옮겨가며 압박을 가하는 '시프트 전략'은 포수 박경완의 영리한 볼배합과 맞물려 위력을 발휘했다. 다른 구단이라고 해서 시프트를 안하는 건 아니다. SK가 눈에 띄게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게 중요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종욱 시프트'와 '김현수 시프트'를 살펴보자.

▶이종욱 시프트

왼손타자 이종욱은 잘 밀어친다. 장타는 없지만 어중간한 단타에도 2루까지 내달릴 수 있는 스피드를 갖췄다. 이종욱을 잡기 위해 SK는 내외야 수비위치를 모두 움직인다.

우 선 외야. SK 좌익수 박재상은 왼쪽(포수 시점)으로 옮겨 파울라인 10m 근처까지 다가간다. 중견수 김강민도 왼쪽으로 많이 옮긴다. 이에 비해 우익수 박재홍은 약간만 왼쪽으로 옮긴다. 동시에, 모두 전진수비를 펼친다. 우익선상이 허전한 느낌이지만, 그쪽으로 타구가 가지 못하도록 투수와 포수가 볼배합을 하는 것도 시프트에 있어 빠져선 안 될 요소다. 이같은 케이스는 SK쪽 투수가 왼손일 경우에 해당된다. 오른손투수일 경우엔 좌편향이 덜해진다.　내야수들은 어떨까. 3루수 최 정은 파울라인에 붙을 정도로 가까이 선다. 유격수 나주환은 선발투수 구위에 따라 왼쪽, 오른쪽 이동이 유동적이다. 예를 들어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위력이 있으면 나주환이 왼쪽으로 움직이고, 슬라이더 위력이 나쁜 날은 약간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2루수 정근우는 큰 변동이 없다는 게 SK 김정준 전력분석과장의 설명. '이종욱 시프트'의 핵심은 최 정과 나주환이다. 이밖에 1루수 이진영은 이종욱 타석때 항상 번트를 경계하며 약간 전진한다.

▶김현수 시프트

정규시즌 타격왕인 김현수는 한국시리즈에서 23타석 21타수 1안타로 타율 4푼8리에 그쳤다. 삼진 7개로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김현수가 초반 부진에 대한 심적 부담을 끝내 이기지 못한 까닭도 있겠지만, SK가 철저하게 대비했다고 볼 수도 있다.　왼손타자 김현수 타석때 3루수 최 정은 파울선상에 붙는다. 유격수 나주환은 김현수 때에는 센터 중심 수비를 한다. 오른쪽으로 이동한다는 얘기다. 2루수 정근우는 큰 움직임은 없고, 1루수 이진영은 베이스 선상에 서있게 된다.　SK 좌익수 박재상은 이종욱 때와 달리 약간만 왼쪽으로 옮긴다. 중견수 김강민과 우익수 박재홍은 왼쪽으로 많이 이동한다. 동시에 외야수 모두 뒤로 물러나 깊은 수비를 한다. 결과적으로 좌중간, 우중간이 메워졌다. 김현수는 본래 잘맞은 타구가 센터라인쪽으로 많이 날아가는 타자다. 우익수 박재홍의 오른쪽에는 바다처럼 넓어보이는 빈공간이 생겼지만, SK 투포수가 약속된 코스로만 공을 던지면 타구가 그쪽으로 날아갈 일이 없다.

▶데이터와 투포수 호흡, 그리고 시프트

김 정준 과장은 2일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시리즈 동안 밝히지 않았던 '영업 비밀'의 일부를 이처럼 상세하게 설명했다. 중요한 건, 시프트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투수의 직구 스피드와 포수의 볼배합 능력 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SK는 올 정규시즌 동안 두산 타자들의 타구방향을 일일이 모아 데이터로 분석한 뒤 결과를 야수들에게 나눠줬다. 일단 숙지한 다음에는 선수들에게 자율권도 부여된다. 그날의 감에 따라 옮길 방향을 선택하라는 것인데, 이번 시리즈에서도 2루수 정근우가 베이스에 다가서는 자의적이고 적절한 시프트로 3차전 9회에 김현수 타구를 병살로 처리했다.　김정준 과장은 "플레이오프때 두산 타자들이 합계 50개의 안타를 쳤다면 우린 그걸 반으로 줄인다는 기본 목표를 세웠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두산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올 때와, 카운트가 몰렸을 때에 따라 시프트 방향도 세밀하게 조절한다. 왼손타자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진다 싶으면 우리 야수들이 점점 왼쪽으로 옮겨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