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뭐.. 포시에서 선발투수 중계로 쓰는건 흔히 있는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8회 니퍼트 투입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무리수라고 봅니다.



첫번째...

너무 리스크가 큰 투입이였습니다.

선발투수의 매커니즘은 중계투수와는 달라서...

특히 5~6일씩 쉬고 등판하는게 몇년째 몸에 밴 선발투수는 3일 쉬고 중계투수로 나오는 것 자체가 모험이죠.

게다가 5~6점 상황도 아니고.. 1이닝 막으면 홀드가 성립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의 8회.

누가 나오던 전력을 다해 던져야 하는 상황이었죠.



변진수는 어제도 많이 던졌기에 8회에 또 나오는게 무리라고 봤다면... 김승회라도 넣었어야 했다고 생각하네요.

1차전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8회 동점홈런 이후 9회까지는 잘 틀어막았고... 그 이후 3일이나 쉬었던 상황이죠.

김승회선수는 중계 경험도 많고.. 올시즌도 5선발 하며 간간히 중계로 투입된 경험도 많고...

그리고 1이닝은 확실히 막아줄 공과 힘을 가지고 있는 선수죠.



아니면 홍상삼 기용도 가능했죠. 5차전 이후를 생각해서 홍상삼을 쉬게 해주고자 하는 복안으로 니퍼트를 투입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3차전에서는 여유있게 이기는 상황에서 공 몇 개만 던지고 들어간 것이라 투입이 충분히 가능했죠.



아니면 프록터 2이닝 마무리도 고려해 볼 수도 있었을 것이고...



뭐 개인적으로는 홍상삼 아끼려는 복안이었다면 몸도 풀게 하지 말고 김승회로 8회는 막아본다는 생각을 했었어야 하는게 아니었나 싶네요.





두번째...

니퍼트 투입으로 잃는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뭐... 시즌중에도 4일 휴식후 선발은 흔히 있는 일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5~6일 휴식후 등판에 익숙한 KBO의 투수들은 4일 휴식후 등판은 약간의 핸디캡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승호감독님은 그 정도 핸디캡은 감수한다는 것인데...

니퍼트가 안나왔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한 니퍼트가 4일 휴식을 취한 유먼을 상대로 던진다는 약간의 어드밴테이지라도 가져갈 수 있었겠죠.

하지만 오늘의 니퍼트 투입은 그 어드벤테이지를 날리는 투입이었고.. 아울러 PO에 올라간다 하더라도 1차전 선발로 4일 쉰 이용찬이나 중계 투입 후 3일 쉰 니퍼트 둘 중 하나가 나와야 하는 핸디캡을 가져오는 니퍼트의 투입이었습니다.



물론 양승호 감독도 송승준 투입이라는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만에 하나 실패하면 5차전에는 4일 쉰 유먼이 선발로 나와야하는 약간의 핸디캡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이죠.

하지만 송승준 투입 상황과 니퍼트 투입 상황은 상황 자체가 다르죠.

오늘은 고원준이 경기초반에 감독이 보기엔 두산 타선을 막기엔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던 듯 싶은데... 그 상황에서 어제 이승호를 써버려서 마땅한 롱릴리프도 없는 상황이었으니 송승준 투입이라는 모험수를 던질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고원준을 계속 끌고 간다 vs 과감히 송승준 투입하는 모험수를 던진다. 양승호감독님은 후자를 선택했구요.



만약 두산도 오늘 김선우가 초반에 무너져 3~4회에 강판되어야 했다면 니퍼트 투입이라는 모험수는 이해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니퍼트의 투입은 8회였습니다.

불펜에는 남은 두 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줄 승리조 투수가 3명(김승회, 홍상삼, 프록터)이나 남아있었죠.



만약 오늘 상황이 어쩔 수 없이 니퍼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믿을 만한 투수를 다 써버려서 불펜에는 아무도 없고... 선발투수라도 나와야만 했던 상황이었다면 더 큰 핸디캡을 감수해야 하더라도 투입해야죠.

하지만 오늘 경기의 8회초는 그런 모험수를 던질만한 이유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 선택까지 가지고 커피감독님을 까고 싶진 않습니다.

이 글도 결과론일뿐.. 개인적으로 무리수라고 생각했을 뿐... 정상적인 사고로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작전이었다고 생각하니깐요.



이것 말고도 오늘 인간의 뇌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멍청한 운용 보여준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니까..

다들 아시는 그 내용은 흥분 좀 가라앉히고 차분히 정리해서 함 올려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