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LG의 9회초, 김기태를 향한 봉중근의 선물
- 작성일
- 14-04-27 20:36
8회말 이병규(9번)의 내야 땅볼로 힘겹게 2-1로 역전시킨 9회초, 잠실구장에 싸이렌이 울렸다. 마무리 봉중근의 등판을 알리는 신호였다. 봉중근은 올시즌 9번째 등판이었다. 투구수 40개를 넘긴 게 2번이나 됐다. 지난 24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43개를 던졌다.
초구 141㎞ 직구가 바깥쪽에 제대로 꽂혔다. 2구째 커브를 KIA 신종길이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또다시 분위기가 소란스러웠다. 올시즌 LG는 경기 막판,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3일 전 삼성전 때도 그렇게 분위기가 넘어갔고 패했다.
조계현 수석코치가 더그아웃 앞으로 나섰다. 이번에는 포수를 바꿨다. 최경철이 마스크를 쓰고 나와 홈플레이트 뒤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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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봉중근이 27일 잠실 KIA전에서 승리를 지켜낸 뒤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
KIA도 상황이 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왼손 김원섭 대신, 오른손 박기남을 대타로 투입했다. 1루주자는 발빠른 강한울로 교체했다. 1점을 두고 펼친 두 팀의 ‘강수’들이었다.
4구째 몸쪽 직구가 다시 141㎞였다. 박기남이 반응했지만 백네트를 향하는 파울이었다. 볼카운트 2-2에서 이번에는 커브가 빠졌다.
풀카운트에서 봉중근은 2루 견제를 택했다. 악수였다. 공이 빠졌다. 2루주자 신종길이 3루까지 달렸다. 무사 1·3루. 상황은 점점 꼬이고 있었다. 벤치에는 5경기째 감독이 없는 상태다.
그 승리를 지킨 것은, 사퇴 이유라는 낭설이 돌았던, 베테랑 마무리 봉중근이었다. 실책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방금 전 2루 견제 송구가 나빴던 봉중근은 과감하게 다시 1루에 견제구를 던졌다. 이번에는 1루주자 강한울이 걸렸다. 결정적인 아웃을 잡았다. 1점차, 1·3루, 풀카운트, 실책 뒤였다. 경험은 동시에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한다. 봉중근은 “1루주자가 신인이었다. 일부러 투구 타이밍을 길게 가져갔다”고 말했다.
결국 6구째는 다시 볼이 됐다. 2사 1·3루. 타석에는 안치홍이 들어섰다. 초구 117㎞ 커브가 낮게 제구되면서 스트라이크가 됐다. 2구째 직구는 143㎞ 스트라이크. 이제 스트라이크 하나면, 팀의 첫 위닝시리즈였다. 봉중근은 기어를 높였다. 144㎞ 직구를 안치홍이 힘겹게 커트했다. 마지막 공, 힘을 다 썼다. 안치홍의 타구가 우익수 머리 위로 떴다. 전광판에는 이날 가장 빠른 구속, 145㎞가 찍혔다. 봉중근은 “올시즌 가장 힘껏 던진 공”이라고 했다.
LG가 27일 잠실 KIA전에서 2-1로 이겼다. 올시즌 첫번째 위닝시리즈였다. 김기태 감독이 사퇴한 뒤에야 처음으로 2승1패 시리즈를 따냈다. 봉중근은 “야구하고 가장 힘들었던 4월”이라고 했다. 그 잔인했던 4월이 끝나가고 있다. 봉중근은 “어제(26일) 김 감독님이 오셨다. 힘껏 끌어안아드렸다. 그리고, 보내드리기로 했다”며 “감독님의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꼭 이겨야 한다”고 했다. 그 의지가 1루 견제에, 가장 빨랐던 공 145㎞에 담겨 있었다.
의 내야 땅볼로 힘겹게 2-1로 역전시킨 9회초, 잠실구장에 싸이렌이 울렸다. 마무리 봉중근의 등판을 알리는 신호였다. 봉중근은 올시즌 9번째…', 'http://images.sportskhan.net/article/2014/04/27/l_201404270200146850035093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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