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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프로야구에도 역지명이라는 것이 존재했었죠.

제가 본 유일한 케이스는 전 기아 배터리 코치로 있던 김지훈 코치였습니다.

김지훈 코치는 오비 1998년 2차 3지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김지훈 코치 약력을 보면 1999년 삼성 데뷔로 나옵니다. 그리고 선수 생활 중간에 삼성에서 기아로 이적했지요. 신인 지명권 트레이드를 한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비에서 지명을 받았는데 삼성에서 데뷔한 뜬금없는 케이스입니다. 

김지훈은 앞서 말했듯이 1998년 2차 3지명 전체 순위 20번으로 나름 2차지명에서는 높은 순위를 받았습니다. 앞선 선수로는 송원국, 이혜천이 있었지요. 

예나 지금이나 두산은 포수 덕후였습니다. 1996년 1차 지명이 최기문이었고, 1997년 2차 1지명이 진갑룡이 있었고, 당시 김태형이 주전, 백업으로 공격형 이도형 등이 있었지요. 물론 김지훈과는 상관없지만 다음 년도인 1999년 1차지명은 홍성흔을 지명했고, 당시 고졸 최고 포수로 이름 날리던 정종수를 2차 1지명으로 지명했었죠. 

하여튼 오비의 포수 덕후 기질이 가장 심했던 90년대 후반에 팀내에 김태형, 이도형, 진갑룡, 최기문이 있는 상황에서 그해 포수 중 괜찮은 평가를 받던 고려대 출신 김지훈을 덜컥 지명합니다. 

그랬으니 아마도 김지훈의 눈 앞은 깜깜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들어도 이름 빵빵한 오비 포수진과 경쟁을 해야했으니...  진갑룡은 김지훈의 대학 1년 선배였으니 진갑룡의 실력을 잘 알았을 터이고, 넘기 힘든 존재라는 걸 알았을 겁니다.

이래 되니 김지훈은 갑자기 계약금을 높이 부릅니다. 계약금을 터무니 없이 높게 부르자 오비는 아쉬울게 없다는 듯 지명 포기를 하죠. 물론 이 와중에 어떤 뒷얘기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요.

그리고 프로야구 역사상 초유의 역지명권을 김지훈이 행사하게 됩니다. 김지훈은 당시 포수가 약했던 삼성을 역지명하고 삼성에 입단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그렇게 경쟁하기 싫어했던 진갑룡이 1년 반여가 지난 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되었다는 겁니다. 이후 2000년 FA로 김동수가 입단을 하자 99년 백업으로 출전하던 자리조차 없어져 해태로 트레이드 되었죠.

뭐... 인생사 알 수 없는 거죠. ^^

그 때 두산이 대졸 포수 김지훈을 지명하지 않았더라면, 그 다음 차례에 포수를 지명했던 삼성 대신 유망한 고졸 포수를 지명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포수의 이름은 현재윤 입니다~ ^^;;;


돌고 돌고 도는 인생사~~ ^^;;;


P.S.  예전 기억을 더듬고  statiz에서 몇 가지 기록을 참조하여 글 쓴 겁니다. 구체적으로 참고한 자료가 없으니 너무 믿지는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