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좋아졌다고 생각하세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전 현진이 슬라이더의 문제(?)는 로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적은 적 있지만 신포의 리드에 문제는 땅볼성 공을 던지게 하지 않는다는 거겠죠. 좌타자 상대로 현진이 커브가 가장 위력적이었던 날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삼성 장원삼과 첫 대결 기억하세요? 이영욱이 현진이 커브에 춤을 추던 날. 죽어도 현진이 커브는 못치겠다고 회상하게 만든 날.

근데 그날 4,5회 연속으로 폭투가 나왔습니다. 4회 폭투는 실점으로 이어졌지요. 첫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좌타자 최형우에게 커브를 던졌는데 폭투. 그 이후 이땅 유땅이 나왔지만 주자는 홈에 들어왔습니다. 폭투가 없었다면 무실점.

5회에도 빗맞는 연속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 몰린 상태에서 이영욱을 만났는데 폭투 2,3루가 되고 삼진과 뜬공으로 마무리합니다. 

근데 슬라이더도 그러했습니다. 류현진에게 슬라이더는 가끔 깜짝 놀라게 스트라이크를 잡는 구질이었습니다. 즉 높은 곳에서 가운데쪽으로 떨어지도록 던져지는 구질. 그래서 좌우 로케이션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통타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작뱅에게 홈런 맞은 안쪽 꽉찬 공이 바로 슬라이더였죠.

김광현의 경우, 변화구 중 슬라이더의 비중이 높지만 슬라이더의 로케이션이 다양합니다. 높은 스트라이크 안쪽 공 바깥쪽공 그리고 승부구는 바운드성까지도 떨어지는 공. 

8개구단 중 폭투가 가장 많은 포수가 누구일까요? 네. 박경완입니다. 51개로 공을 잘 빠뜨린다는 말을 듣는 신포보다 20개가 더 많습니다. 포일도 6개로 양의지 포수의 7개 다음으로 많습니다. 투수에게 크게 떨어지는 공을 포기하게 한다는 건 굉장히 가혹한 겁니다. 물론 신포 올해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고맙습니다만 할말은 해야겠어요.

그래서 그나마 블로킹이 좋은 희근이가 현진이 포수로 출장하면 어떤 일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물론 도루저지 면에서 자동문이라는 점은 감수해야 -_-;;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바닥까지 떨어지는 커브나 슬라이더는 결국은 유인구이고 속지 않을 경우 투구수 증가에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류현진은 올시즌 이닝당 피칭이 가장 적은 선발투수입니다. 그닥 많이 늘어나지 않은 투구수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닝을 먹어주는 이유죠. 이 면에서 리그 최강자는 로페즈였는데 최근 부진하면서 순위가 내려갔어요. 하지만 사실 상 이닝당 투구수 조절은 로페즈가 리그 넘버원이라고 봐야져.

현진이가 투구수 조절에 성공하는 까닭은 스트라이크를 자주 던지기 때문이고 그래도 될 정도의 구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는 투수에게 로케이션에 변화를 주라고 말하는 건 말도 안되죠.

근데 결국 류현진은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고,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보기엔 직구 이외에는 로케이션이 너무 단조로워요. 뭐 사실 직구도 그다지 좋은 로케이션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은 안합니다. 로케이션보다는 커맨드(제구력이 좋은 거 뿐이죠)

시즌 초 우타자 몸쪽 직구를 던지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올시즌 사구가 늘어나서 내심 뿌듯합니다. 박석민에게도 몸쪽공만 쫄지 않고 던지면 못칠 겁니다(정말?;;;;) 물론 얼마전 나온 헤드샷은 말도 안되는 실투였지만요. 보다가 놀라서 소리질렀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