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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삼의 원맨 쇼. 1회 조금 불안했던 것과 7회 장타를 두들겨 맞은 것을 제외하면, 잠실의 도움을 받아 두산 타선을 효율적으로 제압했다.(두산으로서는 번번히 담장 앞에서 잡힌 타구들이 아쉬웠을 것이다.) 삼성 타선이 조금만 도와줬더라면, 삼성은 3차전을 쉽게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 타선은 오늘도 삼성 투수진을 별로 도와주지 않았다. 오늘 삼성이 이긴건 전적으로 두산 야수진의 협찬 덕분이다.

4회 1사 만루에서 박한이의 타구는 빠르고 깊었지만, 손시헌이라면 그걸 처리할 수 있어야 했다. 손시헌이 그 타구를 놓쳤고, 이어진 처리도 매끄럽지 못했다. 오재원이 투혼으로 2루 포스 아웃을 시켰지만 이번에는 시즌 내내 말썽이 많았던 2루에서 오심이 터져나왔다.(이 오심이 아니었다면 두산은 4회를 한 점으로 끝낼 수 있었을 것이고, 유희관의 강제 강판도 없었을 것이다.) 이어서 나온 이지영의 희생 플라이로 삼성은 두 점 째를 얻어냈고, 두산 코칭 스텝의 뻘 짓으로 유희관을 내리는 부수입도 얻었지만,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음에도 추가점을 얻지 못하며 경기를 쉽게 가져올 기회를 놓쳤다.

이후 삼성의 추가점도 역시 두산의 실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박한이가 실책으로 출루하고, 번트로 2루까지 간 후 두산 배터리의 허를 찔러 과감하게 3루까지 들어가서 홍상삼의 폭투 때 홈을 밟았다.(사실 홍상삼의 폭투라기 보다는 최재훈의 실책성 플레이였는데, 블러킹의 기본이 상체로 공을 덮으면서 가랑이 사이를 글러브로 막는 것인데 글러브 위치가 많이 높았다.)

두산의 반격이 시작된 것은 7회 말, 1사에 홍성흔의 홈런이 터졌다. 장원삼의 구위가 떨어진 것이 확실했는데도 삼성 벤치는 투수 교체를 망설였고, 그 댓가로 오재원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뒤늦게 안지만으로 교체했지만 안지만이 손시헌에게 적시타를 맞음으로써 점수차는 1점 차로 줄어들었다. 삼성은 이후 8회 차우찬에 이어 9회에는 정말로 쓰고 싶지 않았던 오승환까지 꺼내들었고, 오승환은 떨어진 구위가 역력하게 보였음에도 관록으로 두산 중심 타선을 제압했다.

일단 3차전을 이김으로써 벼랑 끝에서 적어도 두 발은 물러설 수 있게 되었지만, 두산의 실책과 심판의 오심이 아니었다면 삼성은 한 점도 못냈을 지도 모른다. 안타도 치고 있고 주자도 나가고 있지만 깔끔하게 점수를 내지 못하며 두산 투수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안지만이 계속 흔들리며 2차전에서 53구를 던지 오승환을 다시 올려야 했다는 점에서 삼성은 뒷 맛이 좋지 않은 승리였다. 반면 두산은 팀 야수진의 피로도가 극에 달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왔고, 아직 한 경기를 이기고 있음에도 오히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 도달했다.

KS가 시작되기 전의 생각으로는, 두산은 1차전과 3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봤다. 두산은 한 경기는 잡고, 한 경기는 내줬다. 정신력과 투혼으로 싸우는 것에도 한계는 있다. 두산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일까? 두산의 강력한 무기 중의 하나였던 내야 수비진에서 두산은 이미 두 명을 잃었다. 만일 내야에서 한 명이 더 부상당한다면 두산은 시리즈의 승패와는 상관 없이 GG 쳐야 할지도 모른다.

2. 4차전 예상

선발 싸움에서 삼성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섰다는 점을 생각하면, 3점차를 먼저 낼 수 있다면 삼성의 낙승이 예상된다. 문제는 지금 삼성 타선이 그걸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오승환이 내일도 나올 수 있느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승환이 8회부터 나올 수는 없을거라는 것이 확실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1점차 박빙에서는 삼성이건 두산이건 장담할 수 없다. 두산으로서는 한계에 도달한 선수단의 피로도를 어떻게 관리할 지가 4차전의 전략을 짜는 일보다도 중요할 것이고, 동시에 4차전을 반드시 가져오지 않으면 안된다. 4차전 패배는 아마도 시리즈 전체를 삼성에게 넘겨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예상: 삼성 6 - 3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