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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아마도 현진이와 함께 안티가 가장 적은 KBO 선수일 거 같은데요. 저 역시 현수를 무척 좋아합니다. 근데 이유는 좀 색달라요. 현수가 야구를 잘하기 때문이 아니라, 야구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경기 끝나고 MLB를 챙겨볼 정도로 매니아라고 하는데 그런 거 보면 괜히 동질감도 느껴지고 순수해 보이고 그래요.

그런 현수가 어린 나이에 리그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면서도 자기 현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은 꽤 멋져보이기도 합니다.

특급타자들이 타격폼을 바꾸는 것은 드물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당장 별명이가 있구요, 송집사님 한화 전성기 시절에는 매시즌 타격폼 변경기사가 나왔습니다. 이승엽 선수는 40홈런을 넘겨가면서도 계속 타격폼 수정을 해왔구요, 최고의 톱타자 중 한명인 Q-Dragon도 늘 타격폼을 수정합니다. 전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데요. 

일단 성장통으로 생각을 해볼 수 있구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 스스로 약점에 대응하는 매커니즘을 들고 나오는 것은 그 타자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자체 해결능력이 생기니까요.

더 큰 무대를 꿈꾸는 현수에게 그런 성장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별명이가 현재 일본에서 잘 적응하는 것도 06-07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었을 거에요. 이승엽 선수도 마찬가지구요.(저는 현재 부진은 엄지부상으로 인한 신경제거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추측합니다. 잘 모르기도 하고 자세한 언급은 피합니다.)  어느 수준 이상에 오른 타자들은 코치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현수도 거기에 오르려고 하는 중인거 같아요. 

거포가 되려는 시도에 실패하고 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 역시 도움이 됩니다. 별명이가 06년 변화를 시도한 것은 처음에는 홈런타자가 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근데 삽질하는 과정 중에 그게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물론 저는 06년 똑딱질하면서 3할도 못쳤을 때 무지하게 깠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야구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어요. 꼴찌를 하면서 많이 너그러워졌-_-;; 두산 팬들은 그런 실수하지 말기 바래요 ㅎㅎ 현수의 결과물은 무엇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는 현수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3번으로 복귀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리그 최고의 타자, 특히 OPS형 타자들은 3번을 많이 합니다. 한화만 봐도 태완이가 3번을 치잖아요. 한화의 경우 그로인한 시너지가 굉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4번에 대한 환상은 크니까 제외하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4번에 고정시키는 달감독님 선택도 크게 나쁘진 않다고 봐요. 두산은 여전히 2위에 해당하는 강팀이고, 현수의 현재 부진에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그런 부담을 이겨내는 경험은 장기적으로 현수에게 크게 도움이 될 테니까요. 

그럼 김현수 선수, 다음 시리즈부터 날기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