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롯데친구들이
먼 길 떠나는 나에게 넉넉한 밥상과 함께
노자돈을 부족함없이 주면서 한마디 했다

"엘지친구들 만나면 안부 좀 전해줘...너희 둘은 유난히 더 돈독하잖아"

내 그러겠다고 하고 부산발 서울행 버스에 올라타는데
롯데친구가 뛰어오며 큰 소리로 외쳤다

"아 기아야..함 기둘려봐라 내 사정 쫌 피믄 더 도와주께 미안하다 안하나
니도 내도 좋은 날 올끼다. 함 기다려봐라마..좋은 날 꼬오옥 올끼다."

차창은 묵처럼 어두운데 하얗게 그려지는 롯데의 얼굴에
눈시울이 붉어져와 소매를 훔치고 말았다.



감상에 젖어있는데 엘지에게 전화가 왔다.

"서울 언제 오니? 오늘도 윗동네 용쓰는 아이랑 대판 싸웠다. 윗동네 애들도
별거 아니던데 FA주식회사 채권 함 보이면 벌벌 떨어~~
빨랑 와 우리 재미나게 놀아보자..친구끼리 니 꺼 내 꺼 어딨니?"

이 말을 곱고 낭낭한 서울말로 떠벌렸지만 내 귓가에 맴도는 것은 마지막 목소리 뿐이었다.

 니 꺼 내 꺼 어딨니? 니 꺼 내 꺼 어딨니? 니 꺼 내 꺼....................................
 
 
뺀질이 쉐끼... 벌써부터 솔랑방구 뀔 생각을 하다니 얄밉지만 그 엘지 놈 올해 대출 받고 담보
잡혀서 투자한 FA주식회사 채권 수익형 이자 빼먹으려면 가을에 잔치 한 번 해야 하긴 할텐데 생각하며 
살짝 웃었다.

귀여운 자식 그래도 네 니 보약은 안될랑께..  잠실에선 형님이 없단 힘도 생기거덩...
안정성 높지, 수익성 보장 되어 있지. 그 좋다는 FA주식회사 채권 두 장을 모두 엘지네에 넘긴 게 후회된다.

새끼~~~~ 만나면 얼마나 팔랑팔랑 거리면서 자랑을 할지......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어떻게든 친구들 덕 좀 봐서 윗동네 공기 좀 맡아보고 싶다.


흑흑 롯데야 이제 고만 퍼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