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정의윤 벌써 3방…LG ‘오른손 거포’ 부재 해결하나
- 작성일
- 14-03-16 21:27
| 프로야구 LG팬에게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물으면, ‘오른손 거포요’라는 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1990년 창단한 프로야구 LG의 라인업에서 ‘오른손 거포’는 멸종위기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망주들은 좀처럼 성장하지 않았고 외부에서 영입한 오른손 거포들은 한결같이 부진에 빠졌다. 되레 팀을 떠난 오른손 거포 유망주들은 다른 팀에서 홈런왕이 되고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그 오래된 소원이 이제 풀릴지도 모른다. LG 외야수 정의윤(28)이 16일 대전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호쾌한 3점홈런 2방을 터뜨렸다. 정의윤은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1·2루에서 좌월 3점홈런을 때리더니 9-1로 앞선 8회초에도 1사 1·3루에서 또다시 좌월 3점홈런을 때렸다. 정의윤은 전날 때린 홈런을 포함해 시범경기 3홈런으로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
정의윤은 “타구의 질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 송구홍 운영팀장은 “홈런 2개가 모두 스윙이 ‘번쩍’하며 나왔다. 스윙이 간결해졌다”고 평가했다. 정의윤은 지금까지 ‘힘은 있지만 밀어치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밀어치는 능력은 장점이었지만 타구의 비거리가 멀리 나가지 못했다. 정의윤은 지난 겨울, 타구에 힘을 싣기 위해 신경식 타격코치와 함께 뒤쪽 스윙을 짧게 만드는 데 노력했다. 타격 준비 동작에서 손의 위치를 더 뒤쪽에 놓으면서 스윙 폭도 줄였다. 정의윤은 “이제 공을 때릴 수 있게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 때린 홈런 2개가 모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 수 있는 타구였다. LG 오른손 거포 탄생의 기대감에 대해서는 “이제 겨우 10타석에 들어섰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10타석에서 안타 5개를 때렸고, 그중 3개가 홈런이었다. 장타율이 1.400이나 된다. 정의윤은 “아직까지 홈런 숫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타점을 많이 올리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LG 타자 중 오른손 타자로 한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는 2010년 28개를 기록한 조인성(현 SK)이다. 그 뒤를 1998년 김동수(20개·현 넥센 코치)가 잇는다. 2005년 데뷔한 정의윤의 통산 홈런은 24개다. 정의윤은 자신의 등번호(24번)를 보여주더니 “(올 시즌) 이 정도 치면 좋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통산 홈런 24개 중 이틀 연속 홈런을 친 적도, 한 경기에 2개를 때린 적도 한 번도 없었다. 아직 시범경기지만 뭔가 달라졌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월 성적은 믿을 수 없다’는 게 야구계의 오래된 격언이긴 해도 3월 성적으로 희망을 가지는 것은 모든 야구 팬들의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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