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고영민을 깨운 한마디 "아빠 야구장 가고 싶어요"
- 작성일
- 14-02-24 09:25
“아빠, 야구장 가고 싶어요.”
이 한마디는 오랜 침체 속에 동력을 잃었던 고영민(30·두산)을 다시 깨웠다. 지난해 4살이던 아들 태원이는 어느 날인가 부터 야구선수인 아빠를 보기 위해 야구장에 가고 싶어했다. 그런데 당시만은 고영민은 야구장에서도, TV에서도 볼 수 없는 선수였다.
고영민은 “아들이 야구장에 가자고 하는데 나는 당시에 2군 엔트리에도 들지도 못했다”고 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태원이가 태어난 뒤로 야구선수인 아버지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었다.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멋진 아빠가 되자는 생각은 고영민을 ‘야구만 생각했던’ 2002년 신인 때 마음가짐으로 돌려놨다.
고영민은 오랜만에 올해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고영민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이 “야구에 임하는 자세가 지난 몇달 사이에 크게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한동안 전력 외 선수였던 그는 팀에서 기대도 다시 회복했다. 송일수 감독은 고영민을 올 시즌 히든카드로 지목하고 있다.
고영민은 “감독님의 기대보다 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특별한 부상이 없이 몸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영민은 2000년대 두산의 최전성기를 이끌며 한국 야구대표팀의 주전 2루수까지 꿰찬 선수였다. 2루 수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도 그였다. 지금 수비 좀 한다는 후배들이 2루 수비 정위치에서 우익수 쪽으로 10m 가량 물러나서 수비하는 신조어 ‘2익수’(2루수와 우익수의 합성어) 수비는 그가 원조였다.
하지만 정상에서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는 2007·2008년을 최정점으로 조금씩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3년 동안은 시즌 200타수도 채우지 못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1군 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방황의 시간도 길었다.
고영민에게 2014시즌은 야구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기다. 이제 야구에 막 빠져드는 아들에게 아빠가 최고의 야구선수임을 보여주면서 부활이라는 숙제를 풀어내면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도 ‘대박’을 노릴 수 있다. 긴 방황의 시간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작년에는 열심히 훈련을 해도 1군에 올라가지 못하면서 ‘내가 이 정도구나’, ‘내가 조금 나태했었구나’는 생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런 시간들이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지금 부상이 없이 스프링캠프를 할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
두산의 2루수 자리는 오재원, 허경민, 최주환 등 만만치 않은 후배들이 버티고 있다. 확실한 부활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기회조차 얻기 힘든 포지션이다.
고영민은 “작년 2군에서 시합을 뛰면서 타격 밸런스가 정말 만족스러웠는데 그 때 감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 개인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타격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상에 있었을 때 영광의 기억은 모두 지웠다. 수비와 주루에서 인정받았지만 공격력은 명성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떠올린 그는 “프로에 들어와서 내가 생각했던 ‘하이클라스’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 정말 잘했다고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3할 타율과 20홈런, 30도루, 60타점을 목표로 밝히면서 “욕심이 크지만 지금부터라도 도전하겠다. 다시 시작하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이 한마디는 오랜 침체 속에 동력을 잃었던 고영민(30·두산)을 다시 깨웠다. 지난해 4살이던 아들 태원이는 어느 날인가 부터 야구선수인 아빠를 보기 위해 야구장에 가고 싶어했다. 그런데 당시만은 고영민은 야구장에서도, TV에서도 볼 수 없는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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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고영민. 두산 베어스 제공 |
고영민은 오랜만에 올해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고영민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이 “야구에 임하는 자세가 지난 몇달 사이에 크게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한동안 전력 외 선수였던 그는 팀에서 기대도 다시 회복했다. 송일수 감독은 고영민을 올 시즌 히든카드로 지목하고 있다.
고영민은 “감독님의 기대보다 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특별한 부상이 없이 몸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영민은 2000년대 두산의 최전성기를 이끌며 한국 야구대표팀의 주전 2루수까지 꿰찬 선수였다. 2루 수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도 그였다. 지금 수비 좀 한다는 후배들이 2루 수비 정위치에서 우익수 쪽으로 10m 가량 물러나서 수비하는 신조어 ‘2익수’(2루수와 우익수의 합성어) 수비는 그가 원조였다.
하지만 정상에서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는 2007·2008년을 최정점으로 조금씩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3년 동안은 시즌 200타수도 채우지 못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1군 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방황의 시간도 길었다.
고영민에게 2014시즌은 야구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기다. 이제 야구에 막 빠져드는 아들에게 아빠가 최고의 야구선수임을 보여주면서 부활이라는 숙제를 풀어내면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도 ‘대박’을 노릴 수 있다. 긴 방황의 시간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작년에는 열심히 훈련을 해도 1군에 올라가지 못하면서 ‘내가 이 정도구나’, ‘내가 조금 나태했었구나’는 생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런 시간들이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지금 부상이 없이 스프링캠프를 할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
두산의 2루수 자리는 오재원, 허경민, 최주환 등 만만치 않은 후배들이 버티고 있다. 확실한 부활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기회조차 얻기 힘든 포지션이다.
고영민은 “작년 2군에서 시합을 뛰면서 타격 밸런스가 정말 만족스러웠는데 그 때 감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 개인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타격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상에 있었을 때 영광의 기억은 모두 지웠다. 수비와 주루에서 인정받았지만 공격력은 명성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떠올린 그는 “프로에 들어와서 내가 생각했던 ‘하이클라스’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 정말 잘했다고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3할 타율과 20홈런, 30도루, 60타점을 목표로 밝히면서 “욕심이 크지만 지금부터라도 도전하겠다. 다시 시작하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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