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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33)은 한참을 머뭇거렸다. 지난 20일 소속팀 롯데서 박정준(27)과 함께 넥센으로 트레이드 발표가 난 직후였다. "아내가 펑펑 우네요. 저도 당황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이정훈은 1997년 롯데에 입단한 후 줄곧 한 자리를 지켰다. 이정훈은 "가끔 팀에 트레이드가 있을 때 내게도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은 했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현실이 되니 실감 나지 않았다. 구단이 아닌, 기사를 본 지인에게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설마 사실인가 싶었다. 그런데 아내가 '당신 간대'라며 울었다"고 말했다.

입단 15년차다. 팀 내 최고참에 속한다. 그로선 미리 통보를 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짙다. 이정훈은 "어차피 팀 결정에 따른다. 하지만, 미리 말해 줬다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 것"이라며 한숨 쉬었다.

가족들의 충격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부산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은 "아빠야! 이제 롯데선수 아니가. 인터넷에 아빠 이름 치면 넥센이라고 써 있다. 롯데 홈페이지에는 아빠 사진 움따"라고 묻더란다. 이정훈은 "적어도 1년간은 기러기 아빠로 지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에야 부산에 내 집 장만을 했다. 서울 시세를 알아보니 부산과 차이가 있더라"고 씁쓸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