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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최향남(38)은 의외로 차분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포스팅 시스템’까지 거치게 된 탓에 성사 직전에 이르렀던 미국행이 자칫 좌절될 수도 있지만 현 상황을 이해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최향남은 16일 면담에서 롯데 구단의 방침을 확인한 뒤 ‘스포츠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구단을 원망하지 않는다. 끝난 게 아니니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미국행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생겼는데.

　△운명인가 보다. 예전에 구단 옮길 때도 그랬는데 힘든 경우가 참 많았다. 이번에도 미국에 가서 어렵게 답을 냈는데 여기 와서 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을 보면 운명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방법은 찾아보지 않았나.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때 꼭 롯데에서 뛰겠다고 다짐했다. 구단에서도 ‘날 믿는다’고는 했다. 그런데 구단의 방침이 이미 원칙을 지키는 쪽으로 결정났다고 들었다. 달리 설득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롯데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프런트의 많은 분이 내 입장을 이해하고 도와주려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적료 얘기가 나왔는데.

　△금전적인 문제 같지는 않다. 구단에서도 그랬다. 구단의 생각을 어떤 식으로든 미국 쪽에 알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다만 돌아오게 되면 당연히 롯데 선수가 된다는 것은 확실히 약속할 수 있다. 그 부분은 재차 다짐한다.

　-이제 또 기다려야 하는데.

　△내게는 마지막 기회다. 꼭 가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고 싶다. 그쪽(세인트루이스)은 내가 이전에 뛰었던 클리블랜드에 비해 기회가 많은 곳이다.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다. 어쨌든 이렇게 됐다고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밝은 얼굴로 기다리겠다. 웃어야겠다.

<안승호기자·사진 김기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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