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뭐, 제목은 거창하지만...

그냥 우리나라 산업 구조와 이번 중계권 사태가 묘한 연관관계가 있는 것 같네요.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의 특징 중 하나가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의 독특한 관계입니다.

일본같은 경우 장기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의 관계도 돈독하고, 이익 배분도 공정한 편이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 가차 없습니다.

하청업체 등골 빼먹어 수익 따먹기가 일 수 이며, 하청 부품업체가 장사 좀 된다치면

자회사 하나 차려 대기업이 그 시장을 가로채는 경우가 허다하죠.

하튼 방송계도 이런 불합리한 원청/하청 구조로 되어 있는 것 같네요.

간간히 기사 새어나오는 걸 보면

중계를 할 수 있는 방송장비 업체들이 있고, 대형 방송사들이 이들에게 외주 제작을 맞겨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 같더군요.

방송사들이 송출망과, 송출권, 광고계약, 편성 등을 책임지고, 전체 제작을 지휘하는 PD, 그리고 방송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해설자와 캐스터를 섭외하고
 영상제작은 외주업체가 하는 형식이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프로야구 방송을 안하며 며칠 놀다보니, 고가의 방송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아마도 빚으로 그 방송장비를 샀으며, 노동자들 월급을 줘야할 방송 외주 업체 입장에서는 예정된 수입이 안들어오니 미칠 지경이 되버린 거죠.

그러니 오늘과 같은 디원에서의 방송이 가능했던 걸로 보이네요. 맨날 쥐어짜기만 하는 원청 업체와, 그리고 자기들 이익에 따라 외주업체에게 손실을 떠넘기는 이 상황에서, 에이클라의 제의는 천금 같았을 것 같네요. 외주 업체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원하는 원청 업체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불공정한 계약을 던져버리고 새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서 기사를 보니 외주 업체와 해설자등에게 협박까지 하며 방송사들이 방송 제작을 하지 말것을 강권했다는데... 그 동안 쌓였던 불공정한 관계로 인해, 의리 같은 건 없으니 그냥 방송해버린 거죠.

아마도 에이클라는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오늘 방송을 한 것 같습니다.

하튼 정확한 내막은 알수없으나, 한국의 불공정한 외주 제작 환경 덕택에 오늘 방송이 가능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