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게시판 > 한국야구게시판 > "이종범보다 야구 잘한놈 있어?" 한마디에 야구천재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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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말 이종범의 은퇴설이 불거졌을 때 KIA 코칭스태프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종범의 은퇴를 종용한 구단의 입장을 동조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이종범의 편에 설 수도 없었다. 이종범이 있고. 없음에 따라 한시즌 팀 운영의 밑그림이 달라질 판이었지만. 시종 조심스럽기만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종범이 올시즌 선수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됐을 때 코칭스태프는 분명해졌다. 특히 올시즌 주전 외야수로 급부상했던 채종범이 시범경기에서 다쳐 사실상 시즌을 접자 선수들에게 정확한 노선을 밝힐 수 있었다.

시즌을 준비하던 즈음 황병일 코치는 조범현 감독과 면담을 한 뒤 선수들을 모아 놓고 한마디 던졌다.

“너희들 중에서 이종범만큼 야구 잘했던 녀석 있으면 손들어봐!”

있다 해도 손들리 만무했지만. ‘야구천재’로 불리며 1990년대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이종범만큼 야구 잘했던 선수가 있을 리 없었다.

사전 기획된 말이었고. 그 의미는 두가지 차원이었다. 선수들에게 올시즌 KIA는 이종범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메시지를 던졌고. 또 하나는 이종범에게 그 역할을 주문한 것이었다.

이종범은 지난해부터 훈련을 참 열심히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앞가림이 급했고. 그래서 선수단을 휘어잡을 입장도 아니었다. 그런데 2년 연속 땀방울을 쏟고. 배수의 진을 친 상황에서. 코칭스태프가 그를 우대하고 나서자 달라졌다. 자신의 부활 이상의 목표가 정해지면서. KIA와 이종범이 선순환의 관계로 접어드는 순간이었다.

지난 5월13일 대전 한화전. KIA가 일방적으로 승부를 주도할 수 있었는데도. 선수들이 느슨한 태도로 나서 쫓기는 상황이 됐다. 이종범이 5회가 끝나고 클리닝타임 때 선수들을 집합시켰다. 그리고는 한마디 던졌다. “느그들 오늘 지면 디져분다.”

KIA 신인 안치홍은 이번 시즌 내내 이종범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이종범은 경기에 나서지 않는 날에도 덕아웃에서 그를 잡아 놓고 이런 저런 말들을 한다.

말만 앞세우지 않았다. 모 코치는 “올해 KIA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이종범”이라고 말했다. 이종범이 타율 등의 지표에서는 중간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번트. 주루. 수비 등에서 팀내 최고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호쾌한 야구를 버리고. 팀을 위한 야구로 돌아서자 코칭스태프가 건넨 성적표엔 A+ 천지다. KIA 조범현 감독은 “우리팀에서 이종범의 집중력이 제일 좋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어 힘과 순발력은 떨어졌지만. 야구를 대하는 그의 자세는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지난주중 광주 두산전 때 그는 귀중한 안타를 뽑고 환호성을 내지르다 방망이를 던지는 것도 잊고 말았다. 방망이를 들고 춤추듯 2루까지 달리다 도중에 아웃되고 말았는데. 그러나 그의 표정과 관중들의 반응은 축제의 그것이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했고. ‘야구천재’ 이종범도 신나게 했다. KIA는 순항하고. 이종범도 2500루타. 500도루. 1000득점 등 대기록을 차례로 접수해가고 있다.

윤승옥기자 touch@

종범신은 그저 경배와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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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보다 야구 잘한놈 있어?" 한마디에 야구천재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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