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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려간 후  하늘에선 팬들의 마음속으로 촉촉한 가랑비가 내렸다. 등판하는 날 마다 유난히 우천 경기가 많았던 그 잘생긴 우비소년는 어느새
장년의 나이가 되어 생애 세번째 승부수에서 그를 괴롭힌 운명의 장난을 이겨 냈다.

97년 신일고 최강 시대를 열었던 "좌중근우광삼"의 고교 야구 스타.  LG 마운드 붕괴기에 새가슴으로 불리며 팬들의 질타를 받던  만년 기대주
강속구 투수는 고작 22승을 팀과 팬들에게 선사하고 부상이란 운명의 장난속에서 자기자신을 스스로 추스려야 했다. 부상,  그리고 타자 전향
그리고 투수 복귀, 많은 이들이 그의 재기를 의심하고 동정의 대상으로만 그를 지켜 보았던 인고의 세월,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건  과연
무었이었을까?

나는 순간 너무 쉽게 포기 하던 나와 우리들의 삶이 생각 났다. 101구의 그의 투구속에서 한물 갖다는 주위의 비아냥속에서도 불구하고 결승점을
완주하며 자신을 증명했던 한 마라토너가 생각났다. 순간 김광삼의 일구 일구에 묻어 있는 피와 땀방울, 영혼이 보였다. 이상훈 이후 다시 잠실에서
볼수 없을것 같았던 전율스런 투혼의 야구가 김광삼의 어깨에서 기적처럼 부활하고 있었다.

자신의 한 손가락을 고통속에 내어준 조인성의 희생, 그 순간 나는 보았다. 우리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갈망을, 동료애를, 난 그 순간 이 경기가
질수 없는 경기임을 느겼다. 그리고  속죄하듯 터져 나온 오지환의 역전타, 타인에 대한 질책만이 가득하던 그 동안의 LG 야구에서 볼수 없는
장면들이 연출 되었다.

101개의 투구 5탈삼진 9피안타 4실점 남들이 보기에도 보잘것 없는 투구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오늘 인생을 던졌고 그 삶의 아우성들이 끝간데 없는 무저갱의 지옥으로 추락한  LG 야구의 투혼을 깨웠다.  위대한 투구 였다.

자랑스런 LG의 선수들이여, 더욱 더 자랑스런 LG의 팬들이여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말자.
이제 김광삼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 잠실의 다이아몬드에서 저리도 씩씩하게 공믈 던지고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