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두산 유희관 “롤모델, 랜디 존슨이긴 한데…”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kbo&ctg=news&mod=read&office_id=100&article_id=0000069401&date=20130724&page=1


▲“롤 모델이요, 랜디 존슨으로 하면 안 될까요?”

유희관이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한 건 장충고 2학년 때다. 외야수, 투수를 번갈아 하다 대학에 들어갈 즈음 투수에만 집중했다. 물론 그 때도 공은 빠르지 않았다. 혹자는 “피나는 연습을 하면 140km의 직구를 던질 수 있다. 145km 이상은 신이 주신 것”이라지만, 둘 다 아니었다. 130km 초중반의 직구 평균 시속, 고등학교 때도 그랬다.

대신 제구가 남달랐다. 던지고 싶은 곳에 던졌다.

“제구력을 잡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한 건 없습니다. 투구 폼도 달라진 건 없죠. 처음에는 이 공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을까 겁부터 났었는데 중앙대 시절 많은 타자를 상대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유희관은 “교육 리그 경험도 나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했다. 배트 컨트롤이 좋다는 일본 타자들도 느린 공에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이다.

“‘아, 나도 1군에서 되겠구나’ 싶었죠. 더 이를 악물고 연습했습니다. 마침내 올 시즌 기회가 왔는데 아직 보여줄 게 더 남았습니다.”

유희관은 웃었다.

아이러니한 건 그의 롤모델이다. 한국 프로야구 1군 중 공이 가장 느리다는 투수가 대뜸 랜디 존슨을 거론했다. ‘누굴 가장 좋아했느냐, 롤 모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랜디 존슨?”하고 입 꼬리를 올렸다.

유희관은 “어릴 때 존슨의 광속구에 열광했습니다. 경기도 많이 봤고요. 저 같은 유형의 투수를 찾기 힘들어 롤 모델도 쉽게 말할 수 없지만 톰 글래빈, 그레그 매덕스, 랜디 존슨을 좋아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랬다. 유희관은 자신의 몸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매일 광속구를 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