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김용달(58) KIA 2군 총괄 코치의 별명은 '용달 매직'이다. 그가 지도 후에 눈에 띄게 성적이 좋아진 타자들이 많아서 붙여진 별명이다. 박용택(LG), 박진만(SK), 심정수(전 삼성) 등이 김용달 코치를 만나 발전했다. 1989년 처음 코치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년 넘도록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KIA호에 탑승한 그는 1군 타격코치를 거치며 '타이거즈'의 타격 반등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에는 2군을 총괄하며 백업군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용달 코치는 김기태 신임 감독의 선임과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감독의 부담을 덜겠다"는 뜻이었다. 그는 '가르치는 자는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지도자의 기본 바탕을 그 누구보다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다. 김용달 코치와 지난 30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KIA에 남기고픈 말을 들었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부분이 많았다.

- KIA를 떠나게 됐습니다. 아쉽진 않으신가요.

"그동안 여러 구단을 거치며 야구계에 오래 있었어요. 지금 상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으니 잘 못한 거에요. 담담하게 받아들여요,"

- KIA가 최근 참 힘들었어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프로야구는 지역 연고제로 시작했어요. 전신 해태를 포함해 KIA에는 지역 출신 선수들이 많았어요. 특유의 지역 문화도 잘 형성이 됐고, 긍정적 효과도 있었어요. 지금은 전국적으로 신인드래프트를 실시하고 세대도 바뀌었어요. 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하면서 선수단 지역 분포도가 전국적으로 바뀌었고요. 유대감도 옅어졌어요. 하지만, 프로선수는 지역이 중요하지 않아요. 진짜 프로선수라면 팀에 대한 애착이나 자부심을 느끼고 융화가 돼야 하는데 예전보다 덜합니다. 그래서 정규시즌 시작 뒤 팀이 잘 될 때는 몰라도 좀 나빠지거나 부상이 오면 자기 성적을 챙기거나 개인 생각을 강하게 하지 않는가 싶어요."

- 최희섭 선수와 약 2년 동안 시간을 보내셨어요. 이번에 마무리 캠프에 전격 합류합니다.

"최희섭은 신체적, 기량적 측면에서 상당히 우수한 선수에요. 그런데 멘탈적으로 조금 아쉬움이 있게 비칩니다. 체격이 상당히 크고, 메이저리그에서 자기만의 운동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선수에요. 미국은 운동장이 여러개여서 나눠서 실시하기 때문에 단체 연습 시간이 짧아요. 그런데 최희섭이 한국에 와서 이곳 방식과 문화대로 단체 훈련을 소화하려니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을 겁니다. 워낙 크다 보니 전체 훈련 스케줄을 잡을 때 같이 다 소화하면 부상이 와요. 몸도 아프고. 그러니까 돌출행동은 아니어도 힘든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런 모습이 정신력이 약하다, 소통을 못 한다고 보일 수 있어요."

- 최희섭은 중심 타자가 부족한 KIA에 필요해요. 남기고 싶은 조언은.

"최희섭이 지난 1년 동안 2군에 있으면서 계속 재활을 하고 산행을 많이 했어요.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했을거에요. 이제는 나이도 젊지 않고 고참이에요. 그동안 팀에서 외톨이로 지냈어요. 그런 부분에서 마무리 캠프에 합류하고 동료들과 함께 어울리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될거라고 봅니다."

"모든 코치와 스태프는 선수들이 잘 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존재해요. 군림하고 억압하면 안됩니다. 잘못된 생각이에요. 마찬가지로 선수들도 자기를 돕기위해 스태프가 있다고 생각해주길 바래요. 비단 우리 팀 선수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들도 다 같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은 더 자유분방해졌어요. 그런데 스텝들이 권위적으로 나오면 안됩니다.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고 토론해야 하는데 우리 문화가 이런 토론이 잘 안 돼요. 그래서 오해와 불신이 생깁니다. 자꾸 자기 마음을 표현하고 이야기할 때가 왔어요. 그러면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발전해요."

- 지난해 타격 부분이 나아지면서 '용달매직'이라는 애칭을 얻으셨어요.

"'매직'이라는 좋은 단어로 표현해 주셔서 감사해요. 원래 제가 가진 것보다 더 좋게 칭찬해 주셨어요. 타격을 잘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자질보다 기본기가 더 중요해요. 사람이 0.2초 만에 공을 보고 타격을 해야 하는데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러면 기본기와 함께 과학적으로 작은 부분까지 접근해 몸에 습득될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 필요해요. 선수들에게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기 위해 애썼어요. 매직이라는 표현을 해주신다면 이런 부분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 아닐까 싶어요."

- 반면 '김용달 타격 스타일'을 강하게 주장하신다는 말도 흘러나왔어요.

"초창기에 강한 의욕을 갖고 시작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요즘은 강한 접근 비중이 상당히 줄어들었어요. 2군을 총괄하면서 코치들에게 기술적인 변화를 가르칠 때는 늘 먼저 이해를 시키고 이해한 뒤 시도해라. 만약 선수가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면 공백기를 주라고 말해요. 안 그러면 선수가 엇나갈까봐 그러는 건데 아마 이 공백기를 두고 '김용달 코치님이 자기 방식을 따라 가지 않는다고 지도를 안 해준다, 나 몰라라 한다'는 말이 나왔던 것 같네요."

-최근 교육리그를 다녀오신 것이 KIA에서 갖는 마지막 원정 훈련이 됐네요.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배운 점이 많아요. 그곳은 주축 선수들에게 강한 멘탈과 팀워크를 강조하더라고요. 그들이 뭉쳐서 열심히 해줘야 강팀이 된다는 거죠. 팀 케미스트리, 화학 작용과도 연결돼요. KIA도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이 아니라 팀을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 어떻게 지내시나요.

"오늘 차를 몰고 근처 지방에 다녀왔어요. '사이먼 앤 가펑클'의 팝송을 들으면서 운전을 하는데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고 경치가 좋았나 싶어요. 단풍나무도 보이고. 코치할 때는 아침에 출근해 밤에 나오는 생활만 반복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세상이 좋구나 싶어요. 나는 어느덧 나이 있는 고참 코치가 됐어요. 한국야구를 위해 보람있게 뭘 해야 하나 생각하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