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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팀내 올타임인기 1위' 글을 보고 길어질 것 같아 댓글 대신 새로운 글로 씁니다.



베어스는 원래 올드팬들이 많은 팀이었죠. 그도 그럴 것이... 80년대말~90년대초 끔찍했던 암흑기를 거치면서 베어스팬으로 살아남는다는게 보통 힘든일이 아니었기에... --; 그것을 이겨내고 끝까지 살아남은 베어스팬들은 '골수팬'이라는 소리를 듣곤 했죠. 그리고 소위 '골수팬'들의 대부분은 영광의 82년부터 베어스를 마음에 품으신 분들이 많았구요.

그랬던 베어스가.. 2000년대 들어서며 화려한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비록 우승은 2001년 딱 1번밖에 못했지만, 99년 팀승률 1위를 시작으로, 00년, 01년, 05년, 07년, 08년 꾸준히 KS에 진출했고...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던 건 02년, 03년, 06년 딱 3번 뿐이었죠. 팀성적이 좋으면 팬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 이 시기에 참 많은 분들이 베어스를 좋아하는 팬이 되셨죠.

그리고 현재... 베어스의 굴곡의 역사를 함께 했던 올드팬, 또 베어스의 영광의 시기(?)에 함께 하게된 젊은팬.. 지금의 베어스의 팬들은 크게 이 두 부류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무 자르듯이 베어스의 팬들을 이렇게 딱 둘로 쪼갤 수는 없겠지만, 굳이 그렇게 하자면 말이죠. ^^;)



전자를 대표하는 선수는 박철순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참 굴곡이 많은 선수였죠.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훤칠한 키. 매끈한 몸매. 잘생긴 얼굴. 그리고 무엇보다도 원년 한국프로야구를 정복해버린 엄천난 실력. 그렇게 그는 팀을 우승시켰고...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팀성적이 좋으면 팬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법. 덕분에 82년의 서울에서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은 OB BEARS였죠. 그리고 그중에서도 중심은 박철순 선수였구요.

하지만.. 화려한 82년을 보낸 박철순선수는 그 뒤로 끊임없는 굴곡을 겪죠. 허리부상, 재기, 또 부상, 다시 재기, CF찍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하고, 다시 재기하고...

이 시기의 베어스도 참 굴곡있는 시기를 보냈죠. 82년 우승이후 그래도 87년까지 강팀중 하나로 군림하던 베어스는 88년부터 대추락. 암흑기를 겪게되고.. 93년 원년스타 윤동균감독과 6년만에 PS에 진출하며 부활하는가 싶더니, 다시 94년 선수항명파동으로 추락. 그리고 95년 감동의 두번째 우승. 96년 다시 꼴찌...

박철순선수는 이렇게 굴곡이 많았던 팀역사와 함께 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97년 봄 은퇴를 하셨죠.

감동과 눈물없이 볼 수 없는 박철순선수의 선수생활. 그것과 꽤나 닮아 있는 베어스의 82년~96년. 그래서인지 그 당시 베어스팬들은 마운드에 그가 등장하면, 그의 주제가인 'My Way'가 울려퍼지면 함께 눈물을 흘렸죠.

그런 올드베어스팬들에게... '역사상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죠?'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박철순선수'라고 답변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구요.



박철순선수가 은퇴하시고...

98년 슈퍼천재 김동주선수가 입단합니다. 94년부터 입단시키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던 선수.

그는 이미 고교시절 고교무대를 정복했었고, 대학에 가서는 대학무대를 정복했죠.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베어스에 입단한 김동주선수. 그리고 그런 김동주선수의 등장과 함께 베어스는 꽤나 화려하다면 화려할 수 있는 시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가 중심에 있었던 베어스는 거의 매년 가을잔치에 초대될만큼 강팀으로 군림했고, 그가 부상에 빠지면 베어스의 성적도 함께 추락했지요(96년).

우연인지 몰라도 박철순선수와 함께했던 OB베어스라는 이름과 인상깊었던 베어스의 Old 유니폼은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김동주의 베어스는 '두산 베어스'로 재탄생하며 꽤나 세련된 새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게 되지요(물론 지금 유니폼은 어쩔... OTL).

역시 우연인지 몰라도 박철순선수시절의 베어스는 공격력보다는 투수력의 팀. 팀성적이 좋을때도 공격력보다는 막강한 투수력의 힘으로 좋은 성적을 내던 팀이었죠(프로야구 역대 1, 2위의 시즌 팀방어율기록은 모두 OB 베어스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동주선수가 이끄는 베어스는 화끈한 공격력의 팀으로 변모해 있었고, 그 정점이 10승 투수 1명 없이 엄청난 화력으로 한국프로야구를 재패했던 2001년의 우승이었죠.

그러한 베어스의 강함에, 화끈한 공격력에 매료되어 베어스의 팬이 되신 분들은... 역시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심?'이라고 묻는다면 '김동주선수'라는 대답이 제일 많지 않을까요?



90년대의 베어스라면, '베어스팬들의 대부분은 올드 골수팬'이라는 얘기가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만..

요즘 잠실야구장을 가보면, 그렇게 얘기하기는 힘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비해 정말 팬들이 많이 늘었죠. 그리고 이런 옛추억을 간직한 '올드팬'들과 새로운 '젊은팬'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 팀을 응원하는 것.. 그것이 베어스를 응원하는 또 다른 매력이 아닌가 싶구요.


그렇기에... '베어스의 올타임 인기 1위는 누구?'라는 질문을 한다면 참 대답하기가 애매할 것 같네요. ^^;
(물론 '올드팬'에 속하는 저는 고민할 것도 없이 '박철순선수요'라고 대답하겠지만요. ^^;)



혹시 베어스팬이시라면...

역대 베어스선수들중 어떤 선수를 제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