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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내년 시즌 2군 퓨처스리그에서 뛴다. 홀수구단 체제를 일찍 끝내자는 의견도 있지만, 여건이 안 된다. 홈구장으로 쓰일 수원야구장이 구조 변경에 들어가 빨라야 내년 7월부터 사용 가능하다. 선수단 구성 또한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하지만 운동장 사정이 안 된다고, 선수단 구성이 미흡하다고 해서 1군에서 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1군 번외경기를 생각해볼 수 있다. 9구단 체제에서 쉴 수밖에 없는 한 팀과 엔트리 변화 없이 정규리그와 똑같이 경기를 치르되, 기록에는 반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고양 원더스가 퓨처스리그에 번외경기 형식으로 참여한 것과 비슷하다. 

올 시즌 홀수구단 체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무엇보다 야구의 연속성이 깨지면서 팬들의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프로야구 시청률만 봐도 그 심각성이 드러난다. 케이블 스포츠 방송사들은 예년과 같지 않은 프로야구 시청률에 속병을 앓고 있다. 시청률 하락은 광고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 일선 피디는 '류현진 때문에 메이저리그로 관심이 쏠린 이유도 있겠지만 롯데, KIA 등 인기 구단 경기가 없는 날에는 시청률이 전체적으로 뚝뚝 떨어진다'고 했다. 프로야구 평균 관중수도 지난해(1만2795명)에 비해 6% 감소(1만1588명)했다.  

나흘간의 휴식으로 선수 개개인의 기록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개인 기록만 보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차하면 30홈런 이상 치는 타자도, 16승 이상 거두는 투수도 나오지 않을 판이다. '투저타고'도, '투고타저'도 아닌 '투저타저' 현상이라고 해야 옳을 듯싶다. 일부 선수들은 '나흘 동안 쉬어서 체력 유지에 좋다'고 말하지만, '컨디션 유지에 어렵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선수들도 제법 된다. 일부 감독들 또한 '홀수 구단체제는 투수력이 좋은 팀들만 유리하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올해 처음 1군리그에서 뛰는 9구단 NC 다이노스만 봐도 그렇다. NC의 4월 성적은 참담했다. 22경기 동안 겨우 4승(17패1무)을 올렸다. 팀타율은 0.235에 그쳤고, 팀평균자책은 4.85였다. 공식 기록된 실책만 27차례.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꽤 됐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 1년간 적응기를 거쳤는데도 성적이 그랬다. 1군 야구장과 야간경기는 생소하기만 했고, 맞싸워야할 1군 선수들의 기량은 2군과는 천지차이였다. 다행히 NC는 '혼돈의 4월'을 거치고 점점 1군리그에 적응하며 창단 팀 첫해 최고 승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NC가 지난해 1군 예행연습을 했더라면 '악몽의 4월'은 겪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4월 한 달간의 성적을 빼면 NC의 현재 성적은 39승41패3무가 된다. 5할 승률에 '-2'밖에 안 된다. 4강 싸움도 충분히 가능했다.   

NC는 지난해 1군 팀과 경기하고 싶어도 상대할 팀이 없었다. 올해처럼 '노는' 구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에는 올 시즌처럼 ‘한 팀’이 반드시 쉬게 된다. 야구장이 없다고? 수원야구장이 구조 변경을 끝낼 때까지만 원정경기를 치르는 방법이 있다. 어차피 쉬는 팀의 야구장이 비기 때문이다. LG, 두산이 번갈아가면서 잠실구장을 쓰는 문제가 있지만, 일정 조율을 잘 하면 해결될 수 있다. 야구장이 문제라면, 올스타 휴식기 뒤 후반기부터 KT와 번외경기를 치르는 일정도 논의될 수 있다. 아니면 팀별로 형평성에 맞게 적절하게 KT와의 경기를 배분해도 괜찮을 것이다.  

프로야구는 홀수 구단 체제와 한화의 처참한 몰락으로 경기력이 질적으로 나빠졌다. 스타 선수의 부재로 흥행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는 야구장 기류 변화에 가장 민감한 케이블 스포츠 방송사들이 체감하는 부분이다. 어차피 2015년 KT의 1군 진입은 예정된 일. 이를 조금 앞당긴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 보상선수와 FA선수 영입이 없어 다른 구단보다 실력이 떨어지기는 하겠으나, KT의 목적은 신인급 선수들의 빠른 1군 적응이 제일 우선시되어야 한다. 계속 지기만 하더라도 패배 속에서‘경험’이란 가장 강력한 무기가 생겨날 것이다. 

기존 구단들의 거부감이 클 수 있겠다. 번외경기라고 해도 1군 엔트리를 갖고 치러야 하고, 패배했을 때의 파장이 만만찮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팬들의 관심이 정규리그가 아닌 인기 구단의 번외경기에 쏠릴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KT의 빠른 1군 적응을 위해 형님들이 양보해야만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KT의 번외 경기 추진과 함께 1군 엔트리 확대도 추진된다면 선수 발굴이 더 용이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번외경기라 해도 중계권을 판다면, 부가 수입도 얻을 수 있다.   

2013 시즌은 혼돈의 시대였다. 지금과 같은 체제가 이어진다면 2014년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더불어 프로야구 인기 추락은 가속화될 수 있다. 'KT'라는 새로운 콘테츠가 생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들은 당장의 손익이 아니라 '큰 그림'을 그릴 때가 아닐까. 

* 여기자가 쓴 칼럼인데... 어느 구단이 미쳤다고 번외경기에 찬성을 하고 번외경기에 주전을 내보낼까요? 죄다 건성건성하고 1.5군급이나 내보내지.